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럴수가…. 뒤바뀐 부모 얼굴의 비밀

 

오랜만에 본 부모 얼굴이 서로 바뀌었네, 왜?

대기업 백 모 부장(47)은 추석 명절에 본가에 들렀다가 ‘문화충격’을 겪었다. 집에서 평생 왕처럼 군림할 줄 알았던 아버지가 걸레로 거실을 닦고 있었던 것. 주방에서 형수에게 일을 시키던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소파 밑을 깨끗이 닦으라고 지시하자 군소리 없이 따른 것이다.

백 부장은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집을 찾았다가 부모의 그런 모습을 보고 충격을 받았지만, 실제로는 서서히 역할이 바뀌었을 가능성이 크다. 백 부장은 부모의 얼굴을 찬찬히 살펴보다가 두 가지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다. 첫째 두 분의 얼굴이 닮아 있었다. 둘째, 아버지와 어머니의 모습이 서로 바뀌고 있었다. 왜 그럴까?

부부의 외형이 다른 사람보다 서로 닮는다는 연구결과는 가끔씩 나오지만, 그 이유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국내 언론의 조사에서도 금슬이 좋은 부부는 서로 닮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리학자들에 따르면 원래 연인은 닮을 가능성이 크다. 사람은 자신의 가족을 닮은 사람을 편하게 느끼므로 연인도 자신을 닮은 사람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자신과 비슷한 사람을 만나서 비슷한 음식을 먹고 비슷한 생활 패턴을 유지하므로 부부는 닮기 마련이라는 설명이다.

성의학에서는 부부는 원래 서로 닮은 데다가 남편은 조금씩 여성화, 아내는 남성화되면서 더욱 더 닮아지고 서로의 얼굴이 바뀐 듯한 착각마저 들게 된다고 설명한다.

성의학의 대가인 김세철 명지병원장은 “남성호르몬은 남성, 여성호르몬은 여성에게만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남성에게도 여성호르몬이, 여성에게도 남성호르몬이 있으며 중년 이후 남성에게는 여성호르몬의 비율이, 여성에게는 남성호르몬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아진다”면서 “이런 과정에서 남편은 아내의 모습을, 부인은 남편의 모습을 가져오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남성은 50대부터 여성적인 면을 보이기 시작하다가 60대가 되면 행동과 태도에서 여성적인 면이 고착되고 70대가 되면 신체에서도 여성적인 모습이 나온다. 대체로 50, 60대가 되면 사소한 일에도 섭섭하게 생각하고, 했던 얘기를 반복하며, 남 앞에 나서는 것을 두려워한다. 40대까지만 해도 자녀를 심하게 몰아쳤던 남성이 50대 이후에는 오히려 자녀 때문에 상처받는 경우가 더 많아지기도 한다. 이러다가 70대가 되면 근육이 흐물흐물해지고 젖가슴이 축 처지는 등 몸의 형태까지 여성으로 바뀐다.

이에 반해 많은 여성은 폐경 이후 남성 호르몬은 별 변화가 없지만 여성호르몬 분비가 급격히 떨어지면서 독립적이고 부끄러움을 타지 않게 된다. 남편이 작은 일에도 삐치는 반면 여성은 ‘그만한 일 갖고…’ 하며 대범한 태도를 보인다.

그러나 일부 여성은 남성 호르몬도 함께 줄면서 성욕을 비롯한 욕구가 줄고 몸 전체가 피로해지며 우울해진다. 여성 중 상당수가 50대 이후 남성처럼 강해지지만 일부가 ‘빈 둥지 증후군’을 겪으며 약해지는 것은 이 때문이다.

이런 과정에 따라 40대까지는 남성이 여자를 리드하고, 동창회에도 혼자 가다가 50대가 되면 아내에게 의존하고 동창회에도 함께 가자고 조르게 된다.

김 원장은 “원래 닮은 구석이 있는 부부가 서로를 존중하면서 닮아가고 성 정체성도 조금씩 바뀌면서 더 닮아지는 것, 어쩌면 당연한 것 아닐까요?”라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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