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세정제가 메르스를 ‘콕’ 잡아줄까

 

국내에서 메르스가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세정제 등 소독약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마땅한 치료제와 백신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손 씻기만으로 불안한 사람들이 세정제 성분의 항바이러스 효과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지난 2008년 의료복지시설을 위한 소독 가이드라인을 배포하면서 사스 등 코로나바이러스에 효과적인 소독제 성분을 명시했다. 메르스는 사스와 같은 코로나바이러스 계열이다. 이 가이드라인에는 포비돈요오드와 에탄올, 크레졸비누액, 염화벤잘코늄, 차아염소산나트륨 등의 성분과 사용 농도가 규정돼 있다.

포비돈요오드= 가장 널리 쓰이는 소독제 성분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빨간약을 비롯해 베타딘, 포타딘 등 다양한 제품의 주성분이다. 최근 발표된 독일 마르부르크대학교 연구에서는 시험관 내 에볼라 바이러스 자이르형에 포비돈요오드 4%, 7.5%, 10% 세정액 제형을 15초간 적용한 뒤 측정한 결과, 99.99% 이상의 바이러스 감소와 살바이러스 효과를 보였다. 사스, 아데노바이러스, 노로바이러스, 조류독감바이러스 등에서도 포비돈요오드는 광범위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나타낸 바 있다. CDC 가이드라인에서는 1% 포비돈요오드를 권고하고 있다.

에탄올= 에틸알코올이라고도 부르며, 술의 주성분이다. 휘발성과 가연성을 가진 무색의 액체로, 단백질을 응고시키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 살균작용을 낸다. 살균력은 70% 농도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60% 이하이거나 80% 이상의 농도에서는 소독력과 살균력이 떨어진다. 약국에서 판매되는 소독용 에탄올은 농도가 83%이다. 70% 농도로 만들려면 100ml당 20cc 정도의 끓인 맑은 물을 섞으면 된다.

크레솔비누액= 페놀에 비해 살균력이 4배나 강하지만, 독성과 부식성은 훨씬 약한 소독제다. 냄새가 강하며 흔히 화장실 소독제로 쓰인다. 원래 물에 녹지 않으나, 비누액을 가해 세미콜로이드 상태로 물에 녹게 한 것이다. 대부분 크레솔 50%의 고농도인데 전염병예방법에서는 3% 수용액을 일반 소독용으로 지정하고 있다. 피부와 점막 등의 소독에는 1-2% 수용액을 사용한다.

염화벤잘코늄= 수용성의 무정형 고체다. 축산업에서 조류 인플루엔자, 돼지콜레라, 축산기구, 음수를 소독하는 데 쓰인다. 강력한 살충 작용을 나타내지만, 독성은 없다. 살균제와 소독제는 물론, 방부제, 창상 세정제 등에도 쓰인다. 세정용으로는 1천-4천배 희석해서 0.05% 농도로 사용한다.

차아염소산나트륨= 집에서 쓰는 락스의 주성분이다. 잔류염소기준으로 대부분의 락스에는 4% 이상 함유돼 있다. 4%면 4만ppm에 이르는 고농도이다. 염소의 독성 때문에 반드시 희석해서 써야 한다. CDC에 따르면 1천-5천ppm에서 사스 등 코로나바이러스에 소독효과를 보였다. 보통 락스를 50배 정도 희석하면 1천ppm이 된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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