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런타인데이에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시길

[이성주의 건강편지]초콜릿과 사랑

밸런타인데이에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해보시길


화(火)의 기운이 번져가고 있기 때문일까요? 이제 사람들의 새된 목소리, 찌푸린 얼굴이 낯설지 않습니다. 이런 날에는 내일 같은 ‘사랑의 날’이 있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습니다.

대학가에서는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초콜릿 선물상자’를 파는 노점의 경쟁이 치열하더군요. 고객을 유혹하는 글귀도 즐겁습니다. ‘감쪽같이 속인다, 내가 만든 박스인양!’ ‘2월 초콜릿 선물, 3월 대박 돼 돌아온다!’ 등등.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밸런타인데이 때 초콜릿을 선물하는 것이 일본기업의 상술이라고 따지곤 했지만, 지금은 고맙게 초콜릿을 받고 있습니다. 감사하게 사랑을 먹고 있습니다.

최근 철학이 무엇인지 궁금해 하는 딸에게 선물한 책에서 사랑에 대한 좋은 글귀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칠레의 생물학자이자 철학자인 움베르토 마투라나는 나비와 개, 사람이 각각 세상을 다르게 인지하듯이 사람이 인식하는 세계도 개인별로 다르다고 주장합니다. 사람은 자신의 존재 틀에 따라 세상을 보게 되고, 이에 따른 앎은 행위와 존재 틀에 영향을 끼친다는 것입니다.

“다른 이들과 함께 살고 싶으면 그것이 아무리 마땅치 않게 보인다고 해도, 그들에게 확실한 것 또한 ‘우리의 것만큼이나 정당하고 타당함’을 인정해야 한다, … 이런 행위를 가리켜 사람들은 사랑이라고 부르기도 하고, 좀 약하게 표현하면 일상생활에서 내 곁에 남을 받아들이는 일이라고 부르기도 한다.”(김용규, ‘지식을 위한 철학 통조림’ 중)

마투라나의 인지생물학에 따르면 사랑을 하면 자신의 세계가 더욱 푼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사랑을 하면 심신이 건강해지는 까닭도 여기에 있습니다. 반면 거짓사랑과 미움은 남의 세계뿐 아니라 자신의 세계도 파괴합니다.

어제 갑자기 세상을 떠난 ‘팝의 디바’ 휘트니 휴스턴도 그랬습니다. 보비 브라운과의 ‘파괴적 거짓사랑’ 때문에 삶이 구렁텅이로 빠지게 됐지요. 사랑의 노래를 더 이상 들려주지 못하게, 멀리 떠나버렸습니다.

오늘 내일은 밸런타인데이를 맞아 사랑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는 하루가 되기를 빕니다. 초콜릿을 선물하면서, 아니면 입에 머금으면서 생각해보세요.

사랑이 상대방을 인정하고 도우려는 참사랑인지, 그래서 스스로 행복해지는 사랑인지, 세계관을 강요하고 무엇인가 얻으려 하는 거짓사랑인지. 여러분의 사랑은 앞의 사랑이겠지요?

결혼 사용 설명서


그러께 이맘때 미국에서는 ‘약 사용설명서’에 빗댄 ‘결혼사용설명서’가 인기를 얻었습니다. 이를 다시 소개합니다. 

적용대상=결혼은 ‘미혼’이라는 증상의 치료법이다. 특히 혼자 늙어간다는 두려움, 매일 밤 혼자서 식사해야 한다는 두려움의 치료법으로 승인받았다. 임상시험 결과 진정한 영혼의 동반자를 찾았거나 통장이 두둑한 사람을 만났을 때 결혼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음 환자에겐 처방하지 말 것=현재 이혼소송 중인 사람, 또는 전과경력을 감추는 사람에게는 결혼을 처방하면 안 된다. 논쟁 중 감정을 자제할 수 없는 사람도 마찬가지. 타협하는 방법을 기억하지 못하고, 변기 사용 뒤 변기 뚜껑을 바로 잘 덮을 줄 모르는 ‘만성기억력상실환자’ 역시 안 된다.
주의사항=결혼이라는 효능을 확신하기 전까지는 애인에게 정신이 번쩍 들 만한 말을 하면 안 된다. 특히 술자리를 조심해야 한다. 술은 자제력을 떨어뜨려 평소 환자에게 ‘특별한 감정’을 말하게 만들지도 모른다. 연구에 따르면 술자리에서 구애를 한 경우 통계적으로 대다수가 이혼으로 끝나거나, 아니면 상호 무관심 속의 공동 거주로 귀결된다.
부작용=결혼생활 중 죽고 싶다거나 죽이고 싶다는 이상하고도 거추장스런 충동이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정상 반응이다. 또 기억상실을 경험할 수 있는데, 자신의 구체적 실수를 잘 잊어버린다. 심각한 부작용 중 하나는 어깨 위의 짐이 점점 더 무거워진다는 것이다.
특별주의사항=임신과 아기라는 부산물이 나타날 수 있다. 또 결혼 뒤 일부일처제가 유지될 수 있지만 ‘바람기’가 나타날 수도 있다. 다른 이성에 대한 관심이 갑자기 없어질 수도 있지만, 반대로 급격히 커질 수도 있다.
복용량=증세에 따라 평생 동반(100~200mg)부터 상호회피(25~50mg)까지 다양하다.
효능과 효과=평생 안전하고 유효할 수 있다. 특히 저지방 식사, 규칙적인 유산소운동과 함께 한다면 신뢰, 친밀감, 만족이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또한 전에는 상상도 못했던 ‘양보 능력’이란 게 생기기도 한다. 단, 사람마다 결과는 다를 수 있다.

오늘의 음악

오늘은 휘트니 휴스턴의 음악 세 곡을 준비했습니다. ‘I Will Always Love You’, ‘Run to You’에 이어 라이벌이자 벗이었던 머라이어 캐리와 함께 불러서 화제를 불렀던 ‘When You Believe’를 들으시며 사랑에 대해서 음미하시기를 바랍니다.

♫ I Will Always Love You [휘트니 휴스턴] [듣기]
♫ Run to You [휘트니 휴스턴] [듣기]
♫ When You Believe [휘트니 휴스턴 & 머라이어 캐리]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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