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각종 학술대회-행사 취소 사태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이 확산되면서 의료계의 각종 학술대회나 행사 취소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추세는 의료인들이 모이는 소규모 모임에서부터 대학병원이나 지역 단위의 세미나, 국제학회까지 모두 망라돼 있다.

주된 이유는 메르스가 무서워서가 아니라, 만약에 참석자 중에 한 명이라도 전파자가 있어서 자가 격리되면 2주 동안 일을 못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대한소아심장학회는 “메르스 감염이 확산되고 있어 오는 14일 열릴 예정이던 학회를 무기한 연기하기로 했다”면서 사무국을 통해 사전 등록비를 환불해 주고 있다. 한국의료질향상학회도 메르스 감염 예방 차원에서 12일 서울 코엑스에서 개최 예정이던 학술대회를 취소했다.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는 지난 8일 열릴 예정이던 이사회를 잠정 연기했다. 이 학회 이정우 이사는 “메르스 확산 예방 차원에서 이사회를 늦추기로 했다”면서 “방역의 최전선에 있는 의료진 회원들이 힘내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 학회는 의사, 간호사 등 의료 현장에서 뛰고 있는 의료진이 주축 멤버로 구성돼 있다.

학회 취소 사태는 해외 연자들이 참여하는 국제학술대회까지 불똥이 튀고 있다.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는 오는 19일부터 21일까지 서울 그랜드힐튼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국제학회 ‘IDEN(International Digestive Endoscopy Network) 2015’를 전격 취소했다.

소화기내시경학회는 “이번 국제학회는 국내외에서 800여명이 넘는 인원이 참석한다는 점에서 안전을 위해 취소하기로 했다”면서 “메르스가 진정되면 동일한 프로그램으로 다시 학회를 개최할 예정”이라고 했다.

대한갑상선두경부외과학회 역시 제1회 아시아-태평양 갑상선외과학회 학술대회(25~26일, 밀레니엄 서울 힐튼호텔)를 연기했고, 국립암센터도 제9회 암 국제심포지엄을 추후 개최하기로 했다.

의료계의 각종 행사 취소도 잇따르고 있다. 인하대병원은 12일 예정돼 있던 인천권역심뇌혈관질환센터 개소식을 연기했고, 대한중소병원협회는 오는 19일 서울 63빌딩에서 개최할 예정인 2015년도 정기총회를 잠정 연기했다. 개원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오는 19일 예정됐던 강남구 종합학술대회가 무기한 연기됐다.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거나 경유한 병원은 이미 내부 행사가 올스톱된 상태다. 13일 삼성서울병원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SMC 분자 병리 심포지엄 2015’는 11월로 연기됐고 서울아산병원의 ‘소화기내과 분과전문의 연수교육’도 전면 취소됐다.

하지만 일부 학회는 11일 현재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대한간학회, 한국간담췌외과학회, 대한간암학회, 대한간이식연구회는 오는 18~20일 부산벡스코에서 개최 예정인 The Liver Week 2015를 예정대로 개최하기로 결정했다. 대한간호협회도 오는 19~2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세계간호사대회를 예정대로 개최한다. 하지만 대만 간호사들은 불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The Liver Week 2015 주최측은 “현재 메르스로 인한 혼란이 야기되고 있지만 여러 의학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행사 진행을 결정했다”면서 “메르스 발생 또는 노출 병원의 의료진은 각 병원의 권고 조치로 자가 격리상태로 본 학회에 불참한다“고 했다. 이어 ”학회 기간 중 예방수칙 준수 이행을 위해 발열감지기 설치, 마스크 제공 및 손세정제 구비 등에 대한 만반의 조치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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