뚱뚱할 권리 vs 건강할 권리

[정은주 변호사의 쉬운 길로(law)]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체질적으로 아무리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 사람이 아닌 한 누구나 한 번쯤 다이어트를 시도해 본 경험이 있을 것이다. 나도 다이어트를 하기 위해 ‘내일부터!’를 얼마나 많이 선언했는지 부끄러운 고백을 해본다.

과연 우리는 ‘체형을 선택할 자유’, 즉 ‘뚱뚱할 권리’가 보장될까. 아니면 반대로 ‘건강하게 살 권리’ 또는 ‘지금보다 나은 삶을 누릴 권리’를 향유하여야 하는 것일까. 뚱뚱할 권리 vs 건강하게 살 권리에 대한 논쟁을 잠시 두고서라도 건강한 삶을 살기 위하여 비만을 예방하고 관리하여야 한다는 차원에서 각국은 나름대로 법률을 제정하거나 정책을 통하여 비만을 예방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하에서는 각국의 비만 관련 법률과 제도를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우리나라의 경우 어린이식생활안전관리특별법(약칭, ‘어린이식생활법’이라 함)을 제정하여 비만 예방을 위한 나름의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다. 교내에서는 고열량, 저영양식품을 판매하는 것을 제한하거나 금지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어린이식생활법 제8조), 어린이 기호식품 중 고열량 저영양 식품 등에 대하여 오후 5시부터 오후 7시까지 텔레비전 방송광고를 제한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어린이식생활법 제10조, 동법 시행령 제7조의2). 이를 위반한 경우 과태료 부과처분에 처하도록 한다.

일본의 경우는 비만 방지를 위해 2008년부터 ‘메타보법’을 제정 시행하여 왔다. 위 법에 따르면 기업과 공무원으로 근무하는 40세 이상 성인에게 매년 허리둘레를 측정해야 할 의무를 부과시키고 있고, 법에서 정한 범위를 넘는 성인의 경우 벌금을 납부하도록 규제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비만을 예방하기 위하여 2017년부터 탄산음료의 무제한 리필을 법으로 금지하기 시작하였다. 물론 2004년에 이미 모든 학교에서 탄산음료 자판기 판매를 금지하여 시행한 바 있고, 2016년부터는 ‘soda tax제’를 도입하여 탄산음료 소비를 억제하여 왔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설탕 음료의 섭취와 비만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판단하여 설탕이 함유된 음료에 부가세를 부과하는 이른바 ‘설탕세’ 도입을 권고한 것을 따른 조치라 볼 수 있다.

영국 런던에서는 2019년부터 대중교통에 정크푸드 광고를 금지하는 대책으로 비만을 예방하고자 하였다. 즉 지하철, 버스, 기차, 트램 등 모든 대중교통에서 버거, 초콜릿, 탄산음료와 같이 설탕이 많이 함유되어 있는 음식에 대한 광고를 금지하겠다는 것이다.

이 외에도 현재 세계 30여개 국가들이 비만세·설탕세 등을 도입하는 등 비만을 줄이기 위해 적극적으로 규제에 나서고 있다. 이들은 비만세와 설탕세를 부과하여 고열량 식품에 대한 소비을 가급적 억제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것이다. 하지만 유럽의 경우 비만세와 설탕세를 부과하지 않은 주변국으로 가서 고열량 식품을 사올 수 있는 지리적 여건의 이점이 있기 때문에 과연 이러한 세금 제도를 두는 것이 비만을 예방할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는 입장도 있다.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비만세 또는 설탕세 부과제도를 도입하고 있지는 않다.

뚱뚱할 권리와 건강할 권리, 즉 한 개인이 자신이 먹을 음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자유의 영역으로 보장해주어야 하는지 아니면 국가적 차원에서 이를 어느 정도 제재하고 관리할 수 있는 것인지에 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비만 예방을 위해 국가적 차원에서 제도적, 정책적 노력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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