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거리 유행 “신종플루와 착각마세요”

신종플루와 전염 경로 및 증상 비슷

신종플루 감염이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10대 이하 연령에서 유행성이하선염(볼거리)

환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볼거리는 볼이 붓는 본격적인 증세가

나타나기 전에 열이 나고 머리와 근육에 통증을 느끼는 등 감기 증세가 나타나 최근

대유행하고 있는 신종플루로 착각하기 쉽다. 볼거리 역시 신종플루처럼 호흡기로

전염되며 환자를 격리 시켜야 확산을 막을 수 있다.

1일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 31일까지 발생한 볼거리 건수는

4773건이다. 이 수치는 지난해 같은 기간 3102건보다 54%, 2007년 같은 기간 3019건보다는

58% 증가한 수치다. 06년 1384건, 05년 1109건 보다는 3~4배 이상 증가했다.

이처럼 볼거리가 해마다 큰 폭으로 증가하는 이유는 유아 때 백신 접종을 2번

해야 하는 데, 1번만 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볼거리는 ‘국가필수예방접종’ 대상 전염병으로 MMR이라는 예방 백신을 접종하면

홍역, 풍진도 함께 예방할 수 있다. 그러나 홍역, 풍진과는 달리 12~15개월에 한

번 접종하고 만 4~6세 때 재접종해야 하는데, 1990년 대 이후 볼거리 유행이 잠잠해지자

재접종을 하지 않은 사례가 많은 것이다.

이 외에 새로운 유형의 볼거리 바이러스가 국내에 뿌리를 내렸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2008년 상반기 국내 유행성이하선염 유행 양상’에 따르면

그 동안 국내에서 유행한 바이러스는 I형이다. 그러나 지난 1997년 경기도, 2007년

충남에서 유행한 적이 있었던 H형이 인천지역에서 다시 확인됐다. 중국에서 주로

유행하던 F형도 인천과 대구 지역에서 처음 나타났다. 다양한 형태의 바이러스가

국내에 유입되고 있는 것이다.

바이러스가 다양해진다고 해서 백신이 소용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으로 볼거리는

13가지 유전형이 보고됐으나 1종류의 백신으로 예방된다. 여러 종류의 볼거리 바이러스가

유행한다고 해도 예방접종을 제 때 하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예방접종의 효과는

95% 정도고 평생 면역이 생긴다.

볼거리는 바이러스에 의해 귀밑에 있는 침샘에 염증이 생기는 질환이다. 침샘

중 턱밑샘이나 혀밑샘보다 귀밑샘이 더욱 심하다. 주로 2~7세 어린이들에게서 발생하지만

청소년이나 청년기에 들어서 감염되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봄과 겨울에 발병하지만

단체 생활이 많고 바이러스 전파가 쉬운 여름철에도 주의해야 한다.

볼거리의 전조 증상은 감기와 비슷하다. 1~2주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과 오한,

두통, 몸살 기운, 구토 등의 전조증상이 1, 2일간 나타난다. 이후 볼거리의 증세는

명확해 진다. 귀밑, 혀밑 등이 부어 오른다.

중앙대 용산병원 소아청소년과 임인석 교수는 “볼거리는 신종플루나 일반 감기처럼

열이 나더라도 달리 볼이 항아리처럼 부어 오르는 차이가 명확히 있다”며 “볼거리는

자연스럽게 낫기도 하지만 열이 나고 먹지 못하니까 병원에 와서 꼭 치료를 받아야

뇌수막염, 췌장염, 난소염, 고환염 등 합병증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볼거리는 볼거리 바이러스에 오염된 타액이 다른 사람의 코나 입으로 들어가서

감염된다. 발병 초기에 전염력이 매우 강하므로 일단 감염되면 부은 부위가 가라앉을

때까지 격리하는 것이 좋다.

경희대병원 소아청소년과 차성호 교수는 “볼거리는 전염성이 강하며 직접 접촉하거나

호흡기를 통해 전염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볼거리는 감염되고 2~3일이 지나야

얼굴이 붓는 증상이 나타난다”면서 “얼굴이 붓기 전엔 볼거리인지 알 수가 없어

즉각 격리해 전염을 막는 것이 힘들다”고 설명했다.

임인석 교수는 “볼거리 역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이므로 감기와 같은 형태로

전파된다”며 “따라서 바이러스 감염을 예방하는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기본적인

예방 수칙을 지키면 신종플루, 감기, 볼거리를 동시에 예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소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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