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의 목적이 이익 실현일 수만은 없습니다

이마트의 피자에 이어 롯데마트의 치킨이 대한민국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롯데마트마다 사람들이 ‘통 큰 치킨’을 사려고 줄을 서고 있고, 온라인에선 찬반 논란이 뜨겁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대기업이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난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서민들이 싼값에 치킨을 사먹을 수 있으므로 오히려 기존의 프랜차이즈 회사들이 반성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청와대 정진석 정무수석은 어제 트위터에 “한 마리당 원가가 6200원 정도인데 5000원에 파는 것은 구매자를 마트로 유인하는 ‘통 큰 전략’이 아니냐”며 영세 닭고기 판매상들의 한숨에 공감한다는 글을 올렸습니다. 롯데마트 측은 이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물가 안정에 기여한다”고 정부의 아픈 곳을 건드렸지요.

저는 이마트의 피자나 롯데마트의 치킨이 모두 ‘미끼상품’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미끼상품이라는 용어는 1990년대 중반 제가 유통 담당 기자일 때 가장 먼저 사용해서 남다르게 와 닿는 낱말입니다. 당시 동료 기자와 독자들로부터 기발하다는 칭찬을 받기도 했지만, 사실은 뉴코아백화점 홍보팀에서 만든 용어입니다.

미끼상품 마케팅은 김장철 100원 짜리 배추, 월동준비기 1000원 짜리 잠바 등을 한정판매하면서 고객들을 유인하는 겁니다. 승용차를 몰고 치킨이나 피자를 사러 온 사람이 치킨, 피자만 사서 가지는 않겠지요? 속이 들여다보이는 상술이지만 효과는 있는 듯합니다.

이마트나 롯데가 비판을 받는 것은 대기업이 미끼상품을 통해 동네상인들을 죽이는 제로섬 게임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10월 말 트위터에서 나우콤의 사장이 신세계 부회장에게 품위 팽개치고 트집을 잡은 것도 이마트 미끼상품의 윤리성 때문이었지요.

저는 법적으로도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한국프랜차이즈협회는 롯데마트의 치킨 판매에 대해 오늘 ‘부당염매’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한다고 합니다. 부당염매는 시장에서 우월한 위치를 지키기 위해 원가보다 훨씬 싼 값에 제품이나 서비스를 파는 것을 말합니다. 이마트의 피자는 신세계 오너의 여동생이 운영하는 회사에서 납품합니다. 만약 이마트의 다른 납품회사보다 현저하게 좋은 조건에서 납품한다면 ‘부당내부거래’라는 시빗거리가 될 수도 있겠지요.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우리나라 대기업의 철학 부재가 이런 일을 낳고 있다고 믿습니다. 대한민국 전경련 회장을 하던 분이 “기업의 존재가치는 이익실현이며 다른 가치를 우선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글쎄요, 이익도 결국은 생존과 행복을 위해 있지 않습니까?

저는 수많은 글로벌 기업을 방문했습니다. 초우량기업은 모두 지구인의 행복에 어떤 식으로 기여한다는 기업 가치가 있었고 실제 이를 실현하려고 애쓰고 있었습니다. 우리나라 대기업들 정말 생각을 확 바꿔야 합니다. 물론 롯데나 신세계가 강변할지 모릅니다. 기업이 이익을 얻지 못하면 도태하고 결국은 직원과 시민 모두에게 손해라고.

하지만 대한민국의 대규모 식품 유통기업이 추진할 것이 왜 없겠습니까? 미국 대기업들이 하는 대로 시장을 창출하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요? 왜 골목 상권을 죽이는 방향으로만 이익을 내려고 합니까?

그것은 기업지능지수(Corporate IQ)의 문제가 아닐까요? 우리나라 대기업은 JQ(잔머리 지수)가 과도하게 발달했고 창의성과 지성, 철학은 낮다는 비판이 ‘비판을 위한 비판’이기를 바랄 따름입니다.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작은 것이라도 보여주기를 바랍니다. 그전까지 두 회사 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겠습니다. 아내에게도 다소 힘들겠지만 시장을 이용하자고 제안하고, 가족이 함께 지키도록 하겠습니다. 미끼상품 같은 작은 이익에 낚이지 않는다는 것은 시민의 자존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생각이 너무 과격한가요?

함께 더불어 살기 위하여

어쩌면 기업의 핵심인력들이 어렸을 때부터 더불어 사는 교육을 받았다면, 사회의 공공선에 부합하는 가치전략을 펼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합니다. 

①매사에 감사한 마음을 갖는다. 그날 고마웠던 일을 기록하고, 선행을 하는 위인의 영화나 책을 본다. 마음이 긍정적으로 바뀌면서 몸이 따라온다. 이를 정신의학에서는 ‘고양(高揚)’이라고 한다.
②쓸 수 있는 헌옷, 가방 등은 재활용품 수거함에 버리는 것을 생활화한다.
③아름다운 가게(www.beautifulstore.org)나 구청의 나눔장터 등에 물건을 기증하거나 그곳에서 물건을 산다. 그곳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하는 것도 좋다. 아이들은 물건의 소중함을 알게 된다.
④자선단체에 회원으로 가입해서 소액이라도 기부하기 시작한다. 한 달 1만 원 정도도 빈국의 어린이에게는 큰 힘이 된다.
⑤모교나 자녀의 학교에 필요한 물건을 기증한다. 경제적으로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면 후배에게라도 장학금을 준다.
⑥종교단체나 사회단체를 통해 기부 또는 봉사활동을 한다. 좋은 사람도 만나게 된다.
⑦가족이 함께 구청이나 각종 단체에서 주관하는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한다.
⑧무엇보다 자녀가 사회에서 성공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 어떤 길인지에 대해 부모가 숙고해야 한다. ‘1등주의’만으로는 1등을 할 수도 없을뿐더러, 불행한 삶을 살게 될 가능성이 크다.
⑨교육제도가 인격 계발, 문제해결능력 향상, 공동체정신의 함양에 초점을 맞춰야 하고 눈에 보이지 않는 불평등을 줄여야 한다. 입시제도도 여기에 초점을 맞춰 개선해야 한다.

<제 516호 ‘대출광고와 고단한 삶’ 참조>

오늘의 음악

1797년 오늘은 독일의 시인 하인리히 하이네가 태어난 날입니다. 그의 시를 바탕으로 한 독일 가곡을 몇 곡 준비했습니다. 슈만의 ‘시인의 사랑’ 1번 ‘아름다운 오월’에서 6번 ‘신성한 라인의 물줄기에’까지를 토마스 크바스토프의 음성으로, 1번 만을 유럽에서 활약하고 있는 26세의 대한민국 성악가 유한승의 목소리로 듣겠습니다. 디트리히 피셔 디스카우의 목소리로 슈베르트의 ‘백조의 노래’ 중 ‘바닷가에서’ 감상하겠습니다.

♫ 시인의 사랑 1~6번 [토마스 크바스토프] [듣기]
♫ 아름다운 오월에 [유한승] [듣기]
♫ 바닷가에서 [디스카우] [듣기]

댓글을 달아주세요.

귀하의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관련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