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욕에 관한 짧은 개인 보고서

 

섹스 칼럼을 쓰는 사람이 금욕이라니. 지나가던 개가 듣고 웃을 지도 모르겠지만 실제로 지난 3주간 나는 의도적으로 금욕을 했다. 출발은 단순했다. 간헐적 단식에 관한 글을 읽다 문득 음식처럼 섹스도 나의 의지로 삼가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하고 생각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의 금욕 일정은 단식 다이어트를 했을 때와 아주 유사한 행로를 보였다.

초절식 다이어트를 할 때마다 내가 무너지는 순간은 항상 정크 푸드 때문이다. 밥을 먹지 않는 건 상관없는데, 밀가루로 만든 달콤한 정크 푸드에 대한 갈망을 누르기가 정말 힘들다. 마찬가지로 내 남자와의 잠자리를 피하는 건 어영부영 참았는데, 포르노를 끊는 게 힘들었다. 금욕이란, 어쨌거나 행위 자체는 물론이요, 성적인 상상마저 삼가는 것이다. 포르노를 보지 않으니 마치 밀가루 음식을 끊었을 때와 똑같은 금단증상이 나타났다. 밀가루를 끊는 순간 하루 종일 설탕 범벅의 케이크와 과자 생각뿐인 것처럼 내 머릿속은 온통 벌거벗고 뒤엉켜 땀에 전 배우들의 영상의 리플레이였다. 설상가상, 라디오만 틀면 브루노 마스의 -섹스 노래다!-이 흘러나오고.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나중에는 조그만 자극에도 터진다. 계속 참아오다 다른 곳의 원고 마감일이 닥쳐 리서치(물론, 완전한 핑계다!)를 위해 가지고 있던 포르노 영상을 플레이하는 순간 펑. 금욕은 끝장났다.

머리가 터질 정도로 포르노물 감상을 해치워버리니 다음으로 69 자세가 고팠다. 기름진 게 모자라면 극단적으로 단 게 당기는 것처럼 말이다. 69 포지션의 불변의 법칙: 더 원하는 사람이 무조건 위로 간다. 우스꽝스러운 셀프 금욕 후 나와 내 남자 중 누가 위로 갔는지는 말 안 해도 다들 짐작하리라 믿는다.

69는 자기 주도적으로 움직이지 않는 한 전혀 재미를 찾을 수 없는 포지션이니만큼 수동적인 자세 따위는 이 영역의 일이 아니다. 자세를 잡는 것만으로 이미 골반 아래가 끓어오르는 69자세이나 사실 여성에겐 스스로의 즐거움에 집중하기가 어려운 게 이 자세의 애매한 단점이다. 특히 남성이 위에 위치하면 혀가 클리토리스를 섬세하게 애무하기가 어렵다. 파티는 너도 나도 흥겨워야 하는 법. 여성이 남성의 얼굴 위로 무릎 꿇고 앉는 게 여성 친화적이다. 그렇게 되면 허벅지에 자연스레 긴장감을 주기 때문에 행위 도중 늘어짐이란 있을 수 없다는 것도 여성을 위한 장점. 물론 저 멀리 그의 양쪽 고환을 입술로 사랑해주기엔 벅찬 자세이나 쉬고 있는 당신의 두 손으로 토닥여주며 사랑해주면 된다.

식스티 나인은 아무래도 아래에 누워있는 사람이 불리한(?) 자세이지만 아래쪽의 어드밴티지를 가지는 것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래에 있는 사람이 소파에 머리를 기대고, 위에 있는 사람이 팔굽혀펴기의 자세로 입을 아래로 내린다. 내 남자의 팔 근육을 시험해보는 절호의 기회이기도.

또, 모든 일이 그렇듯 69 테크닉 역시 어느 정도의 선택이 뒤따른다. 모두 다 던질 준비가 되었다면, 성기뿐만 아니라 엉덩이부터 시작해서 핥아라. 쿨적쿨적. 두 귀를 막고 싶을 만큼 질척거리는 소리를 내는 것이 주요 포인트다. 얼굴을 최대한 파트너의 엉덩이에 가까이대고 항문부터 음낭의 중앙을 거쳐 음경의 선단까지 논스톱으로, 얼굴을 파묻듯이 혀로 애무해보자. 하는 이도, 받는 이도 몰입 100%로 이끄는 애무의 행로다.

가끔 오럴 섹스를 거부하는 파트너를 설득하는 방법에 대해 알려달라는 쪽지를 받는다. 이 자리를 빌어 대답하자면, 파트너에게 엄지발가락과 성기 둘 중 하나를 선택해 빨아달라고 부탁하는 것이다. 자른 지 꽤 되어 끝이 울퉁불퉁한 엄지발톱을 핥을 정도의 깜냥이라면 섹스를 위해 최소 1분 이상 비누거품으로 샅샅이 씻어 내린 성기를 무는 건 귀여울 지경일 듯.

글/윤수은(섹스 칼럼니스트, blog.naver.com/wai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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