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에 좋은 줄 알았더니…네팔 석청에 맹독

 

양봉하지 않고 깊은 산의 절벽이나 바위 틈에서 채취한 야생벌꿀을 석청이라고 한다. 일반 꿀보다 토코페롤과 칼슘 등이 풍부해 건강식품으로도 애용된다. 하지만 석청도 가려 먹어야 한다. 히말라야 석청으로도 불리는 네팔산 석청에는 심각한 독성이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현재 네팔산 석청은 국내 수입과 유통이 금지된 위해식품이다. 최근 한 방송국 제작진의 의뢰로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분석한 검사 결과를 보면 네팔산 석청에서 그레이아톡신이 발견됐다. 이 물질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강한 독성물질이다. 저혈압과 구토, 타액 과다분비, 무력감, 시각장애, 의식소실 등을 유발하고, 심하면 사망할 수도 있다. 실제 전국 각지에서 네팔산 석청을 먹고 피해를 입거나 사망하는 경우가 종종 보고되고 있다.

석청은 향이 진하고, 맛은 약간 씁쓸하다. 천식이나 감기, 아토피성 피부염, 두통, 변비, 혈액순환 장애 등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복용 시 체질이나 건강에 따라 몸의 약한 부분이 반응하는 명현현상으로 구토, 두통, 복통이 생기기도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석청이 생산되기는 하나, 생산량도, 채취하는 사람도 적다.

문제의 네팔산 석청은 말벌류를 빼고 가장 큰 벌인 ‘아피스 라보리오사’라는 벌이 만든다. 매우 사나운 벌들이어서 절벽으로 내려가 이 벌들을 쫓고 석청을 채취하는 과정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 네팔 현지에서도 정부의 허가를 얻어야 채취할 수 있고, 판매나 유통을 위한 정부 허가 절차가 복잡해 실제 네팔산 석청을 구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29일 “해외여행지나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식품으로 사용이 금지된 네팔산 석청과 태국칡 등을 구입하는 경우가 일부 있다”며 “구매 전 제품의 표시사항을 확인하는 등 소비자의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현재 심각한 독성 때문에 식약처가 수입과 유통을 금지하고 있는 식품에는 네팔산 석청을 비롯해 태국칡(푸에라리아 미리피카), 센나, 통캇알리, 마황, 쓴쑥, 요힘베, 컴프리, 에키네시아, 아파니조메논플로스아쿠아(AFA) 등이 있다. 이런 식품들은 국내에서 거의 자생하지 않는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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