햄버거 열량표시 하니 더많이 먹어

뉴욕시 음식 열량표시 의무화 뒤 조사 결과

지난해 7월 세계 최초로 식당 음식의 열량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한 미국 뉴욕시에서

표시제 시행 뒤 햄버거집에서 사람들이 전보다 더 고열량으로 먹고 있다는 사실이

발표됐다.

미국 뉴욕대학 의대 브라이언 엘벨 교수 팀은 뉴욕 저소득층 거주 지역의 4개

햄버거 체인점에서 칼로리 표시가 의무화되기 2주 전, 그리고 의무화 뒤 4주 지난

시점에서 영수증 1100여 장을 모아 사람들이 먹은 열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칼로리 표시제 이전에 1인당 평균 825 칼로리를 먹었지만 표시제 뒤 섭취

열량이 846 칼로리로 더 늘어났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영수증 분석 결과는 사람들이 말과는 완전히 달랐다. 영수증을 수집하면서 물으니

“칼로리 표시를 봤다”는 사람이 절반 정도였고 칼로리 표시를 봤다는 사람 중 28%는

“표시를 보고 결정에 반영했다”고 대답했다. 10명 중 9명이라는 거의 절대다수가

“더 건강한 메뉴를 시켰다”고 말했다.

말로는 “더 건강한 메뉴를 골랐다”고 했지만 실제로 먹은 음식은 칼로리가 더

높아, 말과 행동이 따로 놀았다.  

이번 조사는 일부러 저소득층 거주 지역에서 실시됐다. 햄버거집을 이용하는 주요

고객이 저소득층이고 이들에서 비만, 당뇨병 같은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었다. 엘벨

교수는 “칼로리 표시제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영양학 전문가들은 칼로리 표시제는 이제 시작 단계이므로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와는 별도로 뉴욕시는 자체적으로 시내 12000개 식당의

영수증을 모아 표시제 전후의 칼로리 변화를 조사하고 있고 그 결과를 몇 달 뒤 발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뉴욕 시 당국은 ‘하루 권장 칼로리는 2000칼로리’라는 사실을 지하철 등에서

홍보하고 있지만 햄버거집에서 사람들이 먹는 칼로리는 한 끼에 1000 칼로리를 훌쩍

넘기는 경우가 많다.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청도 올 1월부터 패스트푸드점을 대상으로 열량,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등 5대 영양소를 표시하는 시범사업을 실시 중이다.

뉴욕대학의 연구 결과는 ‘건강 문제(Health Affairs)’ 온라인판에 발표됐으며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 온라인 판 등이 최근 보도했다.

    박양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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