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생명공학기업 길리어드 국내 진출

사장은 ‘제약업계 신화’ 이승우 씨

세계적 생명공학기업인 미국 길리어드 사이언스(Gilead Sciences) 사가 한국에

진출한다. ‘제약업계의 신화’로 불리는 이승우(53) 전 와이어스 사장이 총괄사장으로

임명됐다.

길리어드 사이언스는 7일 향후 의료인과 환자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 이승우

전 와이어스 사장을 총괄사장으로 임명, 길리어드 사이언스 코리아를 출범한다고

밝혔다.  

길리어드는 1987년 미국 캘리포니아 포스터 시티에서 설립된, 세계 각국 바이오기업들의

모델이다. 초기에는 전염병 치료제를 주로 개발하다가 최근 호흡기와 심장병 등의

치료제까지 분야를 넓히고 있다. 신종플루 약으로 유명한 독감치료제 타미플루가

바로 이 회사의 제품이며 에이즈 약이자 B형간염 약인 비리어드(성분명 테노포비어),

B형간염 약 헵세라(성분명 아데포비어) 등의 ‘대표 상품’이 있다. 2010년 매출액이

80억 달러(약 9조 원)에 이르렀고 2009년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가 세계 최우수

기업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현재 헵세라는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타미플루는 로슈가 판매하고 있다. 지난

3월에는 유한양행이 비리어드에 B형간염 적응증을 추가하고 독점 판매 계약을 체결했다.

비리어드는 에이즈 치료제로서는 국내 허가를 받았으며 B형간염 치료제로서는 허가

절차가 진행 중이다.

지금까지 국내 제약계에서는 약 연구 개발을 중심으로 하고 판매권은 다른 제약사에게

맡기는 회사 특성 때문에 길리어드가 한국에 진출할 리는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길리어드는 한국MSD, 한국아스트라제네카, 한국와이어스 사장을 역임하면서

리더십과 경영 능력을 인정받은 이승우 씨를 총괄사장으로 선임, 본격적으로 한국시장을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

이 사장은 미국 머크가 처음 한국시장에 진출할 때 모두 실패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상황에서 1995년 9월 초대 사장을 맡아 한국MSD를 국내 제약 시장에서 고속 성장시키고

안착시킨 주인공이다. 1996년 한국MSD 매출은 24억 원에 불과했지만 1997년 60억

원, 1998년 150억 원, 1999년 319억 원, 2000년 680억 원으로 해마다 2배 이상 늘어났고

2001년에는 1000억 원을 돌파했다. 2000년 들어서는 수익구조도 안정권에 들어섰다.

이 사장은 2003년 한국아스트라제네카 대표를 거쳐 2008년 5월에는 한국와이어스

사장으로 취임했다. 그러나 2010년 한국화이자와 한국와이어스의 합병으로 사장자리에서

물러났다.

이 사장은 중2 때 캐나다로 이민, 청소년기를 보냈으며 미국 콜롬비아 대학교에서

MBA를 받은 ‘캐나다 국적인’이면서 1년에 한 번씩 선친의 친구들을 초청해 식사대접하고

한 달에 한 번 친척을 찾는 ‘예의 바른 한국인’이기도 하다.

그는 북미에서 오랫동안 지내면서 체득한 합리성과 한국인의 부지런하고 성실한

특성을 결합한 윤리경영으로 유명하다. 개인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기업문화를

강조했다. 직원들과의 점심식사, 편한 시간에 근무하는 유연근무시간제 도입 등 일과

생활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도록 직원들의 삶의 질에 관심을 가졌다. 직원들에게 꼬박꼬박

경어를 쓰고 직원의 가정사를 잘 챙겨주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한국와이어스가 화이자와 합병을 하는 과정에서 와이어스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막기 위해 협상테이블에 앉아 “본인의 자리는 상관없고, 직원들의 구조조정을 최소화

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이처럼 이 사장의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능력 때문에

제약업계에서는 그의 거취가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박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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