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왕실의 혈우병은 크리스마스병

미 연구진, 러 후손 DNA 증폭시켜 규명

19세기 ‘해가 지지 않는 대영제국의 군주’ 빅토리아 여왕의 후손들에 의해 유럽의

왕실 네트워크로 퍼진 혈우병이 ‘크리스마스병’이라고 불리는 ‘소수의 혈우병’으로

밝혀졌다.

미국 매사추세츠대의 예브게니 로가예프 박사팀은 영국 빅토리아 여왕의 증손자인

알렉세이 왕세자를 비롯한 러시아 로마노프 왕실 가족들의 유골에서 채취한 DNA를

분석했더니 이들 가족에서 ‘혈우병 B’의 인자가 나타났다고 미국의 과학학술지

‘사이언스’ 최신호에 발표했다.

피를 멈추는 시스템이 고장나는 병인 혈우병은 X염색체를 통해 유전되는데 여자는

유전인자만 갖고 남자만 발병한다. 혈우병은 1만 명 중 1명 꼴로 발생하는데 종류에

따라 혈우병 A와 B로 나뉜다. A형은 X염색체에 있는 F8 유전자, B형은 F9 유전자의

이상에 의해 생긴다. 일반적으로 A형이 전체 혈우병의 80% 정도를 차지하고 B형이

15~2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B형은 1952년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진에

의해 다섯살배기 스티븐 크리스마스에게서 처음 규명돼 ‘크리스마스 병’으로도

불린다.

매사추세츠대 연구진은 첨단 분석기술을 사용해 러시아 왕족의 심하게 손상된

DNA를 증폭시켜 이들이 ‘크리스마스병’  가계임을 밝혀냈다.

혈우병은 대개 아이가 혼자 걷게 되는 생후 9개월 정도부터 발견된다. 혼자 걷기

시작하다가 넘어져 무릎 관절 내에 출혈이 생기며 발견되는 것이다. 관절에서의 출혈은

혈우병 진단에 매우 중요하며 관절 출혈이 계속되면 관절이 뻣뻣하게 굳거나 모양이

틀어질 수 있다. 또 칫솔질을 하거나 이를 뽑은 후 피가 멈추지 않아도 혈우병을

의심해 봐야 한다.

로가예프 박사는 “이 연구를 통해 로마노프 왕실 유골을 확인하는 작업의 `마지막

장’이 완성됐다”며 “이와 함께 영국 왕실을 둘러싼 의학적 미스터리가 풀렸다”고

의의를 설명했다.

강경훈 기자 kwkang@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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