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흡연 엄마·아이에서 니코틴 검출 왜? 더 위험한 이유
간접흡연, 위해성 더 심각.. 췌장암 발생 위험요인 1위
보건복지부의 국민환경보건 기초조사(2018~2020년)에 따르면 만 3세 이상 미취학 어린이의 소변에서 나온 코티닌 농도가 2015~2017년 조사 때보다 78% 늘었다. 코티닌은 간접흡연을 측정하는 지표로 니코틴 대사 산물을 말한다. 초등학생에서 검출된 코티닌 수치도 3년 동안 39% 증가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왜 아이들이 간접흡연 위험에 더 노출된 것일까?
◆ 연기-냄새 덜한 담배 때문? “간접흡연 막을 장치 필요”
매캐한 담배연기가 퍼지면 아이들은 피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연기나 냄새가 덜하면 피하지 않아 간접흡연에 노출될 수 있다. 간접흡연은 건강에 더 나쁘다. 필터를 거치지 않아 발암물질 등 유해성분이 그대로 노출되기 때문이다. 보건당국은 최근 늘어난 액상 전자 담배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연기나 냄새가 덜하니 금연 지역에서도 피우는 경우가 있다. 전자 담배도 니코틴 등 유해성분이 들어 있다. 눈에 잘 보이지 않는 증기를 통해 유해성분이 퍼져 나갈 수 있다.
◆ 길거리 간접흡연 더 위험... 바람 불면 급속히 확산
질병관리청 자료에 따르면 액상형 전자 담배는 실외 흡연시 초미세 먼지가 일반담배의 12배 발생했다. 궐련형(일반 담배 모양) 전자 담배도 3명이 피우면 약한 바람에도 반경 10m 이상 기준치를 넘는 대기 오염을 일으켰다. 거리의 야외 흡연 구역에서 담배를 피워도 주위 사람에게 피해를 줄 수 있다. 걸으면서 흡연하는 경우 주위 사람에게 유해물질이 그대로 전달될 수 있다.
◆ 비흡연자가 간접흡연 영향 더 심각... 기관지염 위험 3배
전자담배에서 나오는 증기가 주변 사람에게 기관지염 증상과 호흡곤란을 일으킨다는 연구결과 나왔다. 영국흉부학회 학회지인 «흉곽(Thorax)»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전자담배의 증기에 간접 노출된 청소년의 기관지염 위험이 40%, 호흡곤란이 53% 늘어났다. 이는 비흡연자가 더 심해 기관지염에 걸릴 확률이 3배, 쌕쌕거림이나 호흡곤란을 일으킬 확률이 2배 더 높았다.
◆ 비흡연 여성 폐암 급증... 과거 거실, 안방에서의 간접흡연 영향?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폐암이 위암을 제치고 사실상 국내 최다 발생 암(2019년)이 됐다. 갑상선암을 제외하면 폐암 환자 수가 가장 많다. 전체 암 가운데 사망률도 폐암이 1위다. 2019년에만 여성 폐암 신규환자가 9629명이었다. 여성 폐암 94.4%가 비흡연자였다. 미세먼지, 요리연기 등 여러 요인이 있지만 70대 이상 환자가 많은 점을 감안하면 과거 집 거실- 안방에서도 자유롭게 담배를 피웠던 시절 간접흡연의 영향도 상당한 것으로 추정된다.
◆ 뜻밖에 췌장암 발생 위험요인 1위가 흡연 왜?
흡연은 폐암만 일으키는 게 아니다. 담배의 수많은 발암물질들은 입, 기관지, 폐를 거쳐 혈관을 타고 주요 장기로도 스며든다. 놀랍게도 췌장암 발생 위험요인 1위가 흡연이다. 고통스런 방광암도 흡연이 위험요인 1위다. 구강암, 위암도 흡연이 위험요인 중 상위를 차지하고 있다. 남이 피우는 담배연기를 맡는 간접흡연은 더 위험하다. 가장 먼저 길거리 흡연만이라도 하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