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없는 아기에게 인슐린 투여?

[이태원 박사의 콩팥이야기]

사진=Shutterstock

얼마 전 한 방송국이 “전공의가 술에 취한 채 미숙아에게 적정량의 100배가 넘는 인슐린을 투여해서 저혈당 쇼크가 생겼다”고 보도해서 논란이 됐다. 이 뉴스는 심한 고칼륨혈증이 발생된 미숙아에게 인슐린을 투여해서 저혈당이 발생한 경우에 대한 것이었다. 기자가 의학적 지식이 없는 상태에서 제보자의 주장에 전적으로 의존, 결과적으로 ‘가짜뉴스’를 보도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일반인 중에는 “인슐린은 당뇨병 환자에서 고혈당을 치료하기 위하여 투여하는데, 왜 미숙아에게 투여하지?”하고 궁금해 하는 이가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인슐린 호르몬은 당뇨병과만 관계있는 것은 아니며, 고칼륨혈증이 생겼을 때 주요한 치료법의 하나다. 고칼륨혈증은 문자 그대로 핏속에 칼륨이 지나치게 많은 상태다. 위 경우엔 뇌세포의 파괴가 원인이었지만 콩팥기능저하, 외상, 화상 등 다양한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

칼륨은 영어권에서는 포타슘이라고 부르며, 나트륨과 함께 체액의 주요 전해질이다. 칼륨은 나트륨과 함께 작용해서 몸속의 수분 양과 산·알칼리 균형 등을 조절한다. 대부분 적혈구 안에 칼륨 이온(K+)으로 용해되어 있다.

핏속에 칼륨이 지나치게 많으면 심장이 흥분돼 심전도에 이상이 나타나는데, 심한 경우 치명적인 부정맥이 나타나고 결국 심장이 멈춘다. 따라서 고칼륨혈증이 심하면 핏속의 칼륨 농도를 낮추기 위한 응급치료를 즉각 실시해야 한다.

인슐린 투여는 심한 고칼륨혈증 환자에서 혈장 칼륨 농도를 급히 낮추기 위한 응급치료의 하나다. 정상 혈청 칼륨 농도는 3.5~4.5mEq/L인데, 이 수치가6.5 mEq/L를 넘고 심전도의 변화가 있다면 즉시 인슐린을 투여해야 한다. 체내에 투여된 인슐린은 세포 밖에 있는 칼륨을 세포 안으로 집어넣고, 이에 따라 핏속의 칼륨 농도를 급히 낮춘다. 이때 인슐린에 의한 저혈당이 올 수 있기 때문에 고농도의 포도당도 함께 투여한다.

고칼륨혈증이 가장 많이 문제를 일으키는 환자는 급·만성 콩팥병 환자다. 이들 환자에게서 심한 고칼륨혈증이 발생하면 위에서 언급한 방법을 응급 대처법으로 쓴다. 그러나 이 방법은 일상적인 고칼륨혈증의 예방법이나 치료법은 아니다.

고칼륨혈증을 예방하기 위한 가장 일반적 방법은 채소, 과일 등 칼륨 함량이 높은 식품을 지나치게 많이 먹지 않는 것이다. 이 방법은 몸 안으로 칼륨이 들어오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콩팥병 환자는 콩팥을 통한 칼륨의 배출이 어렵기 때문에 칼륨 함량이 높은 식품을 다량 섭취하면 고칼륨혈증이 오기 쉬우므로 늘 조심해야 한다.

콩팥병 환자에게 고칼륨혈증이 생기면 몸 안의 칼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치료를 병행한다. 이뇨제를 투여해 소변을 통하여 칼륨을 배출시킨다. 또 칼륨교환수지를 입이나 직장으로 투여해서 장을 통해 칼륨을 내보내기도 한다. 이들 방법으로 해결되지 않으면 마지막으로 혈액투석을 시행하여 혈중의 과잉 칼륨을 제거하여 혈장 내 칼륨 농도를 낮출 수 있다.

필자를 포함한 신장내과 의사가 아니더라도, 대부분의 의사들은 칼륨의 중요성에 대해서 기본적으로 잘 안다. 방송국 기자나 데스크가 전문가인 의사에게 물어보기만 했어도, 결정적 오보를 피할 수 있었을 텐데….

에디터 kormedimd@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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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의 댓글
  1. 송광현

    치료를 위해서 인슐린을 투여했다고 하더라고
    술에취해서 진료를 한것을 잘못된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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