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관적, 비관적 성향도 타고나는 것일까

 

긍정적인 사람은 부정적인 사람보다 건강한 신체를 유지하고, 성공하거나 장수할 가능성이 높다. 심리학자들이 긍정적인 전망과 희망을 가지라고 권유하는 이유다. 그런데 한 가지 풀리지 않는 의문은 상반된 두 감정이 같은 영역 안에서 일어나는 것인지 아니면 분리된 영역에서 따로 벌어지는 것인지의 여부다.

어떤 사람은 대수롭지 않은 일에도 쉽게 우울감에 빠지는가하면 어떤 사람은 심각한 일에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이처럼 사람마다 성향이 다른 것으로 보아 애초에 긍정론과 비관론이 발생하는 근원지가 유전적으로 다를 가능성이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영국 에든버러대학교 티모시 베이츠 교수가 이러한 점에 의문을 갖고 행동유전학 연구를 진행했다. 행동유전학은 사람의 행동과 유전자 발현 사이의 연관성을 탐구하는 학문이다. 특정 행동이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본능인지, 후천적 양육에 의한 결과인지 밝히는 분야로 인간의 성격 연구에 많이 활용된다.

티모시 교수는 일란성과 이란성 쌍둥이 수백 쌍을 대상으로 그들의 성향과 관련된 데이터를 수집했다. 실험에 참여한 쌍둥이들의 평균 연령은 54세다.

실험참가자들은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평가할 수 있는 설문조사에 응했다. 가령 “불확실한 상황이면 좋은 쪽으로 기대한다”거나 “나한테 좋은 일이 생기는 경우는 드물다”와 같은 문장에 동의하는지 체크한 것이다.

또 5가지 주요 심리적 특성인 외향성, 개방성, 성실성, 친화적 성격, 신경증적을 평가하는 테스트도 수행했다.

쌍둥이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한 이유는 그들이 많은 유전자를 함께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란성 쌍둥이는 일반 형제들처럼 부모의 유전자를 50%씩 공유하고, 일란성 쌍둥이는 100% 동일한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 그들의 성향이 유사하다면 유전적 요인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근거가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쌍둥이 연구의 또 다른 관점은 그들이 비슷한 환경을 공유하며 살아왔다는 점이다. 같은 부모에게 동일한 교육을 받고 비슷한 음식을 먹으며 유사한 환경적 배경을 바탕으로 성장해왔기 때문에 유사한 성향을 가질 수도 있다.

베이츠 교수의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낙관론과 비관론의 성향 차이는 공유되는 유전자의 영향도 받지만 독립 유전자의 영향 역시 받는 것으로 보인다. 낙관론과 비관론은 같은 동전의 양면이라기보다 서로 별개의 동전일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츠 교수는 “긍정론과 비관론은 생물학적인 관점에서 서로 다른 측면이 있다”며 “유전적인 차이가 서로 다른 심리적 상태를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긍정론과 비관론이 서로 다른 신경시스템의 지배를 받는다는 신경과학 연구자들의 주장을 뒷받침한다.

또 교육처럼 후천적인 영향도 아예 배제할 수는 없다. 베이츠 교수는 교육이 영향을 미치는 측면도 있으므로 긍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양육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긍정적인 생각을 키우면 부정적인 생각을 하는 경향이 줄어들고, 부정적인 성향이 두드러지도록 교육하면 긍정적인 생각을 하는 기질이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는 ‘긍정심리학저널(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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