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둑’ 씹으면 땀 왈칵… 당신 몸에 불을 당긴다

 

정은지의 식탁식톡 (38) / 고추

매운 맛은 자극적이라 건강에 나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하지만 저 고추의 ‘매운 효능’은 맛 이상으로 뜨겁죠! 수은 주 뚝 떨어진 날씨에 뜨겁게 타오르는 매운 맛 좀 보실래요?

혀에 불이 날 정도로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몸이 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실제로 몸 안의 에너지가 연소한다는 증거입니다. 신진대사가 촉진되어 나타난 몸의 현상인데요. 이 때 자연산 진통제라 불리는 엔도르핀(endorphin)이 방출됩니다. 제 안의 매운맛 정체인 캡사이신이 체내 열 발생을 증가시키고 신진대사를 순식간에 활성화시킨답니다.

캡사이신은 알칼로이드의 일종으로 특히 고추씨에 많이 들어있습니다. 이 캡사이신이 대장 종양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사실 아세요? 캡사이신을 섭취하면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가 활성화되는데요. 상피세포 수용체는 매운맛을 감지하는 TRPV1 수용체를 활성화시킵니다. 바로 이 성분이 종양의 발생 위험을 감소시키는데 도움을 준다는 것이죠.

특히 캡사이신은 통증을 억제하는 데도 탁월한 효능을 보이는데요. 캡사이신은 P물질이라고 불리는 화합물을 방출해서 통증이나 뜨거운 느낌을 전달하는 신경세포 수용체의 민감도를 떨어뜨립니다. 캡사이신의 자극에 따라 신경세포 수용체의 말단부가 열리고 그 안으로 칼슘이 들어가 신경세포의 반응도가 낮아지면서 통증을 덜 느끼게 되지요. 실제로 캡사이신 크림이 대상포진이나 말초신경병증에 의해 생기는 통증 완화를 위해 사용되고 있답니다.

통증 감소 뿐 아니라 체중감량 까지 도움을 주지요. 극단적으로 말하자면 오전에 고추를 먹으면 오후에 음식량이 줄어듭니다! 매운 맛이 식욕을 억제하고 에너지를 연소함으로써 다이어트에 도움이 된다는 것인데요. 재미있는 사실은 배고픈 장이 배고프다는 메시지를 뇌에 보내지 못하게 캡사이신이 방해를 놓습니다. 자연히 식욕은 줄어들고 신진대사는 촉진시키므로 체중이 늘어날 이유가 없어지지요. 그런데, 매운 것을 먹으면 엉덩이에 불난 것 마냥 화장실로 달려가는 사람들 많잖아요. 소화불량을 돕는 캡사이신이 위장의 움직임을 촉진시켜 나타난 ‘긴급상황’이라 할까요.

저 고추는 비타민 C도 풍부합니다. 오렌지보다 3배 이상 더 많은 비타민 C를 함유하고 있지요. 캡사이신은 비타민의 산화를 막아주며 에너지 대사를 증진시켜 내장 기능을 활성화합니다. 몸속에 들어온 나쁜 미생물에 대항하는 항체를 생산해 질병을 예방하는 면역기능을 하는데요. 일교차가 심한 환절기나 추운 겨울에 안성맞춤 식품이지요. 또한 체내 콜레스테롤을 줄여주고, 혈압을 낮추는 데도 좋습니다. 실제로 혈관을 이완시켜 고혈압 환자에게 도움을 준답니다.

자, 이렇게 매운 맛보다 더 강한 저의 건강학적 효능 잘 숙지하셨죠. 오늘 저녁 매콤한 고추 송송 썰어 넣은 요리로 매운 맛에 빠져보세요. 맵디 매운 맛에 땀 한 번 흘리고 나면 신진대사가 촉진된 것을 몸소 느낄 수 있을거에요!

입안에 타오르는 매운 맛 없애고 싶을 땐 이렇게 하세요

소위 입에서 ‘불’나는 식품들이 인기를 끌고 있지요. 굳이 극도의 매운맛을 찾아 먹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온 몸을 베베 꼴 정도로 매운 맛을 즐긴 후엔 입과 장 속을 잘 다스릴 줄 알아야하겠죠? 일단 ‘헥헥’ 거리는 입속에서 혀 점막에 분포되어 있는 캡사이신을 없애는 일이 시급합니다! 이때 물 먹으면 더 활활 타오르는 사실 경험 통해 잘 아시죠? 매운 맛 다스리는데는 물보다는 기름입니다. 식용유를 입 안에 넣고 혀를 헹궈보세요. 캡사이신이 비극성인 식용유에 녹아 더 이상 매운 맛에 입이 타지 않도록 돕습니다. 식용유 보다는 효과는 덜하지만 맛 때문이라면 우유를 먹는 것도 좋습니다. 우유 속 지방이 캡사이신을 녹여 매운 맛을 달래줍니다.

※참고자료 : 네이버 캐스트 화학산책_고추와 캡사이신

※식탁식톡 이전 기사 보기

37편_생강> 공자도 내겐 ‘꺼뻑’… 세균에 강한 군자의 벗

36편_당근> 무딘 칼로는 나를 어쩌지 마라… 당근이지!

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http://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Share with Kakao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