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469호 (2021-04-19일자)

단일혈통의 신화… 우리는 모두 섞여있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취향까지 같았던 쌍둥이 자매[사진 ABC뉴스 캡쳐]
주말에 미국에서 따뜻하면서도 여러 가지를 생각게 하는 뉴스 하나가 날아왔습니다. 36년 전 미국의 서로 다른 가정으로 입양된 한국계 쌍둥이 자매가 유전자 검사 덕분에 만나게 됐다는 소식이었습니다.

자매는 1985년 태어나 생후 3개월에 미국 동부의 펜실베이니아 주와 플로리다 주의 유대인 가정에 각각 입양됐다고 합니다. 그때는 6.25 전쟁 이후도 아닌데 부모에게 무슨 사연이 있었는지….

플로리다에 사는 몰리 시너트는 유전적 가족력이 있는지 검사했다가 “당신의 딸로 추정되는 아이가 있다”는 소식을 듣습니다. 헉, 딸을 낳은 적도 없는데…. 알고 보니 자신의 일란성 쌍둥이 에밀리 부쉬넬의 딸 이사벨이 엄마 쪽 가족이 더 있는지 알고 싶어서 검사받았다가 자신과 모계 유전자가 거의 일치한다는 결과가 나온 것이었습니다.

이사벨이 몰리에게 “엄마도 1985년 한국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입양됐고 3월 29일이 생일”이라는 메시지를 보냈고, 자매는 감격 속에 연락을 주고받았습니다. 둘은 서로의 외모는 물론, 취향도 똑같았습니다. 고등학교 졸업 무도회 때 찍은 사진의 옷차림, 헤어스타일이 똑같았고 고양이를 사랑하며 키우는 취미도 같았습니다. 둘은 영상통화로 연락하다가 36번째 생일이던 3월29일 눈물 속에 포옹했다고 합니다.

영화에서 나올만한 이런 감동 스토리가 가능한 것은 유전자 검사 덕이지요. 유전자 검사는 질병을 예측하는데 쓰이기도 하지만, 불확실성의 시대여서 그런지, 미국에서는 2016년부터 유전자 검사를 통해서 혈통을 확인하는 바람이 불었습니다.

유전자 혈통 검사에 따르면 순수혈통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2월부터 ‘유후’라는 유전자 혈통 검사 서비스가 선보였는데, 한국인들의 혈통 유전자 평균값은 한국인(49.6%), 일본인(25.1%), 중국인(20.7%), 동남아시아인(2.6%), 몽골인(1.8%), 시베리아인(0.2%) 등이라고 합니다. 이 서비스에서는 세계 6대륙 22개 인종, 95개국 관련 인종 정보가 표시되는데, 사실 더 세분화하거나 분류종류가 바뀔 수 있을 겁니다.

유전자 혈통 검사결과가 족보를 대체하는 날이 올까요? 어쨌든 단일혈통이라는 것은 과학적으로는 신화에 가깝습니다. 유전자 검사에 따르면 동일한 집단의 사람들에게서 이질점이 나타날 것이고, 이질적 집단이라고 여긴 사람들에게서 공통점이 나타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다면 이성을 넘어선, ‘우리가 남이가?’ 식의 동질의식이나 어떤 집단에 대한 증오가 묽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그런데 인류는 왜 서로 비이성적으로 구분하며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을 미워할까요? 어쩌면 모두가 부지불식간에 섞여있고, 모두가 서로 돕고 도움 받아야할 불완전한 존재일 건데….


[오늘의 음악]

1970년 오늘은 푸에르토리코에서 태어난 ‘멕시코 국민가수’ 루이스 미겔이 태어난 날이네요. 그의 ‘No Sé Tú(넌 모르겠지만)’와 ‘Directo al corazon(너의 심장으로 곧바로)’ 이어집니다. 뒤의 노래는 임병수의 번안곡 ‘아이스크림 사랑’으로 유명하지요? 루이스가 1982년 12살 때 발표한 노래랍니다.

  • No Sé Tú – 루이스 미겔 [듣기]
  • Directo al corazon – 루이스 미겔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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