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형이 겨울방학 전공필수?

턱수술-지방흡입술 목숨 앗아갈 수도 / 다양한 부작용… 수술 선택 신중해야

젊은이들이 성형수술을 받다 생때같은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 한 달 동안만 해도 경찰대에 수석 입학한 윤모씨가 턱관절 수술 뒤 의식불명의

중태에 빠졌으며, 20대 여성 2명이 턱 성형수술을 받고 숨지는 사고 등이 일어났다.

지난해 말엔 여성그룹 베이비복스리브의 전 멤버 한애리가 성형수술 부작용으로 중환자실

신세를 졌고, 탤런트 곽진영은 쌍꺼풀 수술 뒤 한쪽 눈이 감기지 않아 방송 복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때문에 방학·휴가기간을 이용해 성형수술을 받으려다 포기하는 이도

적지 않다. 하지만 여전히 대부분은 “극소수의 문제일 뿐”이라며 병원 문을 두드리고

있다. ‘겨울방학 전공필수’ ‘기본 혼수품’으로 꼽히는 성형수술, 과연 얼마나

안전한 것일까?

부작용 없는 수술은 없다.

성균관대 의대 삼성서울병원 오갑성 교수(성형외과)는 “성형수술도 수술인 만큼

턱뿐 아니라 모든 부위에서 부작용이 올 수 있다”며 “수술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형 부작용은 아무래도 가장 많이 시행되는 눈과 코에 많이 발생한다.

쌍꺼풀 수술은 눈이 짝짝이가 되거나 주름 부위가 풀리는 것, 쌍꺼풀이 지나치게

두껍거나 여러 겹 나타나는 것 등이 주요 부작용이다. 곽진영처럼 눈이 감기지 않는

경우 가능하다면 피부이식을 받아야 한다. 드물지만 눈 안쪽에 피떡이 생겨 통증을

느끼고 심하면 시력을 잃기도 한다.

코 성형의 부작용으로는 코끝이 발갛게 변하거나 보형물이 옆으로 치우치는 것이

많다. 최근 여성 듀오 태사비애의 멤버 비애는 코끝이 썩어 피부이식을 받았다. 또

마이클 잭슨처럼 수술 후유증으로 보형물이 노출되는 경우도 있다.

유방 확대술도 안전하지만은 않다. 모양이나 높낮이가 비대칭인 ‘짝짝이 유방’이

가장 흔하며 유방이 아래로 심하게 처지는 ‘유방 하수’가 생길 수 있다. 보형물

주위에 섬유조직이 증식해 유방이 딱딱해지고 공같이 둥글게 변하기도 한다. 유두의

감각이 마비되기도 한다.

지방흡입술 부작용 심각

온몸을 마취해야 하는 턱 성형, 지방흡입 등의 수술에서는 큰 부작용이 나타난다.

턱 수술 때는 의사의 실수로 동맥이나 신경이 잘릴 수 있다. 신경을 손상시켜

얼굴 근육에 문제를 일으키기도 한다. 수술 중 생긴 피떡이 뼈를 썩게 할 수도 있으며,

다른 장기의 혈관을 막아 심각한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또 완치되는 과정에서 원하는

위치에 제대로 붙지 않을 수 있으며, 교정된 부위가 원상태로 돌아가는 부작용도

생긴다.

지방흡입술을 간단한 것으로 아는 사람도 적지 않지만 부작용은 심각하다.

한림대 한강성심병원 장영철 교수는 “2004년부터 2007년까지 의료행위 부작용으로

병원에 온 환자를 조사했더니 미용성형이 12%로 가장 많았고 그 가운데 지방흡입술의

부작용이 가장 심각했다”고 말했다.

피부가 울퉁불퉁하게 변하기도 하며 화상으로 피부 전체가 상해 피부이식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흡입술 중 손상된 지방 덩어리가 혈관 안에 들어가

폐·뇌·신장·눈 등의 혈관을 막아 신체를 손상시키는 ‘지방색전증후군’이

생길 수 있으며, 10만 명 중 1명은 이 때문에 숨진다.

온몸 마취 필요 땐 종합병원서

꼭 성형수술을 받아야 할지에 대해 심사숙고해야 한다. 2001년 영국 BBC방송에서

방영한 ‘사람의 얼굴’에 출연한 가족섬유형성이상증(Cherubism) 환자 비키 루카스는

유난히 큰 턱에 눈이 튀어나온 기형의 얼굴로 시청자를 놀라게 했다. 그러나 그는

TV 방영 후 성형수술을 해주겠다는 줄을 잇는 제의를 거절하며 “이게 내 모습이며

외모지상주의인 세상의 삐뚠 시각을 바꿔야지 왜 내 모습을 바꿔야 하느냐”고 반문했다.

그래도 꼭 수술을 받으려 한다면 성형수술은 마술이 아니며 원하는 대로 안 될

수도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성형외과 의사가 “환자가 원하는 대로 100% 된다”고 말하는 곳은 가급적 피하도록

하며, “된다” “안 된다”를 솔직히 얘기하는 곳을 선택한다. 또 수술 전 병력과

건강상태를 꼼꼼히 체크하는 곳을 택한다.

온몸마취가 필요한 수술은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며 가급적 종합병원에서 받는

것이 좋다. 개원가라면 마취과 의사가 상주하는지, 사전에 마취 안전성 검사를 하는지,

수술 도중에 모니터링을 하는지 등을 물어야 한다.

지나치게 많은 환자를 수술하는 병원은 피하는 것이 좋다. 최근 큰 사고가 일어난

곳은 대부분 수술 환자 수가 많기로 열 손가락 안에 드는 유명 성형외과였다. 특히

수술받은 연예인을 홍보하거나 여성이 많이 모이는 미장원이나 찜질방을 통해 환자를

모으는 등 지나치게 상업적 냄새가 풍기는 곳은 피하도록 한다.

<이 기사는 ‘중앙선데이’ 2월17일자에도 게재됐습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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