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자
서동만 교수
이화여대 의대 명예교수
복합심장기형수술과 심장이식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 세계 각국 심장병 어린이 수술 공로로 적십자박애장 은장을 수상했다.
산과 바다의 심장을 달고... 시절 인연 그리고 '감사'
증례 1.
네 돌이 막 지난 아이는 세계의 지붕이라 불리는 곳, 파미르 고원에서 왔다.
하늘과 태양과 산이 높고, 청아한 민요의 고음이 몇 옥타브인지 모르게 올라가는, 그런 사람들이 사는 나라에서.
그런데 높은 것이 또 있었다. 아이의 폐동맥 압력이 심각하게 높았다.
서울에 오기 전 진단은
빅 데이터 물결 속에 되짚는 '환자의 의미'
증례1. 모녀.
망설이고 미루고,
미루고 망설이던 심장 수술을 20여 년 만에 받기로 했다.
(심방중격결손증에 대한 개심 수술을??)
모두들 심장 수술 중에서는 어렵지 않은 수술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이야기하는 병이다.
소녀 시절에는 증상이 별로 없고 몸에 칼을 대는 것도 싫어 미루고, 결혼
숭고한 도전은 심장에서 '기적'을 피워낸다
증례 1.
젊은 아기 아빠가 혼자 자료를 들고 진료실을 찾았다.
밝지 않은 표정에 신중한 말씨로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리 아기가 양심실 교정 수술을 받을 수 있을까요?)
예사롭지 않은 질문이었다.
아기는 산전 초음파 검사에서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것을 알고 태어났단다.
대혈관 전위,
'하나의 심실', 허나 희망의 길은 하나가 아냐
증례 1.
젊은 아기 엄마는 자신의 수술 통증을 느낄 겨를이 없었다.
어둡고 멀고 힘든 시간을 지나 아기를 낳은 지 2주만에, 감염성 심내막염으로 인한 승모판막 폐쇄 부전증으로 심장 수술을 받았다.
임신과 출산, 심장 수술까지 너무나 위험한 순간들이었다.
그런데 태어난 아기는 더욱 심각하여
환자와의 긴 동행…길은 오래돼도 질문은 끝나지 않아
증례 1.
그는 이제 마흔 중반, 의젓한 풍채의 중견 세무 공무원이다.
느린 말씨와 점잖은 거동에서 무게가 느껴진다.
그러나 잘 살펴보면 청색증이 심해 불편해 보인다.
무엇이 문제일까?
그는 삼첨판막 폐쇄[사진1-1]라는 청색증성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어찌된 영문인지 여섯
타고난 심실은 하나였으나…깃든 기적은 '여럿'이었다
증례1
붙임성이 좋은 아이는 일년에 두어 번 진료를 올 때마다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는다.
엄마가 라면을 많이 못 먹게 해요.
(부종이 있어서 짠 음식을 피하기 위해서 인데……)
형이 엄마 안 볼 때 못살게 구박해요.
(병치레를 하는 동생에 대한 엄마의 강력한 편애 때문
심실 하나로도 빛났던 아이, 하늘의 별로 뜨다
멀리서도 눈에 띄는 아이였다.
키가 크고 좀 수척하며 창백한 얼굴, 그래서 큰 눈동자는 더욱 크고 까맣게 보이는 아이.
말수가 적고 무언가 깊이 생각하며 천천히 움직이는 아이.
기린 같았다.
아이는 부모님의 유학 시절 일본에서 태어났다고 했다.
그런데 복잡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나 백일을
생후 4주 아기에게 기적처럼 맞은 인공판막
[증례 1]
아이는 걸음마를 할 수 있을 때부터 언제나 할머니의 손을 잡고 진료실에 들어섰다.
호기심이 많아 이것 저것을 만져보고 깡총거리며 컸다.
이제 도수 높은 안경을 끼고 목소리가 제법 굵어지면서 점잖아졌다. 중학생이 된다고.
심장 수술을 이미 다섯 차례나 받았으며, 네 번째(!) 인공판
1.5 심실 견뎌낸 아기… '의사의 길' 걷는다
기적적으로 자란 아이가 의대 졸업을 앞두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진료를 마치려는 데 아이가 말했다.
저 올해는 수능 괜찮게 본 거 같아요.
선생님과 같은 학교는 아니더라도 ‘인 서울’ 의대는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여드름이 한창인 아이의 얼굴은
고치기 힘든 병의 '유혹'… "의술을 다 알기엔 삶이 짧다"
30 년 만의 만남이다.
그 당시 (1989 년) 백일 된 아기는 인공 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었다.
아기는 매우 어려운 선천성 심장병을 가지고 태어났다.
“수정 대혈관 전위 혹은 심방/심실 불일치와 양대혈관 우심실 기시, 심실중격 결손, 대동맥 축착 및 발육 부전.”
이러한 병의 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