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사님 눈썹이 희고 긴 까닭은….

<오준규의 ‘털 털’ 이야기>

신문의 해외토픽이나 포털의 ‘재미있는 사진’ 코너에서는 사람이 머리를 길러서 땅바닥에 닿은 사진이 가끔씩 나온다. 머리를 기르면 누구나 가능한 일일까? 아니면 이 사람에서만 가능한 것일까?

머리를 길러서 흰 머리카락을 검은색으로 염색하고 시간이 지나면 뿌리 쪽에서 흰머리가 점점 올라오는 것을 볼 수 있다. 필자는 이 현상을 이용하여 우리나라 사람의 머리카락이 한 달에 얼마만큼 자라는지 연구해본 적이 있다. 머리카락을 다루는 의사로서 우리나라 사람에서 이에 대한 통계가 나와 있는 것을 본적이 없어서 호기심이 발동한 것이다.

필자의 연구결과 탈모가 없는 사람은 평균 한 달에 1.2~1.4㎝ 정도 자랐다. 1년이면 14~17㎝ 정도 자라나는 셈이다. 건강한 머리카락은 3~8년 자라다가(성장기) 멈추고(퇴행기, 휴지기) 빠지므로 머리를 자르지 않고 기르면 최소 42㎝에서 최대 136㎝까지 기를 수 있다는 말이다. 결국 아무리 머리를 길러도 땅바닥까지 머리를 기를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다는 결론이다.

머리카락보다는 못하지만 그래도 비슷한 것이 남자의 수염이다. 수염에 대해서 따로 연구해 본 적은 없지만 수염을 깎지 않으면 상당히 길게 기를 수 있는데 이것도 가끔 해외토픽 란에 나온다.

그런데 눈썹과 속눈썹은 안 깎는데도 왜 길지 않는 걸까? 성장기가 짧고 자라는 속도도 느리기 때문이다. 눈썹과 속눈썹은 원래 3~6개월 정도만 자란다. 자라는 속도도 느려서 1㎝ 이상 길어지기가 어렵다. 그러면 도사님의 희고 긴 눈썹의 정체는 뭘까? 나이가 들면서 눈썹의 정교한 메커니즘이 느슨해지면서 성장기가 늘어나고 눈썹이 길어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수염도 보통 사람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특수현상’이다.

탈모가 있는 사람의 머리카락은 어떻게 될까? 일단 탈모가 생기면 털이 자랄 수 있는 기간(성장기)이 짧아지고 머리가 자라는 속도도 줄어든다. 탈모가 점점 심해지면 불과 몇 달 동안만 잠깐 자랐다가 다시 빠지므로 머리를 깎지 않아도 머리는 자라지 않는다. 이런 현상은 여성보다는 남성이 심하다. 남성형 탈모가 심해질수록 머리는 짧아지고 가늘어져서 탈모부위는 볼륨이 없어져 푹 가라앉게 된다. 처음에는 헤어 젤이나 왁스, 헤어스프레이 등을 사용하면서 버틸 수 있지만 점점 더 심해지면 흑채나 가발을 사용하지 않고는 가리기가 어려워진다.

긴 머리카락이 바닥에 닿은 사진이 머리카락 걱정이 없는 사람에게는 ‘재미있는 사진’이지만 탈모 남성에게는 ‘그림의 떡’을 넘어서 한숨 나오게 하는 사진일 수밖에 없다. 더러 속으로 ‘아~옛날이여’를 외치지만 옛날에도 그러기는 힘들다는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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