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 맛이 왜 이래?

 

집 떠나 홀로 살면 어머니가 해주신 집밥만큼 그리운 것이 없다. 어버이날을 맞아 집에 들러 오랜만에 어머니가 차려준 밥상을 받았는데 음식맛이 예전 같지 않고 짜거나 달다면 어머니의 건강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음식맛이 달라졌다는 것은 어머니의 미각이 늙었다는 신호이다. 맛을 느끼는 세포인 미뢰의 수가 줄고, 맛을 뇌로 전달하는 능력도 떨어진 데 따른 것이다. 이러면 짠맛을 느끼는 기능이 가장 먼저 떨어진다. 연로한 어머니들이 음식의 간을 잘 못 맞추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일반적으로 남자는 40대 초반, 여자는 50대부터 미각 기능이 감소된다.

입안의 침이 전보다 말라도 미각에 이상이 생긴다. 여성은 폐경 이후 호르몬의 변화로 침이 말라 미각이 떨어질 수 있다. 이때 급격히 쓴맛에 둔감해져 전보다 더 쓴 음식을 즐겨 찾고, 달콤 쌉쌀한 맛을 선호하게 된다. 입안의 위생상태가 나빠져 감염됐거나 의치로 염증이 생겨 미각이 떨어졌을 수도 있다. 비타민 A, B군이 부족해도 마찬가지이다.

감기약과 알레르기약 등 입을 마르게 하는 약물 복용 역시 미각을 감퇴시킨다. 특히 약을 장기 복용한 노인의 경우 짠맛을 느끼는 능력이 10배까지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축농증과 비염으로 후각에 이상이 생기거나, 위식도역류증을 앓고 있어도 음식맛을 잘 느끼지 못하게 된다.

나이 들어 입맛이 변하면 건강을 해칠 수 있어 가볍게 여길 수만은 없다. 지나치게 짜게 먹어 고혈압과 당뇨 등 만성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고, 영양섭취의 불균형이 초래된다. 과일과 채소 등 수분이 많이 함유되고, 영양소가 풍부한 음식을 충분히 섭취해 미각을 싱싱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미각에 좋은 아연과 비타민B12가 함유된 종합비타민제를 복용하고, 파슬리 등 녹황색 채소를 섭취하면 좋다. 입맛대로 음식을 만들기 보다 가정용 염도계를 사용하면 짜게 먹는 습관을 떨칠 수 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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