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질어질… 빈혈도 아닌데 왜?

어지럼증 이유 다양… 정확한 진단 필수

“왜 이렇게 어지럽지? 생리가 길어져 빈혈이 생겼나?”

A잡지사의 조 모(29) 기자는 최근 미국 취재를 다녀온 뒤 걸핏하면 어지러웠지만

병원 가는 것을 미루고 있다가 응급실 신세를 져야만 했다. 머리가 깨질 듯한 통증에

눈앞이 빙빙 돌고 손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는 지경이 된 것. 앰뷸런스에 실려 가는데

누군가 말하는 소리가 가물가물 들렸다. “젊은 나이에 중풍이 왔나봐.”

병원 진단결과 조 기자는 중풍도 빈혈도 아닌 이석(耳石) 때문에 어지러웠다.

이석은 귀의 전정기관 내부에 있는 조그마한 돌조각으로 몸의 균형을 유지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것이 떨어져 반고리관에 들어가면서 심한 어지럼증을 일으킨 것이다.

대부분의 여성은 어지러우면 빈혈로 여기고 손 쓸 생각을 하지 않지만, 이비인후과나

정신과를 찾으면 해결할 수 있는 경우가 의외로 많다.

아주대병원 신경과 문소영 교수는 “어지럼증도 병명, 증상, 원인, 치료방법,

치료기간이 제각각”이라며 “어지럼증은 정확히 진단하면 쉽게 치료할 수 있지만,

환자가 자가진단하고 방치했다가 수술로 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젊은 여성에게 주로 나타나는 어지럼증은 편두통성 어지럼증, 메니에르병,

심인성 어지럼증 등이다.

■편두통성 어지럼증

젊은 여성이 가장 많이 앓는 어지럼증은 편두통성 어지럼증이다. 환자는 놀이기구를

타면 더 어지럽기 때문에 평소 놀이기구를 잘 안 탄다. 편두통성 어지럼증은 말 그대로

한 쪽 머리에 맥박이 뛰는 듯, 반복적으로 욱신거리며 어지럽다. 증상은 수 시간에서

2, 3일까지 지속되며, 심각하면 메스꺼움, 구토 등이 함께 나타난다. 가족력도 원인이다.

문 교수는 “편두통성 어지럼증은 4~6개월 정도 약의 복용 횟수를 줄여가면서

치료하면 나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지민의 병

어지럼증과 함께 귓속에 물이 꽉 찬 느낌이 들면 메니에르병일 수 있다. MBC TV

드라마 ‘이산’의 여주인공 한지민(송연 역)은 실제로 이 희귀병을 앓고 있다. 메니에르병의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방치할수록 청력이 감소하기 때문에 조기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메니에르병은 진정제 주사를 맞고, 이뇨제, 스테로이드제제, 미세혈관 순환개선제

등의 약물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평소에 소금 섭취를 줄이는 저염분 식사를 하면

병의 치료에 도움이 된다. 그래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고막을 찢고 독성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스트레스도 원인

스트레스도 어지럼증의 주요 원인이다.

통증이 뒷목을 타고 올라오며 어질어질해진다. 이때는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그래도

증상이 없어지지 않을 땐 신경안정제를 복용하면 도움이 된다.

문 교수는 “편두통성 어지럼증과 심인성어지럼증은 같은 어지럼증 같아도 처방하는

약이 다르다”면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만 자신의 어지럼증에 맞는 정확한 해법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정진상 교수는 “스트레스 어지럼증에 자주

시달리는 사람이 다음과 같은 생활습관을 실천하면 스트레스가 줄어, 어지럼증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①빨리 끝내야 하는 일은 되도록 그 날 끝낸다.

②조금 일찍 일어나 여유 있게 하루를 시작한다.

③자신이나 타인에게 완벽함을 요구하지 않는다.

④때로는 혼자서 조용하고 안락한 시간을 갖는다.

⑤근육의 긴장을 풀기 위해 따뜻한 물로 목욕을 한다.

⑥모든 책임을 혼자 지려 하지 말고 나눈다.

⑦싫은 일이 있으면 눈치 보지 말고 의사를 표현한다.

⑧자칫 무료하게 보낼 수 있는 시간을 신문이나 잡지를 보면서 유익하게 보낸다.

⑨예기치 않은 상황 때문에 당황하지 않기 위해서 언제나 필요한 물품은 충분히

준비한다.

⑩메모 습관은 불필요한 걱정을 덜어 준다.

 

    조경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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