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는 공공재인가? 찬반 주장 뜯어보니…

[박창범의 닥터To닥터]

최근 종합병원 전공의들의 파업은 우리 사회가 고민하고 해결해야 할 여러 문제점을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중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주제는 바로 의료(의사)의 공공성에 대한 논란이라고 할 수 있다.

인간에게 건강은 인간으로서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문제되는 삶의 핵심이며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보장하기 위한 가장 필요하고도 기본적인 전제조건이다. 헌법에서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진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는 건강권의 근거가 된다.

헌법재판소도 “국민의 보건에 관한 권리는 국민이 자신의 건강을 유지하는데 필요한 국가적 국부와 배려를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하는 것으로, 국가는 국민의 건강을 침해해서는 안되고 더 나아가 적극적으로 국민의 보건을 위한 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했다. 이런 건강권이 실제로 사회에서 발현되기 위해서는 의료의 공공성이 필요하다. 공공성이란 한 개인이나 단체의 이익이 아니라 일반사회 구성원 전체의 이익에 영향을 미치는 성질을 의미하며, 의료의 공공성이란 일부의 구성원이라도 보건의료의 수혜로부터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이며 이를 위해 국가의 적극적인 보건의료정책이 정당화된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의료(의사)의 공공성을 위하여 보건의료는 시장경제원리보다는 국가의 규제를 통해 영리를 지양하면서 사회일반이나 공중의 목적에 부합하게 행위나 사업을 하게 된다. 따라서 병원들은 설립주체에 상관없이 공익성에 반하는 영리를 추구해서는 안되며, 진료수익에 상관없이 모든 환자에게 똑같이 동등한 의료서비스를 공급해야 한다. 특히 중환자실이나 응급실과 같은 필수 의료서비스의 경우, 낮은 진료비로 인하여 운영에 손해를 보더라도 일반 환자들에게서 충분한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의사도 마찬가지로 의사면허제도라는 독과점제도를 통해 경쟁을 억제함과 동시에 적정한 이익을 합법적으로 보호받고 있기 때문에 비록 약간의 불이익이 있더라도 자신의 이익보다는 환자와 사회의 이익에 우선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의료(의사)의 공공성에 대한 논의에 있어서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의료인이 되기 위해서는 비싼 대학등록금과 생활비를 자신이 부담해야 한다. 수련을 마치면 국공립병원이나 국민건강서비스(NHS)서 공공보건의로서 월급을 받으며 근무하는 영국이나 호주와 달리 정부나 공공기관의 보조없이 가족의 돈이나 은행에서 빌린 빛으로 병원을 개원해야 하고, 자신이 설립한 의료기관이 경영상의 문제로 파산하거나 위기에 처하더라도 이에 대한 보상이나 지원을 전혀 받지 못한다.

이는 경영상의 모든 위험과 책임을 해당 설립자인 의료인이 지고 있는 것으로 공공의 돈인 세금으로 병원을 세우고 적자가 나더라도 자치단체나 정부로부터 지원을 받는 국공립 의료기관과는 기반자체가 다르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민간의료기관과 의사들이 공공성에 입각하여 경영과 진료를 하도록 강요하는 건 너무 융통성이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의료의 공공성이라는 국가적인 정책방향에도 불구하고 의료영역에서는 환자들이 내는 비용에 따라 차별해서 대우하는 몇 가지 제도들 가지고 있는데 가장 대표적인 것이 1차 진료기관/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 간의 진료비 차이, 상급병실 입원료와 함께 지금은 폐지된 특진비 제도이다. 환자들은 좀 더 좋은 시설과 의료진을 가진 상급종합병원을 이용할 때 종합병원이나 일반의원보다 높은 진찰료 및 검사비를 내야하고, 마찬가지로 종합병원을 이용할 때엔 일반개인의원보다 높은 진찰료 및 검사비를 내야 한다. 또한 환자는 좀 더 편안한 입원치료를 받기 원하는 위해서는 좀 더 높은 병실료를 부담하면서 1인실이나 2인실을 이용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지금은 폐지되었지만 대학병원에서 환자들은 높은 의료지식과 기술을 가졌다고 생각되는 교수에게 기본 진료비 외에 선택진료비를 부담해야 진료를 받을 수 있었다.

모든 사람이 경제적 상황에 상관없이 차별을 받지 않고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아야 한다는 당위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러한 의료의 공공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사회에서 많은 노력이 필요한 것도 사실이다. 전공의 파업을 보면서 의사들이 의료의 공공성을 훼손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비난만 할 것이 아니라, 그렇게 된 원인과 배경을 이해하고 해결을 위한 노력을 하면서 동시에 사회에 대한 의사의 책임과 요구를 요구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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