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가 포기해야 금연 성공

흡연은 습관…뇌 자동반응부터 꺼줘야

새해 목표로 금연을 선언한 이 부장은 김 과장이 맛있게 피우는 담배 냄새에 고문

받다가 결국 “딱 한 대만” 피우고 말았다. 새해 계획이 작심삼일 되는 순간이다.

흡연자들은 왜 이렇게 담배에 약할까. 흡연자가 담배 연기 앞에 서면 작아지는

이유가 뇌 촬영을 통해 밝혀졌다.

미국 듀크대 의대 정신행동학과 조셉 맥클러넌 교수 팀은 흡연자가 담배를 끊기

전과 끊은 뒤 뇌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를 기능성 자기공명영상(f-MRI)으로 촬영해

관찰했다.

담배를 끊기 전 담배 피우는 사람의 사진을 보여 주니 흡연자의 뇌 부위 중에서도

습관적 행동을 담당하는 부분이 활발해졌다. 흡연은 자전거 타기, 이닦기처럼 사람

몸에 붙은 습관적 행동임을 말해 주는 결과였다.

이어 연구진은 피실험자가 담배를 끊은 뒤 24시간 시점에서 한번 더 담배 피우는

사람의 사진을 보여주며 뇌 촬영을 했다. 그랬더니 이번에는 뇌의 습관적 행동 관련

부위가 놀라울 정도로 활성화됐다.

예전에 습관적으로 하던 행동이 방해를 받자, 원래 상태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날뛰는 모습이었다. 이 부장이 김 과장의 담배에 끝내 손을 대게 하고야 마는 뇌의

작용이다.

이런 관찰을 토대로 맥클러넌 교수는 “흡연자에게 담배는 습관으로 굳어져 있어

다른 사람이 담배를 피우는 모습을 보면 뇌가 자동반응하게 된다”며 “의지만으로

금연이 쉽지 않은 이유”라고 말했다.

이렇기 때문에 실제로 금연 프로그램 등에 가입하지 않고 개인적인 결심으로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은 5%에 불과하다.

이 연구에 공동 저자로 참여한 듀크대학 니코틴 및 금연 연구소의 제드 로즈 소장은

금연 성공의 요령으로 “뇌의 자동반응부터 꺼 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가 사용하는 방법은 흡연자의 몸에 니코틴 패치를 붙여 니코틴을 공급해 주면서,

니코틴 성분이 없는 담배를 피우게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는 뇌로 하여금 “담배를

피워도 니코틴이 들어오는 것은 아니다”라는 사실을 ‘습관적으로’ 인식시켜 주기

위한 것이다.

이런 과정을 거쳐 ‘담배=니코틴’ 등식이 뇌의 습관 부위에서 점점 희미해진

사람들은 금연에 성공하는 비율이 훨씬 높다고 로즈 소장은 소개했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정신약리학(Psychopharmacology)’ 온라인판에 게재됐으며,

미국 온라인 과학뉴스 사이언스 데일리, 의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5일

보도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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