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없어야 결혼 생활 행복하다?

첫아이 태어나면 결혼만족도 ‘뚝’

국가적으로 저출산이 문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젊은 부부에게 무조건 아기를 낳으라고

강요할 수 없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부부가 사회적 뒷받침을 충분히

받지 못하는 상태에서 아기를 낳으면 결혼생활 만족도가 뚝 떨어진다는 것.  

미국 덴버대 심리학과 스코트 스탠리 교수 팀은 부부 218쌍을 대상으로 8년 동안

결혼생활 만족도와 아이의 상관관계를 조사했더니 전체 부부의 90%는 첫 아이가 태어난

뒤 결혼생활 만족도가 급속도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스탠리 교수는 “아이가 없는 부부도 시간이 흐름에 따라 결혼생활의 질이 감소하지만

아이가 생기면 출생 시점을 기준으로 그 속도가 더 빨라진다”고 말했다.

지난 2006년에도 한 연구진이 1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아이가 생기면

아이가 없는 사람보다 더 우울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 같은 문제가 현대인들이 아기를 기를 때 과거 세대에 비해 집안 도움을

많이 받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부모가 별거하거나 이혼해서 혼전에

동거했던 부부는 그렇지 않은 부부에 비해 아기가 태어난 뒤 문제를 더 겪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일부 부부는 아기를 낳은 뒤 부부의 유대관계가 더 끈끈해지고 결혼생활이

더 오래 지속되며 수입이 더 많아진다고 답했다. 이는 출산을 장려하려면 ‘아기를

낳자’는 캠페인을 벌이기보다 우선 아기를 잘 키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스탠리 교수는 아이가 결혼생활의 모든 것을 망치는 것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그는 “가정의 행복과 만족도는 힘든 시간을 거쳐 부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것”이라며

“이런 행복은 강하고 긍정적일 수 있지만 이번 연구의 초점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이 연구결과는 학술지 ‘성격과 사회 심리학 저널(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게재됐으며, 미국 방송 MSNBC, 정신의학 웹사이트 사이키

센트럴 온라인판 등이 9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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