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위협하는 고혈압...관리에 좋은 운동법

[권순일의 헬스리서치]

트레드밀에서 걷고 있는 남성들
걷기는 고혈압을 다스리는데 좋은 운동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고혈압 있는 사람 40%가 약도 안 먹고 버틴다’라는 제목의 본보 5월 15일자 보도에 따르면 우리나라 20세 이상 성인들 중 고혈압이 있는 사람은 1260만 명이나 된다. 전 국민의 거의 30%에 해당한다.

특히 평소엔 정상이지만 흰 가운 입은 의사 앞이나 다른 긴장된 상황에 맞닥뜨리면 혈압이 확 올라가는 ‘백의 고혈압’ 유병률도 14.9%나 됐다. 이런 백의 고혈압까지 합하면 전체 고혈압 유병률은 45%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명 중 한 명꼴로 고혈압이 있는 셈이다.

문제는 이들 중 고혈압 약을 먹거나 치료 하는 사람이 적다는 것이다. 치료 중인 사람은 740만 명으로 58.7%에 불과했다. 나머지 40% 이상은 고혈압을 내버려 두고 있다는 얘기다. 고혈압을 방치하면 심장, 뇌, 말초 혈관, 신장(콩팥), 눈 등 신체의 여러 장기에 문제가 생기고 심각한 질병이 발생할 위험이 증가한다.

전문가들은 “고혈압을 방치할 때 여러 질병과 장애가 생길 수 있으므로 일단 진단 즉시 최대한 빨리 약물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낫다”고 말한다. 약을 복용해야 한다는 의사의 진단이 있다면 이를 따라야 한다는 것이다.

혈압 약은 중독성이 없는 대신 효과가 오래 가지 않기 때문에 매일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 그런데 약 복용과 함께 고혈압을 잘 조절하기 위해서는 생활 방식에서도 개선이 필요하다. 우선 담배는 무조건 끊고 술은 절제를 해야 한다.

하루 1~2잔의 술은 혈압을 약 4mmHg 낮출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이 이상 마시면 효과가 없어질 뿐만 아니라 오히려 혈압을 치솟게 한다. 술을 적정량 이상 마시면 혈압 약의 효과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식단에서 소금(나트륨)을 줄여 짜게 먹는 습관을 개선하는 것도 필요하다. 연구에 따르면 소금 섭취를 조금만 줄이면 혈압을 약 5~6mmHg 줄일 수 있다. 이와 함께 통곡물, 과일, 채소 및 저지방 유제품이 풍부한 건강 식단으로 식사를 하고, 포화지방과 콜레스테롤 섭취를 줄이면 혈압을 최대 11mmHg까지 낮출 수 있다.

이런 식습관 개선과 함께 중요한 것이 운동이다. 일주일에 150분, 또는 매일 30분간 정기적으로 운동하면 고혈압이 있는 경우 혈압을 5~8mmHg 낮출 수 있다. 운동을 중단하면 혈압이 다시 상승할 수 있기 때문에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미 고혈압이라면 규칙적 운동은 혈압을 안전한 수준으로 낮추는데 도움이 된다.

이런 운동으로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체중과 뱃살을 줄일 수 있으면 나중에는 약 복용 용량을 낮추거나 완전히 끊는 단계를 맞을 수도 있다. 전문가들은 “혈압을 낮추는데 유산소 운동이 기본이지만 근력 운동도 혈압 강하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운동을 시작하기 전 의사와 상담을 하는 게 좋다”고 말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오너헬스 메디컬 그룹(Honorhealth Medical Group)’ 자료를 토대로 고혈압 관리에 도움이 되는 최고의 운동법에 대해 알아봤다.

◇하루에 세 번 10분 동안 활발하거나 적당한 속도로 걷기

운동은 혈관 경직을 줄임으로써 혈압을 낮춰 혈액이 더 쉽게 흐를 수 있도록 한다. 운동의 효과는 운동 중과 운동 직후에 가장 두드러진다. 건강 전문가들은 “고혈압과 싸우는 이상적인 방법은 운동을 하루 종일 여러 세션으로 나눠서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에 세 번 10분 걷기가 하루에 한 번의 30분 트레킹보다 향후 혈압 급증을 더 효과적으로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30분 야외나 고정식 자전거 타기 혹은 10분씩 세 번 자전거 타기

자전거 타기도 위에서 언급한 걷기와 같은 이론이 적용된다.

◇하이킹

경사면, 언덕 또는 산에서 길을 오르는데 필요한 근력은 더 높은 수준의 체력을 달성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이킹과 같은 신체 활동은 혈압을 최대 10mmHg 낮출 수 있다.

◇책상 트레드밀이나 페달 운동

트레드밀에서 걸으면서 일을 할 수 있는 트레드밀 책상이나 책상 밑에 자전거 페달을 설치해 운동을 하면서 업무를 볼 수 있는 장치들이 있다. 연구에 따르면 매시간 최소 10분 동안 시속 1마일(약 1.6㎞)의 느린 속도로 트레드밀 책상에서 운동을 하거나 매시간 최소 10분 동안 책상 밑에서 페달을 밟을 때 최적의 혈압 수치를 나타냈다.

◇웨이트 트레이닝

웨이트 트레이닝은 바벨 따위의 무거운 기구를 써서 하는 운동. 이 때문에 웨이트 트레이닝은 혈압을 높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연구에 따르면 웨이트 트레이닝이나 리프팅은 혈압을 낮출 수 있다. 근력 운동은 실제로 일시적으로 혈압 수치를 높이지만 전반적인 체력 향상에 도움이 돼 혈압 수치를 개선하는데 도움이 된다.

△수영

수영과 같은 운동은 60세 이상 장년층의 혈압 조절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 연구에서 12주 동안 수영에 참가한 사람들은 한 번에 45분까지 계속해서 수영을 할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수영 연습을 했다. 연구가 끝날 때까지 수영을 한 사람들은 평균적으로 수축기 혈압이 9mmHg 낮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오너헬스 메디컬 그룹의 매니저이자 심장 전문의인 웨슬리 타이리 박사는 “운동이 지속되지 않으면 운동의 이점이 실현되지 않는다”며 “2주 동안 운동을 중단하면 이득을 잃을 수 있다. 일주일에 150분 동안 적당한 운동을 하거나 일주일에 75분 동안 격렬한 운동을 하는 것이 표준 권장 사항”이라고 말했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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