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다공증약은 뼈를 오히려 더 약하게 만든다”

[송무호의 비건뉴스] 골다공증의 불편한 진실④

“모든 약은 독이다.” 의대 재학시절 약리학 첫 시간에 들었던, 약물학의 아버지 파라셀수스의 명언이다. 필자는 아직도 이 말이 유효하다고 생각하기에 환자에게 처방하는 약을 최소로 한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골다공증약의 주성분인 비스포스포네이트는 본래 19세기 중반부터 금속 표면에 칠하여 녹을 방지하는 방청제(防錆劑, anticorrosive)로 각종 산업에 사용되어 온 화공 약품이다. [1]

골 흡수를 방해하는 기능이 있는 걸 우연히 발견한 후 골 흡수가 증가하는 희귀질환인 파젯병(Paget’s disease)에 사용해왔다. 이 약물은 파골세포 기능을 억제하고 골 흡수를 저해(antiresorptive)해 골밀도를 높인다.

부작용 없는 약이란 없다

오래된 뼈를 제거하고(파골세포), 새로운 뼈로 교체하는(조골세포) 연속적인 과정(bone turnover)이 균형 있게 지속하여야 뼈를 건강하게 유지할 수 있는데, 이런 상호작용을 억제하는 약물을 장기간 사용할 땐 뼈에 문제가 안 생길 수가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아래 사진처럼 비전형 대퇴골 골절(atypical femoral fracture)이 생기는 것이다. 사소한 충격에도 골절이 일어난 것으로, 정상인에서는 생길 수가 없는 골절을 말한다.

대표적인 골다공증약 ‘포사맥스'(Posamax) 출시 10년 후인 2005년에 보고서가 처음으로 나왔다. 포사맥스를 평균 5.4년 복용한 후 사소한 충격에 골절이 발생한 9명의 환자를 분석하였는데, 결론은 골 대사(bone metabolism)를 심하게 억제하는 골다공증약을 장기간 사용 시 일상에서 발생할 수 있는 미세손상(micro crack)의 회복이 더디고, 뼈의 무기질화가 과하게 되어(hypermineralization) 골밀도는 증가하나, 뼈가 딱딱해져서 오히려 더 쉽게 부러지고(brittle), 골 재형성(bone remodeling) 능력이 저하되어 부러진 뼈가 잘 붙지도 않는다 했다 [2].

즉 뼈를 튼튼하게 하려고 먹은 약들이 아이러니하게도, 뼈를 더 약하게 만들고 있었다는 것이다 [3].

대사(metabolism)란 무엇인가?

대사는 신진대사(新陳代謝)를 줄인 말로 새로운 것과 낡은 것이 교체된다는 말이다. 인간의 젊은 세포와 늙은 세포는 신진대사를 통해 끊임없이 신구(新舊) 교체가 진행되면서 성장하고, 구조를 유지하고, 생명을 유지한다.

뼈도 살아있는 조직이라 이러한 대사작용을 통해 매년 전체 골량의 약 10%는 새로운 뼈로 교체되면서 건강한 상태를 유지한다 [4]. 따라서 골다공증약으로 골 대사를 억제해서 뼈를 튼튼하게 만든다는 말은, 신진대사를 억제해서 몸을 건강하게 만든다는 말처럼 황당한 궤변이다.

엄청난 이해관계가 있기에 골다공증약과 비전형 골절 사이의 인과관계가 처음엔 인정이 안 되다가, 유사한 보고서가 계속해서 쏟아져 나오자 [5, 6, 7, 8, 9, 10, 11, 12], 2014년에야 미국골대사학회(American Society of Bone and Mineral Research)에서 골다공증약과 비전형 골절과의 상관관계를 인정하였다 [13].

비전형 대퇴골 골절 빈도는 1만 명당 연간 11명으로 절대 위험도는 비교적 낮다 [14].

[도표: J Schilcher et al. Acta Orthopaedica 2015]

하지만 위 도표에서 보듯이 골절 위험이 1년에서 3년까지 점진적으로 증가하다 4년이 되면 급격하게 증가하여 약을 안 쓴 사람보다 골절 빈도가 100배 이상 높아진다 [15].

이런 부작용은 비록 드물지만 발병한 환자에게는 매우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기에, 제약회사에서는 3년간 약을 쓴 후 1~2년간 약을 끊는 약물 휴식기(drug holiday)란 말을 써서 약을 중단하거나 다른 종류 약으로 교체하라고 한다 [16]. 한마디로 “병 주고 약 주기”다.

그 외 골다공증약으로 인한 심각한 부작용인 턱뼈 괴사, 식도암 등은 다음 글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오늘 결론은

1. 건강한 사람은 골밀도 검사가 불필요하다.
2. 골밀도 검사 후 과잉진단 및 과잉치료에 조심하자.
3. 골다공증약 효과는 과장되어 있다(상대위험감소 vs. 절대위험감소).
4. 골다공증약 부작용은 심각하다.
5. 고령자는 약에 의존하기보단 근력을 키우고, 낙상 예방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더 현명하다.

골다공증은 병이 아니다. 지극히 자연스러운 노화 과정이고, 비약물적 요법(운동, 다이어트)으로 뼈를 튼튼하게 할 수 있고, 인간의 뼈는 큰 외상이 없는 한 그리 쉽게 부러지지 않는다. 두려워 말자.

송무호 의학박사·정형외과 전문의

참고문헌
1. GA Rodan, HA Fleisch. Bisphosphonates: mechanisms of action. The Journal of clinical investigation 1996;97(12):2692-2696.
2. CV Odvina, JE Zerwekh, DS Rao, et al. Severely suppressed bone turnover: a potential complication of alendronate therapy. J Clin Endocrinol Metab 2005;90:1294-1301.
3. S Ott. New Treatments for Brittle Bones. Annals of Internal Medicine 2004;141(5):406-407.
4. SC Manolagas. Birth and death of bone cells: basic regulatory mechanisms and implications for the pathogenesis and treatment of osteoporosis. Endocrine reviews 2000;21(2):115-137.
5. SK Goh, KY Yang, JS Koh, et al. Subtrochanteric insufficiency fractures in patients on alendronate therapy: a caution. J Bone Joint Surg Br 2007;89:349-353.
6. CM Capeci, NC Tejwani. Bilateral low energy simultaneous or sequential femoral fractures in patients on long-term alendronate therapy. J Bone Joint Surg Am 2009;91:2556-2561.
7. K Cermak, F Shumelinsky, J Alexiou, MJ Gebhart. Case reports: subtrochanteric femoral stress fractures after prolonged alendronate therapy. Clin Orthop Relat Res 2009;468:1991-1996.
8. T Ali, RH Jay. Spontaneous femoral shaft fracture after long-term alendronate. Age and Ageing 2009;38:625-626.
9. JK Lee. Bilateral atypical femoral diaphyseal fractures in a patient treated with alendronate sodium. Int J Rheum Dis 2009;12:149-154.
10. RD Bunning, RJ Rentfro, JS Jelinek. Low-energy femoral fractures associated with long-term bisphosphonate use in a rehabilitation setting: a case series. PM&R 2010;2:76-80.
11. JD Isaacs, L Shidiak, IA Harris, ZL Szomor. Femoral insufficiency fractures associated with prolonged bisphosphonate therapy. Clin Orthop Relat Res 2010;468:3384-3392.
12. JS Koh, SK Goh, MA Png. et al. Femoral cortical stress lesions in long-term bisphosphonate therapy: a herald of impending fracture?. J Orthop Trauma 2010;24:75-81.
13. E Shane, D Burr, B Abrahamsen, et al. Atypical subtrochanteric and diaphyseal femoral fractures: second report of a task force of the american society for bone and mineral research. J Bone Miner Res 2014;29:1-23.
14. J Schilcher, V Koeppen, P Aspenberg, K Michaelsson. Risk of atypical femoral fracture during and after bisphosphonate use. N Engl J Med 2014;371:974-976.
15. J Schilcher, V Koeppen, P Aspenberg, K Michaelsson. Risk of atypical femoral fracture during and after bisphosphonate use: full report of a nationwide study. Acta Orthopaedica 2015;86(1):100-107.
16. DL Diab, NB Watts. Bisphosphonate drug holiday: who, when and how long. Therapeutic Advances in Musculoskeletal Disease 2013;5(3):107-111.

    송무호 의무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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