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회사의 학술대회 후원, 막아야 하나?

[박창범의 닥터To닥터]

스포츠와 기업의 협업은 하루이틀이 아니다. 우리들은 야구나 축구경기 중계를 보다 보면 선수들의 유니폼은 물론이고 경기장을 둘러싸고 있는 여러 광고판을 볼 수 있다. 경기중계 사이사이에는 가상의 광고판이 나타나고는 한다.

이렇게 기업은 올림픽이나 월드컵은 물론이고 국내 프로야구나 축구와 같은 스포츠대회를 공식적으로 후원하면서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매출 확대를 기대하면서 거대한 금액을 후원하고 있다. 스포츠협회는 물론 스타 선수들은 광고의 주인공이 되어 막대한 돈을 벌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이러한 상황에서 축구 스타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돌발행동이 전세계인의 시선을 끌었다. 유럽의 국가 축구대항전인 유로2020에 포르투갈 대표팀 주장으로 참가한 호날두는 포르투갈이 헝가리와 경기전 기자회견장 자리에 앉았다.

그의 앞에는 유로2020 공식후원사인 코카콜라 두 병이 앞에 놓여 있었다. 그는 언론이 보는 앞에서 코카콜라를 치우면서 생수병을 손에 들고 포르투갈어로 물을 뜻하는 ‘아구아(agua)’라고 말했다. 탄산음료대신 물을 마셔야 한다는 것이다. 이와 유사한 일과 반대되는 일들이 다른 선수에 의해도 벌어졌다.

프랑스 대표팀의 미드필더이자 독실한 무슬림인 폴 포그바는 경기 최우수 선수에게 주는 상인 ‘하이네켄 스타 오브 더 매치’ 상을 받은 후 기자회견장에서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유로 2020의 공식 후원사인 하이네켄 맥주병을 아래로 내려놨다. 이렇게 공식 기자회견장에서 공식후원사의 제품을 치우는 일이 반복되자 유럽축구연맹은 호날두에 대하여 징계가능성을 내비치면서 각 국 선수단에게 탁자 위의 음료수병을 옮기기 말아 달라는 요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스포츠공식후원사의 제품에 대한 개인적인 반대의견을 보인 선수에게 징계가능성을 내비친 유럽축구연맹 정도로 심각한 수준은 아니지만 학회개최와 제약회사/의료기기회사의 협업은 의료계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이미 많은 의학회들이 공식적으로 매년 두 번 전국적인 학술대회를 개최하고 있는데 이러한 학회장을 여는 학회와 제약회사 또는 의료기기회사는 서로 협업하고 있다.

학회는 제약회사 혹은 기구회사의 후원액에 따라 ‘골드’, ‘다이아몬드’, ‘플래티늄’ 등으로 나누어 학회장을 후원회사 이름이나 약품으로 가득 장식하고 있고, 학회장에 참가한 의료인들이 자신을 나타내는 이름표의 끈에는 제약회사의 이름이나 약품명이 인쇄되어 있다. 학회 참석자들에게 나누어 주는 가방에도 제약회사나 기구회사의 로고가 박혀 있고, 가방 안에 들어 있는 프로그램 책자에는 더 많은 광고물들이 들어 있다.

또한 탁월한 연구성과를 보인 연구자들에게 수여하는 상에는 ‘하이네켄 오브 더 매치’와 같이 주요 공식 후원사의 이름이 앞에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 점심시간에는 후원사의 후원으로 만들어진 개별 심포지엄이 열리는데 여기에 참여하는 사람들에게 점심도시락이 무료로 제공되지만 점심을 먹으면서 제약사나 기구회사들에게 유리한 연구결과들을 들어야 한다.

의학회들이 학회를 개최하는데 제약회사나 기구회사의 후원을 받는 것에 대하여 찬반논란이 있다.

첫째, 이러한 후원을 찬성하는 측은 전국적인 의학회를 개최하는 데에는 많은 사람들이 모이기 때문에 넓은 장소와 함께 접근이 가능한 위치에 있는 장소를 빌려야 하고, 학회논문집이나 학회를 개최하고 운영하는데 많은 비용이 드는데 후원사없이 회원의 등록비나 회비만 가지고는 사실상 운영하거나 개최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둘째, 의학연구를 활성화하고 연구결과들을 전달하는 데에는 많은 비용이 필요로 하는데 후원회사의 후원금은 의학연구나 연구결과 전달과 같은 공익적인 행동을 하는데 많은 도움을 준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학회장에서 제약회사나 기구회사들의 광고는 ‘적당히’라는 선을 지키면 문제가 되지 않을 뿐 아니라 이미 그 분야에 전문가인 ‘의사’는 이러한 제약회사나 기구회사의 홍보에 ‘직접적’으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에 비하여 제약회사나 기구회사의 후원으로 의학회를 개최하는 것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제약회사나 기구회사는 단지 공익이나 브랜드 이미지 개선과 같은 간접적인 홍보효과보다는 자신들의 약물이나 기구들의 장점을 알리고 나쁘거나 불리한 점이 알려지지 않도록 하여 매출증대라는 직접적인 효과 때문에 의학회와 협업을 하는 것으로 이로 인해 결과적으로 환자들에게 최선의 치료가 제공되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막아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첫째, 자신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의학회 이사진이 구성되면 재정후원을 줄이는 방식으로 자신들에게 호의적인 이사진이 들어오도록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둘째, 독립적인 연구자가 주요 후원사의 약물이나 기구에 문제가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려고 해도 학회의 주요 후원사들이 직간접적인 압력으로 인하여 학회장에서 연구결과를 발표할 수 없거나 혹은 최소한 연구결과가 가장 큰 학회장의 많은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발표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셋째, 자신들에게 불리한 임상결과를 발표하거나 임상연구를 계획하는 연구자들에게는 연구비지원 제한과 같은 불이익을 통해 이들의 연구를 제한하거나 막는다는 것이다.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한가? 댓글로 의견을 남겨주기를 바랍니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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