힙합으로 우울증과 정신질환 치료한다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 발표

약물이나 주행 중인 차량에 의한 총질 등 갱단의 전쟁을 떠올리게 하는 힙합 음악은 건강 효과와는 전혀 관계가 없어보였다.

하지만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연구팀이 힙합 치료법이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내놨다.

‘란셋 정신의학지(The Lancet Psychiatry)’에 발표한 논문에서 연구팀은 고난과 투쟁을 이겨내는 힙합의 가사는 절망적인 사람들에게 도피처를 제공하며 랩을 통해 감정적 발산을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케임브리지대학의 아킴 술래 박사는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대부분의 힙합은 사회경제적으로 소외된 지역에서 나온다”며 “이 때문에 가사 내용은 가난과 소외, 범죄, 약물 등 이런 지역에서 자라난 사람들이 겪은 일들을 반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사실 힙합의 가사에는 정신질환의 주요 위험 인자들이 많이 들어있다”며 “힙합 아티스트들은 그들이 보는 세상을 묘사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런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힙합은 1970년대 초반 미국 뉴욕의 사우스 브롱크스 지역에서 나왔다. 당시 이 지역은 빈곤, 범죄, 마약 등이 범람하는 빈민가였다. 이 때문에 힙합은 폭력을 미화하고 여성을 물건처럼 취급하는 것으로 악명이 높았다.

또한 힙합 아티스트들은 사망률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10여년 사이에 사망한 유명 힙합 아티스트만 141명에 달한다. 투팍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 등이 총상과 약물 과다복용, 차사고로, 핌프 C는 수면 무호흡증 등으로 사망했다.

연구팀은 “하지만 이런 힙합 아티스트들에 의해 만들어진 암울한 시각은 비슷하게 절망적인 상황에 있는 사람들의 마음에 와 닿게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힙합 치료법은 옥스퍼드대학 연구팀이 발견한 ‘긍정적 시각적 심상요법’과 비슷한 기법이라고 말했다.

술래 박사는 “시각적 묘사법이 탁월한 힙합은 우울증이나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들과 자신이 처한 상황, 미래에 대해 좀 더 긍정적인 이미지를 형성시킴으로써 치료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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