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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에스컬레이터의 암묵지(暗默知)

아직도 출근길 지하철역의 에스컬레이터 양쪽 벽에 붙은 포스터는 그대로다. 언론에서 두 줄 타기 캠페인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기사와 칼럼이 잇따라 나오고 있고, 무엇보다도 그 누구도 그 포스터에 눈길을 주지 않고 있는데도. 필자의 회사 근처에 있는 지하철역에서는 시민 대부분이 두 줄로 에스컬레이터에 탄다. 이 까지만 보면 ‘두 줄 타기,…

협심증으로 인한 급성심장사

“환자가 손발이 저리고, 가슴이 답답하다는데 어떻게 할까요?” 산부인과 전문의 김 선생은 병동 간호사로부터 자궁근종 제거수술을 받은 환자(50세)가 이상하다는 연락을 받았다. 수술 직후에 스트레스로 인한 과호흡증후군(수술후 심리적 불안으로 가쁜 숨을 쉬는 증세)일 수 있다고 판단하고 “우선 심호흡을 시켜보라”고 지시하였다. 다른 중환자의 회진을…

군자는 그릇이 되지 말아야 한다

예전에는 의사들의 전문 분야가 그다지 세분되어 있지 않았으나 의학의 비약적 발전에 따라 1980년대 중반을 지나면서 점차 세분화 과정을 거치게 되었다. 정형외과의 경우 척추, 고관절, 슬관절, 손, 어깨, 발, 스포츠 외상 등 여러 분과로 나누어졌으며, 척추 분과는 다시 목, 허리, 척추기형 전공으로 더욱 세분화되고 있다. 이런 경향은 의료…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

성격이 매우 급하고 논쟁을 좋아하는 친구가 가까이에 있어서 다혈질이기는 마찬가지인 나와 자주 부딪치곤 한다. 이 친구는 매사 알과 닭의 순서를 교훈하는 것이 주특기인데 논쟁을 즐기기는 해도 나는 딱히 닭과 알의 순서에는 관심이 덜해서 친구를 맥빠지게 한다. 한동안 잠잠하던 친구가 요즈음 관심있는 일은 매사에 원인과 결과를 단순명료하게…

3D 직업 외과의사

외과의사들은 수술 도중 칼이나 바늘에 찔리는 일이 많다. 특히 피가 튀어 눈에 들어가면 기분이 굉장히 찝찝하다. 혈관으로 직접 피가 들어간 것과 같기 때문이다. 15년 전 미국 캘리포니아로 유학간 첫 달, 척추기형 수술에서 조수를 서던 중 피가 튀면서 눈으로 들어갔다. 순간 당황했지만 ‘의료선진국인 미국에서 웬만한 수술 전 검사는 다…

주치의 없는 이명박 정부

이명박 대통령 체제가 2월 25일 공식 출범한다. 그러나 이명박 호의 출범에 ‘국민 건강과 의료’는 빠져 있는 듯하다. 정책에서 우선순위에 밀려있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인사에서도 의료정책을 담당할 전문가들은 찾기가 힘들다. 심지어 대통령의 주치의조차 임명하지 않은 채 취임식에 들어간다고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선거 때 의료정책에 관해서 구체적인…

최선의 주의 의무

“자기야, 나 맹장수술 해야 한대. 지금 병원으로 와 줄 수 있어?” 결혼한 지 3개월에 접어든 꽃지(25세, 여) 씨는 울먹이며 남편에게 전화를 걸었다. 며칠 전부터 속이 메슥거리며, 아랫배가 아파 왔다. 임신한 것 같아 기뻤으나 내색하지 않고 산부인과에 가 진찰을 받았다. 설렘도 잠시 의사로부터 “임신은 아니다. 맹장염 같으니 외과로…

새 정부의 무(無)- 의료정책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사회 각 분야에 대한 다양한 정책들이 제시되고 있다. 경제대통령을 표방한 당선자답게 경제에 관한 정책이 많지만 흥미 있는 것은 의료에 관해서는 눈에 띄는 정책이 별로 없다는 점이다. 노무현 정부 때에는 어떠하였는지 모르지만 그 전에는 경제부처 장관회의라는 것이 있었다. 재경부 장관이나 부총리가 주재하며 경제와 관련된…

‘당뇨병’은 가난의 증거

매번 한국 출장을 준비하면서 고국에서 짧고 빡빡한 일정 속에서 잠시나마 틈을 내어 무엇을 할까 상상해보는 것은 큰 즐거움이다. 혼자 계시는 어머니를 뵙는 일과 어머니 친구분들에게 식사를 대접하는 일도 그 중에 하나인데, 어머니의 주책에 가까운 자식 자랑을 낯 붉히며 들어야 하는 고역만 견디면 꽤 할 만한 일이다. 생각해보면 어머니…

자궁암 두 작전으로 퇴치하자

지난해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세계 최초의 암 백신 자궁경부암 예방백신의 국내 시판을 허가했지만 아직 이에 대해 모르는 사람이 많은 듯하다. 전세계적으로 여성암 사망원인 2 위, 한 해에 국내에서 약 4,000 명의 환자가 발생하고, 1700 명이 사망하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백신이 국내에도 도입됐다는 것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선데이 골퍼’의 단상

‘선데이’골퍼라고 자처하는 나는 사실은 골프장에 나가본 적이 한 번도 없는 사람이다. 하지만, 일요일날 목소리도 사근사근한 골프해설가의 자장가 같은 코멘트를 들으며 그림 같이 아름다운 경관을 즐기다가 마지막 그룹이 한 열두 홀쯤 돌 때부터 꼬박꼬박 졸기 시작하여 저녁식사 때 식구들에게 우승자가 누구인지를 물어보아야 하는 정말 수동적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