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큰 적은 바로 나.

[이성주의 건강편지] 맨발의 아베베

가장 큰 적은 바로 나.

abebe1960년 오늘(9월 10일) 이탈리아 로마의 원형경기장 ‘콜로세움’ 밖에서는 탄성과 환호성, 박수가 울려 펴졌습니다.

로마올림픽 마라톤 종목에서 에티오피아의 무명 아베베 비킬라가 2시간15분16초의 세계최고기록으로 결승점인 ‘콘스탄티누스 개선문’을 통과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아베베는 올림픽 역사상 처음으로 ‘검은 대륙’에 금메달을 선사했지만 무엇보다 사람들을 놀라게 한 것은 맨발로 42.195㎞를 달려 정상에 올랐다는 점입니다.
 
‘맨발의 아베베’는 에티오피아 황제의 근위병으로 근무하다 20대 중반에 뒤늦게 육상에 입문합니다. 그는 국내 대회에 출전하자마자 우승했고, 원래 올림픽에 참가할 예정이었던 육상 영웅 와미 비라투가 축구를 하다 다치는 바람에 대신 참가했습니다.

그는 올림픽 운동화 후원업체인 아디다스로부터 제공받은 신발이 맞지 않아 고민하다, 평소 훈련하던 대로 맨발로 달리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올림픽 제패 이후 “조국 에티오피아가 항상 결단력 넘치고 영웅적으로 시련을 이겨왔다는 사실을 세계에 알리고 싶었다”고 말합니다.

아베베는 4년 뒤 도쿄 올림픽에서는 아식스 운동화를 신고 첫 올림픽 마라톤 2연패의 위업을 달성합니다. 아베베는 6주 전 충수염(맹장염) 수술을 받았지만, 밤에 병원 마당에서 연습하고 경기에 출전했습니다.
68년 올림픽 때에는 뜻밖에 17㎞ 지점에서 도로 밖으로 나와 경기를 포기했는데, 몇 주 전 왼쪽 다리를 다쳤지만 동료 마모 올데의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기 위해 출전한 것이 밝혀져 세계를 또 한번 감동시켰습니다. 마모는 금메달을 딴 뒤 아베베에게 공(功)을 돌렸습니다.

아베베는 69년 에티오피아 황제가 하사한 흰색 ‘폭스바겐 비틀’을 타고 귀가하던 길에 시위대를 피하다 교통사고가 나 하반신 마비가 됩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양궁과 탁구 등의 장애인 경기에 도전해 몇몇 대회에서 우승도 합니다. 그는 “내 다리는 더 이상 달릴 수 없지만 나에게는 두 팔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불굴의 정신’이란 바로 이런 것을 가리키는 것이 아닐까요?

그는 1973년 4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교통사고 후유증이 낳은 뇌출혈 때문이었습니다. 아베베는 15번의 마라톤에 참가해 12번 우승한 ‘마라톤의 영웅’이었습니다. 마지막 우승은 66년 10월 30일 동아마라톤 대회였으니, 한국과도 인연이 깊다고 하겠습니다.

요즘 작은 일에 좌절하고, 시련을 이기기보다는 세상의 어두운 면을 찾아 자신의 실패를 합리화하려는 사람들을 자주 봅니다. 큰 꿈과 긍정적 사고가 있다면 어떤 난관에도 할 일이 많다는 것을 아베베를 통해 깨닫게 됩니다. 그는 이렇게 말합니다.a2

“내가 달리는 것은 1등을 위해서도, 눈앞의 결승점을 위해서도, 최고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도 아니다. 나는 다만 달릴 뿐이다.”
“나는 남과 경쟁해서 이기는 것보다 내 고통을 이겨내는 것을 소중하게 여긴다. 고통과 괴로움에 지지 않고 끝까지 달렸을 때 승리로 연결됐다.”
“가장 큰 적은 자기 자신이다.”

                                                                       아베베의 발

스포츠 스타의 명언들

1●“나는 선수 시절 9000번 이상의 슛을 놓쳤다. 300번의 경기에서 졌다. 20여 번은 꼭 경기를 승리로 이끌라는 특별임무를 부여받고도 졌다. 나는 인생에서 실패를 거듭해 왔다. 이것이 정확히 내가 성공한 이유다.” -마이클 조던(농구 선수)
●“열정도 능력이다. 열정이 없다면 성취도 없다. 도전을 사랑할 때 경기를 갈망하게 되고 경기를 갈망하면 연습이 즐거워진다.” -마이클 조던
●“고된 훈련 때문에 쉬웠다. 그게 나의 비결이다. 그래서 나는 승리했다.” -나디아 코마네치(루마니아의 체조 선수)
●“암이 나의 신념과 집중력을 더욱 강하게 했다.” -랜스 암스트롱(사이클 선수)
●“1%의 희망만 있다면 나는 달린다.” -랜스 암스트롱
●“어머니는 나에게 아주 일찍부터 이렇게 가르치셨다.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이룰 수 있다고. 그 첫 번째는 목발 없이도 걸을 수 있다는 것이었다.” -윌마 루돌프(소아마비를 극복하고 올림픽 3관왕에 오른 미국의 육상 선수)
●“나는 최선을 다하려 애썼다. 나는 내일에는 관심이 없고 오로지 오늘 일어나는 일에만 관심이 있다.” -마크 스피츠(미국의 수영 선수)
●“두려움은 당신이 하는 모든 것의 부분이다. 그러나 커다란 위험을 무릎쓴다면 당신은 큰 대가를 얻게 될 것이다.” -그레그 루가니스(미국의 다이빙 선수. 서울올림픽 때 뒤로 도는 연기를 하다가 보드에 부딪혀 머리를 다쳤지만 약물 규정 때문에 마취제를 쓰지 않고 상처를 꿰맨 뒤 우승한 그 선수)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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