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의 승화, 인격의 승화

내 꼬라지 비기시러 간다 카먼/내 더러버 암 말 안코 보내 주꾸마
약산이라 카는 데 그랑 가에 참꽃 한거석 따가코/니 가는 길에 뿌리 주꾸마
니 갈라카는 디마다 나뚠 그 꼬슬/사부자기 삐대 밟고 가뿌라카이
내 꼬라지 비기시러 간다 카먼/내 때리 지기삔다 캐도 안 울끼다
개안타, 고마 가라/참말로 개안타 안 카나/참 말로 개안타카이….

온라인에 떠도는, 소월(素月)의 ‘진달래꽃’ 경상도 버전입니다.
1960~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사람들에게 진달래는 더없이 슬픈 꽃이었습니다. 
먼저 간 학우의 슬픔을 안고, 최루탄 가루 뒤집어쓴 채 핀 분홍 꽃 더미 
앞에서 강소주를 비우곤 했습니다.  

이 한(恨)의 꽃에 슬픔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요즘 피는 진달래는 흔히 
철쭉과 헷갈리는데 진달래는 먹을 수 있다고 해 ‘참꽃’, 철쭉은 먹을 수 없어 
‘개꽃’이라고 부릅니다. 선인들은 봄이면 진달래 꽃잎을 올려 지져낸 
화전이나 오미자즙 또는 꿀물에 진달래를 띄운 화채를 먹었으며 진달래의 
꽃잎을 따서 두견주(杜鵑酒)를 담아 마셨습니다.

한(恨)을 절창(絶唱)으로 바꾼 소월, 명시를 유머로 패러디한 누리꾼, 
슬픔의 꽃을 진미의 음식으로 바꾼 선인들, 모두 공통점이 있습니다. 
그것은 승화(昇華)입니다. 

프로이드의 정신분석학에서도 승화는 인격을 성숙시키는 최고의 방어기제
입니다. 승화야말로 정신의 갈등을 풀어 건강하게 만드는 최고의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스트레스와 걱정거리에 쌓인 분이라면 집 부근의 진달래꽃을 보면서 
승화의 의미를 되새기는 것은 어떨까요?

정신분석학에서 승화의 예

① 사회적으로 수용 불가능한 성욕을 예술로 바꾼다. 달리의 그림처럼.
② 본능적인 공격성을 스포츠로 바꾼다.
③ 승화가 가능토록 어릴 적부터 예술이나 운동을 잘 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④ 가족이 함께 공동으로 예술이나 체육을 즐긴다. 승화의 정신을 공유하게 된다.
⑤ 유머를 생활화한다. 유머는 정신분석학의 좁은 의미에서 승화에 포함되지 않지만 
    인격을 성숙시키는 방어기제라는 점에서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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