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환자 위한 메뉴개발에 파티까지…

대학병원, 외국인 환자 유치 이벤트 활발

“맛있네요. 훌륭합니다. 전통적인 맛이 잘 살아있습니다”

최근 삼성서울병원에서 열린 외국인 환자를 위한 몽골식-아랍식 메뉴 개발 평가회에서

자연스럽게 흘러 나온 찬사다. 이때 ‘전통적’이라는 표현은 우리 나라의 고유문화가

아니라 몽골과 아랍의 고유한 음식 맛이 살아 있다는 것.

삼성서울병원은 30개국 이상에서 오는 외국인 환자가 늘어나자 기존 서양식 메뉴

외에 국가별로 전통적인 메뉴를 개발하는 프로젝트를 지난해 9월부터 진행하고 있다.

이번 시식회에서 아랍식을 먹어 본 시리아의 칼리드 자임 씨는 “아랍인은 까다롭고

못 먹는 음식이 많은데 앞으로 병원에서 이슬람 음식을 먹으면서 진료 받을 수 있으니

입원자들이 더 이상 외부에서 빵을 사오는 일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외국인 환자가 국내 병원에 오는 일이 늘어나면서 각 대학병원들은 외국인 환자를

유치하기 위해 다양한 서비스와 프로그램을 경쟁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올해 3월 특실병동을 오픈한 건국대병원은 총 20개의 병실 외에 ‘종교실’을

따로 마련했다. 어떤 것이든 종교를 가진 환자나 보호자들이 마음 편히 기도할 수

있는 방이다. 방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고 그냥 의자를 4개 정도 갖춰 놓고 누구나

간결한 마음으로 나름의 종교 양식대로 기도하거나 묵상할 수 있도록 한 것.

건국대병원 관계자는 “특히 하루에 5번씩 특정방향으로 절하는 의식을 하는 이슬람교도들도

배려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교 활동이 필요할 때 병동 간호사에게 연락하면 손쉽게

이용할 수 있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영어권에서 온 외국인 환자들이 의사소통이 수월하다. 국제진료센터

인요한 소장은 190cm의 큰 키, 파란 눈의 금발의 외국인이다. 국내 최초로 외국인

국제진료센터 소장으로 영입됐다.

그러나 겉모습과 달리 인 소장은 전북 전주에서 태어나 전남 순천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고 전라도 사투리를 맛깔나게 구사하는 토박이 한국인이다. 영어와 한국어를

자유자재로 구사한다. 외국인 환자들이 병원에 왔을 때 가장 큰 문제로 꼽히는 언어

문제를 해결하고 친근감을 유발한다.

한양대병원 국제진료소에는 유독 러시아에서 온 환자가 많다. 국제진료소는 생일을

맞은 러시아 환자를 위해 생일파티를 연다. 한양대병원 관계자는 “몸도 아픈데 외국

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마음이 약해질까봐 생일날에는 러시아식 케이크와 음식으로

작은 파티를 마련한다”고 말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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