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인플루엔자(AI), 사스보다 위험할수도

人體인플루엔자와 결합 변형땐 인간對인간 전염

아시아의 조류인플루엔자(AI)에 대해 세계보건기구(WHO)와 각국의

보건 전문가들이 걱정스러운 눈길로 주시하고 있는 것은 이것이 인류에

대재앙을 안겨다 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인류는 새로운 유형의 바이러스나 세균이 나타났을 때 속수무책으로

당해야만 했고 의술이 발달한 지금도 예외는 아니다. 1918년부터 2년

동안 지구촌을 휩쓸면서 최소한 25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인플루엔자가

그 예. 이 인플루엔자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조류에서 포유류로 전파되면서

엄청난 파괴력을 갖게 된 대표적인 경우다.

보건 전문가들은 1997년 홍콩에서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했을 때

스페인 인플루엔자를 떠올리며 불안해했다. 지난 2003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등장했을 때에도 조류인플루엔자인줄 알고 WHO가 중국에 전문가를 급파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특정 동물의 질병이 다른 동물에게 옮는 것은 드물다.

바이러스나 세균은 숙주세포에 있는 일종의 자물쇠인 수용체를 열

수 있는 열쇠가 있어야 숙주의 몸에 둥지를 틀 수 있다. 열쇠가 없으면

사람의 몸 안에 들어와서도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 이것이 일반적인

조류인플루엔자가 사람에게 위협이 되지 못하는 이유.

실제로 지금까지 사람에게 전염된 조류인플루엔자는 전파력이 강하지

않았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마치 억지로 자물쇠 구멍에

열쇠를 끼워 넣어 문을 연 것이라고 보면 된다.

그런데 바이러스의 열쇠가 사람의 세포를 스치기만 해도 문이 열린다면

문제는 달라진다. 문 옆에 가기만 해도 열리는 자동문처럼 세포가 문을

열고 바이러스를 받아들인다면 대재앙이 시작되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에게 조류인플루엔자를 옮기는 것이 바로 이 경우에 해당한다.

이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조류에서 사람에게 곧바로 옮겨지는

경우보다는 사람에게 유행하는 독감 바이러스와 돼지의 세포 안에서

합쳐져 유전자가 재조합될 때 발생할 가능성이 더 높다.

이론적으로는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사람의 몸속에서 곧바로

변형돼 전파력을 갖는 경우도 있지만 그럴 가능성은 극히 희박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그러나 만에 하나라도 조류인플루엔자와 사람의

인플루엔자가 함께 유행할 경우 두 인플루엔자의 바이러스가 돼지의

몸속에서 만날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조류인플루엔자의 확산 가능성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한편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호흡기 세포의 문만 딸 수 있고

위나 장의 세포에는 들어가지 못하기 때문에 의학적 측면에서 조류독감을

겁내 익힌 닭고기나 오리고기를 먹지 않을 필요는 없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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