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식의 좋은 점, 소금기가 다 망친다

52개국 식단과 심장병 관계 규명 … 서양식 “최악”

기름기 많은 서양식은 심장병 위험을 높이고, 야채-과일을 많이 먹으면 심장병

위험이 줄어든다는 것은 상식이다. 그래서 흔히 ‘한식이 최고의 건강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그런데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린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한국 등 동양인의

식단 구성 내용은 칭찬할 만하지만 유독 많은 소금기 때문에 좋은 구성이 아무런

예방 효과도 거두지 못한다는 지적이다.

전세계인의 식단과 심장병의 연관성을 밝힌 연구는 캐나다 맥마스터대 국민건강연구소의

로마니아 이크발 박사 팀이 내놓았다. 이 연구팀은 지구인이 먹는 음식의 종류를

19가지로 나눈 뒤, 52개국의 심장병 환자(5761명)와 일반인(1만646명) 등 모두 1만6407명을

대상으로 평소 자주 먹는 음식 종류를 전문가를 통해 측정했다.

그간 음식과 심장병의 관계에 대해선 여러 연구가 있었지만 이번처럼 전세계의

다양한 나라를 상대로 식습관을 점검한 것은 처음으로 평가된다.

연구진은 조사를 마친 뒤 지구인의 식습관 패턴을 크게 △서양식 △동양식 △절제식(prudent

style)의 세 가지로 나눴으며, 각 식단과 심장병의 관계는 다음과 같았다.

△서양식: 튀긴 음식, 소금기 많은 간식, 육류를 많이 먹는 서양식 식단을 즐기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심장병 발병률이 35%나 높았다.

△절제식: 과일과 채소를 많이 먹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심장질환

위험이 30% 낮다.

△동양식: 두부, 장류 등의 콩이 많이 들어가는 동양식은 재료는 심장병 예방에

좋지만, 특히 간장 등에 소금기가 많기 때문에 심장병 예방에는 거의 좋은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결국 동양식의 장점을 과다한 소금기가 다 상쇄시키고 있다는 결론이었다.

이러한 지적 그대로 한국의 소금 섭취량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하루 소금 섭취량이

13.5g으로 미국 8.6g, 영국 9.0g보다 훨씬 높은 것은 물론 일본의 10.7g보다도 높다.

80세까지 산다면 한국인은 평생 소금 400kg을 먹는다는 계산이다.

짠 음식에다가 최근 육류 소비의 증가 등으로 지난 2005년 국민건강영양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심장 질환의 원인이 되는 고혈압을 가진 한국인은 30세 이상에서 27.9%, 60대

이상에선 50%에 달했다. 

연구에 참여한 같은 연구소의 살림 유스프 박사는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는

쪽으로 식생활을 바꾸는 것이 전세계의 심장 질환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연구는 미국심장학회 학술지 ‘순환(Circulation)’ 최신호에 게재됐고 미국

시사주간지 유에스뉴스 앤드 월드리포트,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온라인판 등이

20일 보도했다.

    강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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