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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건강유지는 수도꼭지 돌리듯

건강해지는 것, 혹은 건강을 유지하는 것은 모두의 새 해 소망 중에서 빠지지 않는 내용이다. 그런데 우리는 종종 ‘건강’이라는 개념 자체의 모호함 때문에, 혹은 여러 다른 이유로 올바른 선택을 하지 못하고 제 자리에서 맴돌기만 하며 시간을 허비하는 경우가 많다. 노력은 노력대로 하고, 돈은 돈대로 많이 쓰는데 왜 건강은 별로 좋아지지…

3S·5D 금연법

칼 바람 같은 경기 한파 속에서도 어김없이 '소의 해' 첫 해는 떠올랐다. 지난해 송년 모임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건배 구호가 "버티자"였던 만큼, 새해에는 한국인 대부분이 코뚜레에 멍에를 걸머진 소처럼 뚜벅뚜벅, 힘들게 가야 할 것 같다. 지금껏 여러 조사에 따르면 경제가 어려우면 강소주와 함께 담배 매출이 늘어난다고…

뤽 베송의 깔끔액션 ‘트랜스포터’

통쾌하다, 속이 후련하다, 화끈하네, 저 장면 어떻게 찍었을까? 영국 런던 출신의 제이슨 스타뎀. 72년생. 올해 37세. 한국이라면 중늙은이 취급을 받을 배우 나이지만 화면에서 펄펄 난다. 그는 올 한해만 해도 ‘뱅크 잡’에서 테리 레더 역, ‘데스 레이스’에서 젠슨 역, 그리고 ‘트랜스포터: 라스트 미션’에서 프랭크 마틴 역을 잇달아…

누구를 위한 U-시티 구상들인가

장사 좀 된다 싶은 업종이 있으면, 그 업종은 순식간에 우후죽순을 이룹니다. 안동찜닭이 그랬지요. 닭고기에 야채와 당면이 어우러져 매콤하고 고소한 맛을 내는 일종의 퓨전 닭요리입니다. 우선 값에 비해 양이 푸짐합니다. 여럿이 도란도란 모여 앉아 술잔을 기울이며 정담을 나누기에 딱 좋은 음식이지요. 지난 2000년 초 한 두 개 보이던 간판이…

‘정여립의 진안 죽도~천반산’ 트레킹

우리가 물이 되어 만난다면 가문 어느 집에선들 좋아하지 않으랴. 우리가 키 큰 나무와 함께 서서 우르르 우르르 비 오는 소리로 흐른다면. 흐르고 흘러서 저물녘엔 저 혼자 깊어지는 강물에 누워 죽은 나무뿌리를 적시기도 한다면. 아아, 아직 처녀인 부끄러운 바다에 닿는다면. 그러나 지금 우리는 불로 만나려 한다. 벌써 숯이 된 뼈 하나가…

거시기 저시기 머시기 3

참말로 말 많은 시상입니다. 말들도 얼매나 번드르르 헌지, 말만 듣고 있자면 태평성대가 따로 없다는 생각이 저절로 들어 부립니다. 근디 문제는 같은 편일 때만 거시기 허다는 겁니다. 내 편이 아닐 때는 가차 없이 ‘창 같은 말’ ‘비수 같은 말’이 거시기 헙니다. 상대 가심을 꼭꼭 찌르고, 상대 거시기를 베어버립니다. 여당 의원이 ‘저것은…

거시기 저시기 머시기 2

미당 서정주 선생은 혹시 알았을랑가요? ‘거시기’가 먼지 야물딱지고 똑부러지게 말로 혀놓고 가셨을랑가요? 그 양반이야, 생전에 원체 표현을 곰살 맞고 아금박시럽게 잘 히여 부렸응게 말입니다. 거그다가 고향도 전라도 고창 땅 아니랑가요? 잘은 몰라도 어렸을 적부터 겁나게 ‘거시기’란 말을 입에 달고 살었을 것입니다. 아하, 저그 머시냐~,…

거시기 저시기 머시기 1

요즘 난 거시기 헙니다. 먹는 것도 거시기 허고, 자는 것도 거시기 헙니다. 신문을 봐도 거시기 허고, TV를 봐도 영~ 거시기 헙니다. 치깐에 안저 있어도 속이 더부룩 허니 거시기 헙니다. 꼭 목 구녁에 무신 거시기가 걸린 것 같습니다. 꿈속에서 저승에 기신 부모님이나 친척들을 만난 날은 하루점드락 맴이 걍 거시기 혀 부립니다. 거울…

난삽의 극치, ‘로맨틱 아일랜드’

‘참, 배짱 좋다!’라는 말이 시사회장을 떠나면서 솟구친다! 1,000원짜리 중국산 김밥을 사먹으면서도 ‘단무지가 달다, 시금치가 질기다, 한 개 시켰다고 국물도 안주느냐!’고 타박하는 것이 사람 마음이다. 그러니 극장 입장료 7,000원을 받아 챙기려면 뭔가 가슴 뭉클한 사연이나 2시간을 몰두할 수 있는 마음의 여유로움을 주어야 하지…

커피는 하루 몇 잔까지 마셔도 되나요?

진료실에서 환자들이 많이 하는 질문 베스트 10위 안에 드는 얘기다. 커피를 한 모금만 마셔도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지럽다는 사람부터, 하루에 10잔을 마셔도 졸립기만 하다는 사람까지 커피에 대한 반응과 기호도는 사람마다 큰 차이가 있다. 그러나 대개 얼마나 마셔야 적당한 것인지, 혹은 커피가 몸에 해로운 음료는 아닌지 등에 대해 궁금해 하면서…

공책과 연필

딸아이의 중학교 기말고사 준비 과정을 보다가 호기심이 들었다. 딸은 교과서와 공책 없이 문제집만으로 공부하고 있었다. 아내에 따르면 요즘 학생들은 대부분 교과서나 노트에 메모를 하지 않고 정리도 않는다고 한다. 선생님들이 교과서 없이 인쇄물을 통해 수업을 진행하고 공책 정리를 권하지 않는다는 설명이었다. 열린 교육이 확산되면서 선생님들이 일방적 주입식…

구당 논란, 우리에겐 합리가 필요하다

양의학을 공부한 젊고 혈기 넘치는 의사가, 구당이라는 (유명한, 하지만 여러 이유로 논란의 대상인) 사람에 대해 "우리는 과학적이고, 합리적이고, 이성적일 필요가 있다" 고 (어떤 자세한 설명을 해서든) 말한다면 사람들의 반응은 왠지 이런 식이 되기 쉽다. 일부는 "맞다" 하고…

36살 할아버지 된 아이돌의 ‘과속 스캔들’

‘삶은 괴롭다! 그래서 난 넘어지고 쓰러지는 인생 애환 속에서 웃음을 끄집어내려고 늘 고민한다. 나의 고민이 클수록 관객들은 더 큰 즐거움을 맛볼 수 있을 것이다.’ 슬랩스틱 코미디 황제 찰리 채플린이 풀이한 코미디 영화의 효용론이다. 2008년 자신이 빅뱅과 동방신기의 인기를 능가하고 있다는 자만심이 가득한 남현수(차태현 분). 한때…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의 좋은 점

요즘같이 감기에 걸리기 좋고, 잘 낫지도 않는 시기에는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고들 한다. 그동안 다른 이유로 나에게 진료를 받던 분도 주말에 감기에 걸려 버려 하루동안 꼼짝없이 누워 있어야 했다고 한다. 회사 사무실에 감기가 대 유행을 해 버린 것인데, 현재 20여명이 있는 사무실에서 4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기에 걸려 버렸다고…

‘아등바등 살지 말라’ 말해주는 가로수길

방안에서 문득 꺼내본 당신의 얼굴이 젖어 있다 머뭇거리던 당신의 마음이 한순간 멎는다 불빛이 죽은 먼지처럼 이글거린다 벽면을 바라보던 눈알이 허공에 포물선을 그리며 금싸라기처럼 만개한다 내 몸과 공간 사이에 경계가 사라진다 나와 당신 사이에 나와 당신과 무관한 또 다른 인격이 형성된다 사랑이란 하나의 소실점 속에 전 생애를 태워…

가슴이 따스한 영화 ‘순정만화’

'순수한 감정 또는 애정'. 국어 사전에서 정의한 순정(純情)의 의미다. <바람의 화원>으로 주가를 높이고 있는 문근영이 순박한 연변 처녀로 출연해 춤을 통해 인생의 애환을 체험하게 된다는 <댄서의 순정>에서 이미 '순정'의 의미를 일깨워 준 바 있다. 국내 영화가에서도 '순정'은 단골로 활용되고 있는…

양양 아버지들이 등짐 지고 올랐던 구룡령 옛길을 걷다

산골 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그리고 감로같이 단 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보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백석(1912~1995)의 ‘백화(白樺)’ 전문 자작나무가 알몸을 드러내고 있다. 눈부시게 하얀 몸.…

기부에도 등급이 있다

반골 가문의 후손이기 때문일까, 지나치게 예쁜 것, 좋은 말은 '두드러기의 항원'같이 느껴졌다. 문근영도 그랬다. 너무 예쁘고 깜찍해서 오히려 거부감이 일었다. 그러나 최근 그녀와 관련한 보도를 접하며 이 태도가 얼마나 잘못됐는지 절감했다. 21살의 국민배우. 나이는 어리지만 존경스러웠다. 몇몇 째마리들이 문근영의 속내를 의심하고 악플을 달고 있지만,…

인왕산 올라 서울의 ‘속꽃’을 들여다본다

서울 인왕산은 이마가 훤하다. 하얀 넙적 바위가 봉우리 쪽에 떡 하니 박혀있다. 그 뿐인가. 크고 작은 돌들이 우당탕탕 솟아있다. 기차바위, 치마바위, 삿갓바위, 부처바위, 매바위, 범바위, 맷돌바위, 이슬바위, 모자바위, 선바위, 지렁이바위…. 멀리서 보면 달마대사 얼굴 같다. 억센 매부리코에 부리부리한 눈, 숯검정 눈썹, 한…

왜 사람들은 자살을 하는가?

흔히들 죽을 각오로 살면 되는데 왜 자살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이야기를 한다. 하지만 자살을 시도하는 환자들을 보면서 깨달은 것은 막상 자살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느 한계에 도달하면 죽음 이외에 다른 길이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사람들이 죽음에 대해서 인지하게 되는 것은 대개 초등학교 때부터다. 그 전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