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주의 건강편지]살갗이 불타는 가을
시몬
가까이 오라. 벌써 밤이 되었다.
<레미 드 구르몽의 ‘낙엽(落葉)’>
들어도, 들어도 낭만적인 시 ‘낙엽’이 어울리는 늦가을입니다. 구르몽은 가슴 아파했지만, 낙엽은 수분이 없기 때문에 바삭바삭 몸을 뒤틀며 쪼그라들 수밖에 없습니다.
늦가을에는 피부의 세포들도 수분 부족으로 바삭바삭 몸을 뒤틉니다. 살갗을 긁다가 잠을 설치는 사람도 생깁니다. 술을 사랑하는 ‘고독한 가을남자’들은 온몸이 가려우면 ‘간 때문이야’를 떠올리곤 하는데, 간에 이상이 생기면 빌리루빈 색소가 많아져 가렵기도 하지만, 간염 환자가 아니라면 이런 경우는 드뭅니다. 대부분은 인체 면역체계가 알코올 성분에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켜 가려운 것이지요.
늦가을, 쌀쌀한 공기에 온몸에 군시러운 느낌이 들고 살갗이 활활 타는 데 그냥 참을 수는 없겠지요? 촉촉한 가을이 되기를 빕니다. 구르몽이라면 이렇게 말했겠지요. 시몬, 너는 좋으냐, 살갗에 가을이 앉는 소리가!
가을 살갗을 진정시킬 10가지 방법
①가려움의 원인을 찾는다. 실내 습도가 적정하고, 피부에 문제가 없는 데도 얼굴색이나 눈자위 색깔이 변하며 가렵다면 당장 병원으로 가야 한다. 대부분은 생활요법으로 관리가 가능하다.
오늘의 음악
오늘도 늦가을에 어울리는 음악 3곡을 준비했습니다. 조르지오 무스타키의 '삶의 시간들', 사이먼 & 가펑클의 'Sound of Silence', 그리고 김정호의 '인생'이 이어집니다. 마지막 노래는 어떻게 저렇게 심각한 가사를 저렇게 절묘하게 부를 수 있는지, 감탄사가 절로 나오는 노래입니다.
♫ 삶의 시간들 [조르지오 무스타키] [듣기]
♫ Sound of Silence [사이먼 & 가펑클] [듣기]
♫ 인생 [김정호] [듣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