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라는 못을 박으려면

[이성주의 건강편지]금빛 역주 모터붐의 땀

성공이라는 못을 박으려면



어제 밴쿠버 동계올림픽 남자 스피드 스케이트 500m 경기 보셨나요? 누구도 주목하지 않았던 모태범 선수가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에서 그야말로 ‘금빛 역주’를 펼쳤습니다. 모 선수는 21번째 생일에 1, 2차 합계 69초 86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시인 김수영의 시 ‘거대한 뿌리’에도 등장하는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조선과 이웃나라들’이라는 책에 따르면 우리나라에는 1894년 스케이트가 도입됐다고 합니다. 이때부터 무려 116년 만에 올림픽 빙속 금메달이 나온 것이지요. 일본 식민지였던 1936년 독일 가르미슈파르텐키르헨 동계올림픽에서 김정연 선수가 일장기를 달고 처음 올림픽 무대를 밟았던 이후 74년, 1948년 스위스 생모리츠 동계올림픽에 독립국가로 처음 참가한 이후 62년 만의 쾌거였습니다.
 
제가 어릴 적에는 ‘스피드 스케이트=이영하’였습니다. 이 선수는 만화로도 소개됐는데 세계 주니어선수권대회에서 우승했지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지는 못했지요. 이어 등장한 배기태는 세계선수권대회를 제패했지만 올림픽에서는 5위가 최고성적이었고요. 그러다가 1992년 프랑스 알베르빌 대회에서 김윤만이 1000m 은메달을 따서 금메달이 눈앞에 다가서는 듯했지만 2006년 이탈리아 토리노 대회에서 이강석이 500m 동메달을 딸 때까지 메달은 늘 남의 나라 얘기였습니다.
 
모 선수가 금메달을 따자 일부 언론에서는 재빨리 “빙속 500m는 육상의 100m에 해당하는데 육상 단거리와 달리 동양인에게 유리하다”는 분석기사를 내놓았습니다. 키가 작아 원심력이 흐트러지지 않는데다 ‘숏다리’여서 종종걸음으로 스타트하기 때문에 가속도를 내기에 유리하다는 설명이었습니다. 모 선수나 이규혁, 5000m에서 은메달을 딴 이승훈 선수 모두 177cm이고 이강석 선수는 178cm이어서 서양인에 비해 ‘루저’라는 점에서 일리가 있겠네요.
 
그러나 서양인 중에서도 177~178cm인 남성은 넘칠 것이기에 100% 옳다고 할 수는 없을 듯합니다. 저는 우리나라의 저력이 상승한 데에서 찾고 싶습니다. 영양상태가 좋아져 체격이나 체력 때문에 백인이나 흑인에게 쳐지는 일이 줄었고, 어릴 적부터 스케이트를 탈 수 있는 사람이 늘었으며 과학적으로 훈련을 받을 수 있는 여건도 가능해졌지요.
 
무엇보다도 이런 여건에서 끊임없이 자신을 담금질하는 선수들이 서로 경쟁했기에 금메달이 나왔을 겁니다. 모 선수는 7세 때 취미로 스케이트를 시작했고 서울 은석초등 3년 때 선수가 된 이후 오로지 연습에 몰두했습니다. 별명이 ‘연습벌레’였다지요? 경기를 앞두고는 음식 조절에 철저해서 ‘숯불갈비집’에서 회식을 하는 날에도 미리 준비한 ‘닭가슴살’만 먹었다지요? 아마 그런 노력의 뒤에는 훌륭한 부모가 있었을 겁니다. 
 
모 선수의 금메달은 언론에서 세계 랭킹 1, 2위인 이강석, 이규혁 선수만 조명할 때에도 자신의 꿈을 믿고 묵묵히 흘린 땀의 결실이겠지요? 그의 미니 홈페이지에는 멋진 글귀가 있습니다. 어려운 시기에 많은 사람에게 영감을 주는 명언이지요. 그 글귀는 이렇습니다. 

‘성공이라는 못을 박으려면 끈질김이라는 망치가 필요하다.’ 

노력에 대한 명언들

○어떤 (무예) 기술에 대해 300번 연습하면 흉내를 낼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 그 기술을 보여줄 수 있다. 3000번 연습하면 실전에 쓸 수 있는 정도가 되고 평범한 무술인을 상대로 이길 수 있다. 3만 번 연습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그 기술로 상대방을 제압하게 된다. –최영의
 
○100명의 환자들을 무덤으로 보내야만 유명한 의사가 될 수 있다. 완성의 순간에 도달할 때까지 부단히 노력해야만 한다. –발타사르 그라시안

○대개 행복하게 지내는 사람은 노력가이다. 게으름뱅이가 행복하게 사는 것을 보았는가! 노력의 결과로써 얻는 기쁨 없이는 누구도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없다. 수확의 기쁨은 그 흘린 땀에 정비례한다. -윌리엄 블레이크

○화살이 과녁을 찾아가는 것이 아니라 활을 쏘는 이가 과녁으로 화살을 보낸다. –이성계

○굳은 인내와 노력이 없었던 천재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았다. -아이작 뉴턴

○천재성은 고통을 참고이기는 탁월한 재능을 가리킨다. -사무엘 버틀러

○시간이 아웃라이어를 만든다. 비틀스는 독일 함부르크의 클럽에서 하루 8시간씩 연주할 기회가 주어졌기 때문에 여러 가지 곡들과 새 연주방법을 시도할 수 있었고, 빌 게이츠와 스티브 잡스는 하루 종일 컴퓨터와 놀 시간과 공간이 주어졌기 때문에 역사를 바꾸었다. 일이 많다고 불평하는 사람은 절대 프로가 될 수가 없다. –말콤 글래드웰

오늘의 음악

오늘은 부단한 노력으로 대가의 위치에 오른 두 연주자의 음악 몇 곡을 준비했습니다. 모두 이전에 소개했던 명 연주곡들입니다.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스칼라티 소나타 141번,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3악장을 연주합니다. 예프게니 키신은 쇼팽의 환상즉흥곡(우리나라에서는 ‘즉흥환상곡’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정확히는 환상즉흥곡이 옳다고 합니다),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주곡 1번 1악장을 연주합니다.

♫ 스칼라티 소나타 141 [아르헤리치] [듣기]
♫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 1-3 [아르헤리치] [듣기]
♫ 환상즉흥곡 [키신] [듣기]
♫ 차이코프스키 피아노협 1-1 [키신] [듣기]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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