文 정부 미는 ‘커뮤니티 케어’, 만병통치약인가?

[일문일답] 커뮤니티 케어에 대한 궁금한 것들

보건 당국이 하반기 중점 추진 과제로 내놓은 커뮤니티 케어 제도에 많은 현장 전문가가 기대와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사회보장위원회 커뮤니티케어 전문위원회는 지난 7일 서울 마포 한국사회복지협의회에서 ‘커뮤니티 케어 현장 전문가 정책 포럼’을 진행했다. 포럼에는 복지부 커뮤니티케어 추진단 추천을 받은 보건, 복지, 의료 각 분야 대표 단체장 60명을 비롯한 현장 전문가 150여 명이 참석해 커뮤니티 케어 제도에 대한 궁금증을 물었다.

다음은 현장 전문가와 황승현 보건복지부 커뮤니티케어 추진단장-이건세 사회보장위원회 커뮤니티케어 전문위원회 위원장의 질의응답 내용이다.

– 커뮤니티 케어 추진에 보건의료 인프라는 어떻게 활용할 생각인가? 커뮤니티 케어 논의 안에 방문 간호 서비스, 장애인 건강 주치의 제도 등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지만 커뮤니티 케어가 탈(脫) 시설을 지향하는 만큼 전반적인 무게 추는 복지 서비스 제공에 있는 듯하다.

황승현 : 아직 관련된 논의가 많이 발표되지 않아 자칫 그런 오해를 받고 있지만, 커뮤니티 케어의 무게 중심은 어디까지나 보건의료 분야에 있다. 어떤 사람에게 돌봄이 필요하다는 말은 그 사람이 건강상, 기능상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 그리고 이들에게는 보건의료 서비스가 필수적이다.

커뮤니티 케어의 중요한 목표는 ‘보건의료 서비스를 각 가정에 어떻게, 얼마나 잘 전달할 수 있을까’이다. 예방, 건강 관리로 시설 의료 서비스를 줄여나가는 동시에 시설 밖에서는 왕진, 방문 간호 등 충분한 방문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커뮤니티 케어 제도 내에서 보건의료 서비스를 원활히 제공하고자 현재 국민건강보험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담당 인력이 작업을 진행 중이다. 다만 수가 개편, 심사 기준 마련 등 논의 마무리를 위한 시간이 필요해 여태껏 보건의료 활용 정책이 많이 공개되지 못했다.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보건의료 단체와 지속적인 합의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 모든 환자가 탈 시설을 원하지는 않는다. 더욱이 노인 돌봄은 환자 본인보다 보호자인 가족의 의사에 따라 좌우되는 부분이 많다. 훨씬 더 많은 재가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는 한 각 가정도 노인 환자를 돌보기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한 대책은 있는지?

이건세 : 개인, 가족마다 재가 돌봄에 대한 인식이 모두 다를 수밖에 없다. 예컨대, 어떤 할아버지는 이제 퇴원해서 집에 가시라 하면 ‘할머니 눈치 보며 살기 싫다’고 꺼려하는 분도 있다.

사실 커뮤니티 케어 제도를 도입한다는 건 단순히 누군가가 어떤 시점이 되면 시설에게 집으로 가거나, 어떤 시점에 방문 간호를 몇 차례 받거나 하는 그런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커뮤니티 케어는 다양한 개인과 소집단, 지역 사회의 욕구와 수용 정도가 동반되어야 하는 사회 시스템 전반의 변화를 요구한다. 때문에 당장의 해법보다는 다가올 미래를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라는 보다 큰 차원에서 고민을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 보건의료 자원이 충분한 거점 도시와 소도시, 농촌 지역의 사정이 다르다. 과연 소도시에서도 커뮤니티 케어 정책이 잘 운영될 수 있을까?

이건세 : 보건의료 서비스 제공 측면만 보아도 도농 간 격차가 큰 것이 사실이다. 솔직히 내부적으로도 ‘커뮤니티 케어를 농촌 지역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을까’라는 논의까지는 아직 나아가지는 못했다. 그런데도 ‘지역 사회에 복지, 보건의료, 주거 생활 환경이 잘 갖춰져 있어, 나이가 들어 시설에 있다 집에 돌아와도 독자적인 생활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 케어 시스템의 핵심이 유지되어야 한다고 본다.

– 커뮤니티 케어의 대상자에 아동은 어떻게 고려되고 있는가? 국가 보호 체계 안에 있는 아이들은 학대 아동이 대다수고, 보호가 종료된 후 스스로 자립하지 못해 결국 수급자로 사는 경우가 많다. 소외된 노인을 지역 사회에 되돌려 놓는 것처럼 아이들 역시 지역 사회 안에서 자립하도록 해야하지 않을까?

이건세 : 커뮤니티 케어 추진의 시작점이 고령화 사회 대비, 탈 시설 욕구 충족에 있다보니 아동에 대한 고민이 빠져있었던 것 같다. 다만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역시 전날(6일) 열린 제4차 커뮤니티케어 추진 본부 회의에서 아동 문제를 지적한 바 있다. 아동 복지는 타 부처(여성가족부)와 협력이 필요한 부분이라 또 다른 차원의 고민이 필요하다.

– 돌봄 서비스를 안내하는 케어 통합 창구를 읍면동 단위로 설정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 케어 통합 창구는 정책 전달 체계로서 어떻게 기능하나? 

황승현 : 커뮤니티의 단위를 어느 정도 수준으로 볼 것인가의 문제인데, 어느 정도 상호 작용이 가능한 지리적 공간의 크기를 고려한 결정이었다. 일본은 커뮤니티 케어 운영 단위를 중학교 2개 정도의 규모로 설정했는데, 이는 우리나라 읍면동 크기 정도와 유사하다.

커뮤니티 케어 제도 정착을 위해서는 결국 각 지역이 자기 지역에 적합한 모델을 끌고 가야 한다. 추진본부에서는 커뮤니티의 역량 강화를 행정안전부의 ‘주민 자치형 공공 서비스’ 제도와 맞물려 진행하려는 계획을 갖고 있다. 행안부는 커뮤니티 케어 실행을 위한 행정적 측면의 조직화, 인력 양성에 집중하고 복지부는 지역 주민이 활용할 수 있는 복지, 보건의료 컨텐츠를 갖추는 데 주력하는 것이다.

한편, 돌봄에 최적화된 주거 서비스, 지역 환경 구축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물적 인프라 개선이 필수적이다. 이는 국토부의 ‘도시 재생 뉴딜 사업’과 연계해 진행한다. 정리하자면, 읍면동 케어 통합 창구를 기본 단위로 삼아 복지부-행안부-국토부 각 사업이 커뮤니티 케어 제도 실행을 뒷받침하는 구조라 할 수 있겠다.

– 커뮤니티 케어 제도가 얼마나 이어질 수 있을까? 2008년 노인 장기 요양 제도가 도입됐을 때도 지금과 비슷한 기대와 우려가 있었다. 이처럼 큰 범위의 사업에 과연 충분한 재정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는지도 궁금하다.

황승현 : 현장 전문가들의 우려를 관통하는 지점 중 하나가 ‘과연 이 정책이 앞으로도 실행력을 갖출 수 있을까’라고 생각된다. 이는 구체적으로 재정의 문제로 귀결될 것이다.

기획재정부 예산 신청(매년 5월)이 얼마 남지 않은 지난 3월부터 커뮤니티 케어 제도가 본격적으로 논의됐기 때문에 내년도(2019년) 예산을 구성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촉박한 감이 있었다. 다만 박능후 장관이 기재부에 커뮤니티 케어 관련 예산 편성을 집중적으로 말했고 이러한 뜻이 상당 부분 반영될 것으로 안다. 복지부 자체, 관련 부처에서 끌어오는 예산이 있기 때문에 초기 운영에는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령 사회에 진입 시점인 2026년을 내다보며 시작된 커뮤니티 케어 정책이라고 하지만, 현 시점에서 아무리 관심을 많이 받는 정책이라도 그 관심이 지속되기란 어렵다는 사실은 많은 전문가가 짐작하고 있을 것이다. 때문에 재정의 문제보다는 사소한 차이 내지는 직역 간 역할에 함몰되어 추진력을 잃는 것이 가장 우려되는 부분이다.

이건세 : 커뮤니티케어 전문위원회 임기는 2019년 12월까지다. 그 이후로 위원회가 어떻게 운영될지는 장담할 수 없다. 그래도 형식적인 위원회와 달리 전문 위원회의 참여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고, 복지부뿐만 아니라 다양한 부처가 정책에 함께 참여하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 같은 자원 투입은 정부가 초고령 사회 진입, 돌봄 패러다임 전환을 심각하고 중요한 사안으로 인지하고 있다는 사인일 것이다.

[사진=ASDF_MEDIA/shutterstock]

맹미선 기자 twilight@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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