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먹어 생긴 병보다 너무 먹어서 생긴 병, 소화암

암세포는 먹는 걸 가리지 않는다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운 시절이 있었다. 개략 1960년대에서 70년대 중반경일 것이다. 한국전쟁 발발 후 수년간은 개인의 꿈보다는 무너진 대한민국을 일으켜 세우고, 전쟁 중에 줄어든 인구를 다시 증가시켜야 한다는 목표가 우선이었다. 대대적인 인구증가로 이어진 “58년생 개띠”도 여기서 비롯됐다.

60년대는 혹독한 경제난으로 ‘보릿고개’니,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이 유행하면서 먹기만 하면, 배만 부르면, 굶지만 않으면 세상 행복한 시절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특유의 근면성, 자기 희생, 그리고 자신보다는 자식, 나보다는 남이 먼저인 한국인의 DNA를 앞세워 대한민국을 세계 경제대국 10위권 국가로 끌어 올렸다. 현재의 우리나라 국가의료 체계도 저수가에도 불구하고 묵묵히 환자들을 치료해온 수많은 의사들의 희생이 밑바탕이 됐다.

그러나 오랫동안 우리 국민들을 괴롭혀온 암 발생은 지금도 크게 줄지 않아 안타깝다. 정부를 비롯해 민간 의료기관까지 나서 암조기 진단을 위한 막대한 예산을 쓰고 있지만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 특히 필자가 전공하는 식도암, 위암, 대장암, 그리고 간암은 우리나라 암 환자 중 반을 차지하는 암이지만 이 같은 대대적인 투자와 참여에도 불구하고 감소세가 두드러지지 않고 사망률도 크게 줄지 않고 있다.

어떤 이유에서 일까? 그래서 필자는 거창한 의학적 지식보다는 평범하게 소화기암의 특성을 한번되짚어 보려고 한다.

식도암,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암은 모두 공통적인 암 발생 원인에 더하여 “먹는 일”과 “먹는 것”과 연관이 있다. 과도하게 뜨거운 음식, 술과 담배와 같은 기호품, 짠 음식, 태운 음식, 고지방식이 등등… 그렇다고 이들 암을 예방하기 위하여 위의 형태를 모두 바꿀 수도 없지만 바꾼다고 해도 줄 것 같지도 않다. 그런데 이 보다 더한 아주 공통적인 사실이 하나 있다.

“암세포는 너무 단 것을 좋아한다” “암세포는 뚱뚱하다” “암세포는 오로지 다중이를 만드는 것이 생존의 목표이다” “암세포는 아주 현명한 세포대사의 대가이다” “암세포는 많이 먹고 많이 싼다” “암세포는 특히 지방질을 아주 잘 다루는 셰프(주방장)이다”

이러한 암세포의 특징은 이미 하나 하나를 뒤집을 수 있는 기초 및 임상연구로도 모두 규명이 되어 있다. 암세포는 먹는 것에 대해서는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주위 눈치도 안 본다. 종류도 가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필자는 지나침이 만연한 요즘 TV나 인터넷 정보를 보면서 소화기 암세포의 다음과 같은 사실을 국민들에게 알리고 싶다. 지나침은 화(禍)를 일으키고, 지나침으로 인해 침몰(沈沒)하며, 지나침으로 인해 결국 암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항산화제를 예로 들면, 항산화제는 몸 속에서 발생하는 oxidative stress 즉, 산화성 손상을 약화시키거나 유해산소를 제거시킬 수 있는 물질인데, 몸에서 발생하는 유해산소는 그 반감기가 찰나의 순간보다도 짧다. 항산화제는 또한 그 분자량이 엄청나게 커서 섭취한 것 대부분은 저 멀리서 생성되고 사라지는 라디칼을 관망하는 정도이다. 체내에서 생물학적으로 반응하는 항산화계에 의존을 하는 것으로 대부분은 가까이 다가갈 수가 없는 것이다.

또 다른 예로 기름이 잘잘 흐르는 TV 먹방(먹는 방송)의 음식을 보자. 이런 기름진 음식을 자주 과다 섭취할 경우 암세포는 아주 효율적으로 증식한다. 사람 몸을 크게 망가뜨리지 않으면서 이들 지방대사를 아주 효율적으로 운영하여 암세포막, 암세포 기관을 늘려간다. 세포를 증식시키는 면에서는 이른바 ‘달인’ 경지를 보이는 것이다.

필자는 식도암, 위암, 대장암 등 소화기 암을 예방하고 다루는 방법은 지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은 적절한 항상성을 유지하는 것임을 강조하고 싶다. 과거에는 가난으로 인해 음식을 못 먹어 병을 앓았다면 지금은 먹을 것이 넘쳐나는 과잉으로 인해 몸이 망가지고 소화기 암이 더 생기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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