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서 지지후보 지면 남성호르몬 ↓

남성에게만 해당…2008년 미 대선 지지자 비교

내가 밀던 후보가 선거에서 떨어졌을 때 남성 지지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현저히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듀크대-미시간대 공동 연구팀은 지난 해 미국 대선 결과가 발표되던 11월4일

민주당 오바마와 공화당 매케인 지지자들의 당일 테스토스테론 수치의 변화를 분석했다.

테스토스테론은 모험심, 공격성, 위협에 대응하는 능력 등의 특성과 관계가 깊은

일종의 스테로이드 호르몬. 사람과 사람 간 서로 경쟁할 경우 승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올라가는 반면 패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내려가는 경향이 있다. 여성도

물론 테스토스테론을 가지고 있지만 남성보다 훨씬 적은 정도이며 그 영향이 미미하다.

연구진은 대선 당일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살피기 위해 서로 다른 대선 후보를

지지하는 남녀 183명에게 껌을 씹은 뒤 뱉도록 하고 뱉은 껌에 테스토스테론이 어느

정도 집중돼있는지 분석했다. 참여자들은 선거 결과가 발표되기 전인 오후 8시, 발표된

뒤인 11시 30분, 50분, 12시 10분에 각각 씹던 껌을 뱉었으며 연구진은 시간에 따른

테스토스테론 수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오바마 지지자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투표 결과가 발표되기 전과 후

85pg(피코그람: 1조분의 1 그람)/ml 정도를 유지하는 반면 매케인을 지지하는 남성의

테스토스테론 수치는 개표 결과가 나오기 전 85pg/ml에서 발표 뒤 20분 간격으로

잰 수치에서 각각 73pg/ml, 80pg/ml, 60pg/ml로 확 떨어졌다. 자신이 직접 선거 후보에

오른 것도 아니고 지지하는 후보가 진 것일 뿐임에도 불구하고 테스토스테론 수치에

현저한 변화가 생기는 것. 반면 매케인의 여성 지지자에게는 이러한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진은 “남성호르몬이 남성을 더 경쟁적이고 전투적으로 만듦으로써 미래의

행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남성호르몬이 적은 사람은 다소 위축되고

쉽게 감정이 상하는 경향이 있다”며 “투표 결과 나타나는 이러한 신체 변화는 지배를

통한 합의를 이끌어나가는 데 민주주의적 선거만한 게 없다는 사실을 뒷받침해준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공공 과학도서관 온라인 학술지(PLoS One)’ 최신호에

실렸으며 미국 과학논문 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미국 방송 폭스뉴스 온라인판 등이

20일 보도했다.

    김혜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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