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병원소음 줄이면 환자 ‘쿨쿨’

가이드라인만 지켜도 20% 감소

평화롭고 조용해야 하는 병원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환자들이 종종 밤에 잠도 잘

자지 못하도록 시끄럽다. 의사, 간호사 등 의료진이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이 소음을

최고 20%까지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영국 뉴캐슬 어폰타인병원 중환자 관리 간호부장 아네테 리차드슨은 병원의 ‘소음

줄이기  프로그램’을 만들어 시행 전후의 데시벨(㏈) 수치를 검사했다. 수치

측정 대상 병동은 외과, 내과, 정형외과 병동 등 총 92침상이 있는 3곳이었다.

새로운 프로그램에는 출입문 소음, 전화기의 위치와 볼륨, 간호사 호출 시스템,

병동의 바닥, 서랍과 고무 쓰레기통 등에서 발생하는 소음을 줄일 수 있는 지침이

마련됐다. 밤에 전화기는 끄거나 진동으로 바꿨다. 병원 직원은 바닥이 부드러운

신발을 신도록 했다. 또 간호사가 있는 장소에는 소음이 어떤 활동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강조한 포스터를 붙여놓았다.

그 결과 이들 병동이 각각 특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모두 소음이 눈에 띄게 줄었다.

외과병동은 95.13㏈에서 77.65㏈로 18%, 내과병동은 97.04㏈에서 77.70㏈로 20% 감소했다.

정형외과병동은 97.27㏈에서 77.52㏈로 21% 줄었다.

스테인리스 그릇을 떨어뜨리면 108㏈, 차의 경적은 100㏈의 소리크기다. 심지어

고무장갑 포장을 여는데도 86㏈의 소리가 난다. 사람이 불쾌감을 느끼기 시작하는

소음인 70㏈보다도 더 큰 소리다. 70㏈은 꽉 막힌 도로에서 나오는 소음과 비슷하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환자가 치료받는 방에 소리는 35㏈을 초과하면 안 된다고

권하고 있다. 일반적인 생활 소음은 벽시계 30, 냉장고 40, 기차 80, 자동차 100㏈로

30㏈까지는 쾌적하나 40㏈부터는 숙면을 취하기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리차드슨은 “환자가 잠을 잘 못자면 병이 더 악화될 수도 있기 때문에 병원의

소음을 줄여서 환자가 양질의 잠을 자게 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연구결과는 ‘임상간호저널(Journal of Clinical Nursing)’ 12월호에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온라인 과학뉴스 이사이언스뉴스 등이 30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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