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너무 깊이하다간 우울증 겪을 수 있다

너무 골똘히 생각하면 기억력도 떨어져

무언가를 잠깐 깊이 생각하는 것은 뇌 세포를 전반적으로 활동적으로 만들지만

지나치게 어떤 생각에 집착하면 우울증 같은 신경성 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의 스테판 플레밍 교수팀은 32명의 실험 참가자에게

색이 비슷해 보이는 검정색과 회색 점을 보여주고 어느 것이 더 밝은 색깔인지 지목하라고

했다. 두 점은 누가 보더라도 올바른 답을 알기 힘들만큼 색깔이 비슷했다. 연구팀은

그리고 참가자들이 자기의 색깔 선택에 대해 어느 정도 확신하는지도 물었다.

그 결과 색깔을 결정하기 전 유난히 깊이 생각하고 자기 결정에 강한 확신을 나타낸

사람들의 뇌의 앞부분(전전두엽피질)에 세포가 훨씬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 부분의 뇌 세포가 증가한다는 것은 우울증과 자폐증 같은 신경성 질환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플레밍 교수는 “당신이 ‘백만장자가 되고 싶은 사람(Who Wants to Be a Millionaire)’이라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한다면 결정적인 순간 정답을 맞추기 위해 처절하게 고민할 것”이라며

“어느 정도 집착하느냐에 따라 뇌 앞부분의 활동량에 차이가 난다”고 말했다.

한편 영국 스털링대학교의 트레이시 알로웨이 교수는 한 가지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 기억력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1000명의 작업 기억력(working memory)을 측정했다.

작업 기억력은 정신건강 상태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단시간에 여러 가지 모양과 색을

보여주고 바로 뒤에 얼마나 기억하는지 재는 것이다.

10~15%의 실험 참가자들은 일련의 모양과 색깔 중 두 개만 정확하게 기억하는

저조한 성적을 보였다. 이들은 대부분 어떤 생각에 빠지면 집착하고 오래 그 생각만

하는 경향을 보였다.

알로웨이 교수는 “어떤 생각에 깊이 매몰되는 것은 기억력을 떨어뜨린다는 것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인지신경과학협회의 리모나 웨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신경성 질환을 가진 환자들의 발병 원인을 찾는데 중요한 단서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 연구결과는 ‘과학(Science)’ 저널에 소개되었으며 영국 BBC방송이 17일 보도했다.

    손인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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