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낳기 가장 좋은 엄마 나이는 몇 살?

[박문일의 생명여행] 세 가지 나이와 생명탄생을 위한 나이

필자가 30대 후반에 미국 유타대 의대에서 생식내분비학 연구교수로 있을 때였다. 어느 날 산부인과 주임교수였던 제임스 스콧 교수가 내 나이를 물었다. 서양 사람들은 동양인을 일반적으로 젊게 본다고 하는데 스콧 교수도 나를 상당히 젊게 본 모양이다. 자연스럽게 우리나라 나이로 이야기 했더니 깜작 놀라는 표정이었다.

다음날 주임교수가 다시 나를 찾는다고 해서 가보았더니 꽤 불쾌한 얼굴이었다. 그는 내 이력서를 확인해 보았는데 왜 한살을 늘려서 이야기했냐는 것이다. 마치 일부러 거짓말을 했다는 표정이다. 갑작스런 질문에 잠시 당황했지만 곧 다음과 같이 답변을 하였다. “우리나라에서는 어머니 자궁속의 10개월을 1년으로 간주하여 태어나는 날에 1세가 됩니다.”

평소에 태교에 관심이 있었던 터라 자연스럽게 나온 대답이었다. 내 말을 들은 스콧 교수는 미안해하면서도 감탄을 연발하며 그 다음날 전체 교수회의에서 나와 나누었던 이야기를 다른 교수들에게 소개했다. 자궁 속 생명을 존중하는 동양문화에서 배울 것이 많다면서….

곧 설이 다가온다. 나는 몇 살일까? 신정을 기준으로 하면 이미 한 살을 더 먹은 것이 되고 설을 기준하면 아직 나이가 늘어나지 않았다. 새해가 되면 무조건 한 살이 추가되는 것인지 또는 자기 생일을 꽉 채워야 한 살을 더 먹는 것인지에 대한 정답도 아리송하다. 우리나라에서 나이 기준을 언제로 할 것인가는 이렇게 항상 논쟁거리가 돼왔다. 나이를 셈하는 기준이 세 가지나 되기 때문이다. ‘만 나이’가 있고, ‘세는 나이’가 있으며 또한 ‘연 나이’가 있다.

‘만(滿) 나이’는 태어난 날부터 1년이 지나면 1세가 되는 것이다. 즉 첫돌이 만1세로서 생일을 기준으로 하는 셈법이며 국제 표준이자 우리나라 표준이다. 따라서 갓 태어난 아이는 0세이며, 법률적 용어 정의로서는 유일한 개념이다.

‘세는 나이’는 날짜와 상관없이 태어난 해를 원년(1살)으로 삼고 새해 첫날에 한 살씩 더해서 나이를 세는 관습적인 셈법이다. 단위는 만 나이와 다르게 ‘살’이라고 한다. 따라서 대개 한국식 나이라고 하면 만 나이가 아닌 세는 나이이다. 그러니 연말에 태어난 아기가 새해에 두 살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미국도, 일본도, 심지어 북한도 이런 셈을 하지 않는다고 하니 세계에서 유일한 나이 셈법이 된다. ‘연(年) 나이’는 절충된 셈법으로서 만 나이와 세는 나이가 섞인 셈법이다. 세는 나이에서 생일과 관계없이 1살을 빼면 된다. 만 나이처럼 태어날 때는 0세이면서, 세는 나이처럼 이듬해 1월 1일에 나이를 1세 씩 먹는 것이다.

정리해보면, ‘만 나이’는 대한민국 민법상 공식적인 셈법이며, ‘세는 나이’는 세계에서 유일한 관습적인 한국 나이로 간주된다. ‘연 나이’는 절충된 셈법으로서 사회 여러 분야에서 생일을 정확히 알 수 없거나 조사하기 번거로운 경우에 편의상 이용된다. 청소년보호법, 민방위기본법 그리고 병역법 등에 쓰인다고 한다. 언론사에서도 대부분 ‘연 나이’로 표기한다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정리해보더라도, 또 다른 변수인 신정과 설이 있다 보니 그 사이에 태어난 사람은 도대체 내 나이는 몇 살인가 계속 헷갈리게 되는 것이다. 또한 십이지(十二支)에 의해 결정되는 자신의 띠도 헷갈릴 때가 많다. 신정이 지나 구정 전에 태어나면 소띠인지 호랑이띠 인지 분별이 애매한 것이다. 자신의 생일을 음력으로 할 것인지 양력으로 할 것인지도 애매해서 생일을 두 번 치르는 경우도 있다고 하니 헛웃음이 나온다.

병원 진료 시 환자들의 나이는 상당히 중요하다. 의무기록지에 자동적으로 만 나이로 계산되어 있으므로 환자의 나이 셈에서 아무런 지장이 없다. 산부인과에서는 정확하게 임신부가 만35세 이상일 경우를 고령 임신이라고 한다. 만 35세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고령임신의 기준이며 이런 임부들은 젊은 임부들보다 임신 중 여러 가지 합병증들이 예상되므로 고위험임신으로 간주해 관리한다.

일상생활에서 굳이 불편을 끼칠 정도는 아니지만 글로벌시대를 맞은 요즈음 사회적으로도 국민의 나이를 정확히 표현하는 일관된 기준을 세웠으면 한다. ‘만 나이’ 즉, 거의 모든 외국에서와 같이 태어난 후 몇 년 몇 개월로 정확히 표현하는 것처럼, 법률적-관습적-사회적으로 각기 달리 셈하는 모든 것을 통일하였으면 좋을 듯하다.

설을 맞아 고향을 찾아가는 혼기가 꽉 찬 미혼 젊은이 가운데 “도대체 나이가 몇 살인데 왜 아직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부모님의 재촉에 시달리는 이가 적지 않을 듯하다. 본인들은 한살이라도 어리게 ‘만 나이’로 이야기 할 것이지만, 부모들은 한두 살 더 늘린 ‘세는 나이’를 강조하며 빨리 결혼하라고 성화일 것이다. 산부인과 의사 입장에선 여성의 임신과 나이가 관련된 조언을 한마디 더 보태고 싶다. 굳이 고령임신부에서 올수 있는 여러 가지 합병증 가능성을 강조하기 보다는, 가능한 한 살이라도 더 젊은 나이에 배우자를 만나 결혼하고 가능한 일찍 아이를 가지라고 권고하고 싶은 것이다.

의학적으로는 여성의 나이가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에 임신할 때 가장 건강한 아기가 태어난다는 것이 정설이다. 미국의 존 미로스키박사의 연구결과를 보면 첫 아이를 30.5세에 낳는 것이 엄마와 아이의 건강에 가장 좋다.

우리나라의 여러 가지 사회적인 여건 때문에 할 수없이 결혼을 미루는 젊은이들이 많아 미안한 생각이 앞서지만, 적어도 결혼한 새신부들만이라도 자신과 아이의 건강을 위하여 가능한 가장 이상적인 출산연령인 30.5세를 기준으로 임신 계획을 세웠으면 좋겠다. 여기에서 30.5세는 물론 만 나이로 계산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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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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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 2022-02-15 01:19:48 삭제

      나두 셋이나 있는데 29 32 34살에 낳았네요 셋다 건강하고 자연분만에 각각이 12달 모유수유까지 어찌나 셋다건강하고 예쁜지 여러분들 나이도 중하게겠지만 가장 중한건 산모의 심리상태랍니다 산모가 몸과맘이 건강해야 아가도 건강하게 세상에나온다는거 알고계시죠 쓸대없는 댓글 달지마시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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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 2022-02-14 18:34:29 삭제

      아빠 나이가 중하지 성별도 결정 짓는데 정자가 건강해야해욘남자가 젊어야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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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2-14 10:27:25 삭제

      몇살에 낳든 임신중에 스트레스 안받는게 더 중요한거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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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셋*** 2022-02-13 14:11:27 삭제

      3번의 출산 중 막내를 38에 낳았는데 아프기는 커녕 제일 예쁘게 생겼고, 아이큐도 제일 높아요. 두째와 세째 모두 임신했을 때 노산이라고 병원에서 양수검사 하자는걸 필요없다고 안했는데 잘했다 싶더라구요. 확률상 산모나이 20~30대가 좋다는 거지, 절대적인 건 아니니 몸에 해로운 일(지나친 음주, 과도한 흡연, 심각한 비만, 약물중독 등) 하지 않았다면, 걱정마시고 출산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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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 2022-02-12 18:46:38 삭제

      안 낳는게 젤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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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ㅡ*** 2022-02-12 08:37:04 삭제

      요즘시대에 이런글을 ,. 미 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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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2-11 08:32:33 삭제

      어이 위에 애들 그만 싸지르세요? 말이여 방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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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2-11 08:31:14 삭제

      말이여 방구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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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 2022-02-10 23:00:54 삭제

      저 죄송한데요. 32살 넘어가면 염색체 이상, 불임 등 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올라갑니다. 요즘 오미크론 터지듯이 올라가요. 그 기점이 32세에요. 30세까지 평범. 31~32세까지 미미(하지만 이미 꿈틀). 32세부터 2배씩, 그래도 밑바닥. 하지만 33세 되면 30~40%까지 그냥 치솟아요. 왜냐면 40세부터는 실제로 아이가 잘 안생기거든요. 40세부터 거의 포기해야 하는 확률까지 그냥 곧장 그래프가 올라가요. 그냥 이렇게 생각하세요. 30살은 아이 낳기 위한 적기가 아니라 거의 마지막이에요. 그 이후에 가지실 분들은 위험부담 알아서 챙기세요. 체세포 복제하는 연구실에서 난자, 정자 다뤄보면서 공부한 내용이에요. 열불내지는 마시고 과학은 그렇다는 겁니다. 30살 넘어가면 고생 시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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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슈*** 2022-02-10 21:44:04 삭제

      각자의 상황에 따라 주어진 삶을 살아가면 되지요. 특별히 나와 다른 상대를 의식할 필요는 없겠지요. 삶은 딱히 정답이 있는건 아니에요. 다만 너무 한쪽 방향으로 치우치치 않게 시소처럼 균형과 무게가 다른것들을 조금씩 맞춰 나가는거지요. 가능한 상대에게 비난보다는 이해의 폭을 넓혀 가는것이 나 자신을 지키고 스트레스를 덜 받는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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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 2022-02-09 12:41:42 삭제

      모두 수고가 많수다.. 기사보다 댓글이 더 재밌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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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 2022-02-09 09:00:27 삭제

      댓글창 왜이래...기사와 무관한 댓글 달았다 싶은 사람들은 모두 정신과 상담 받아보세요. 치료 할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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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 2022-02-08 22:58:59 삭제

      의사놈들이 무턱대도 무시하는 한의학에 답있다. 여자 21-28 남자 24-32 남녀 나이차 3정도 적당한이유 초산21시작 늦어도 서른 이전에 출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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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2-07 23:21:14 삭제

      30.5세가 가장 이상적인 나이라는데 30대초반에 낳으셨으면 가장 좋은 연세에 낳으신거 아니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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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 2022-02-07 20:48:19 삭제

      노콘질사 즐기는 여자들 ㅋㅋ 다낭 23호 맛보러 가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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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ㄱ*** 2022-02-07 18:06:02 삭제

      애 생기면 버리고 가는 여자도 부지기수 많은데 왜 남자를 도적놈을 만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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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2-07 03:33:19 삭제

      음... 삼겹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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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2-06 19:51:56 삭제

      애좀 그만들 싸지르세요 밖에 나가보면 뭔놈의 사람들이 그리 많습니까 태어난대로 생을 마감하시고 더는 생명을 싸지르지마세요 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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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괴*** 2022-02-05 14:48:53 삭제

      한국식 나이는 원래 신정이 아니라 구정에 1살 먹는 것임, 즉 한국 나이는 음력 생년이 기준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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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2-05 13:07:01 삭제

      스물셋에 첫아이 서른에 둘째 낳았는데 각살하고 내몸 회복속도가 틀리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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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 2022-02-02 15:52:53 삭제

      아이에게 미안하지도 않나요? 너무 늦은 나이에 아이를 낳으면 장애를 가질 확률이 훨씬 높아요. 이 말은 즉, 장애를 갖지 않더라도 아이에게 좋지가 않다는거에요. 저는 태어날때부터 오목가슴을 가지고 태어났어요. 30대초반에 저를 낳으셨는데도요. 제 위에 형,누나는 아무런 장애도 갖고있지 않아요. 그리고 저 빼고 아무도 안경을 쓰지 않아요. 또한 형에 비해 키가 현저히 낮습니다. 늦은 나이에 아이를 가지실거면 그 아이에게 그만큼 큰 위험이 따름니다. 저는 이 기사가 늦게 결혼하는 트랜드가 있는 이 나라에 참 적절한 기사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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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 2022-02-02 13:57:25 삭제

      30넘은 임산부 40넘은 임산부들은 얼마나 불안할까요!!!. 그래서 이런기사가 썩 마음에 들지는 않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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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 2022-02-02 10:31:13 삭제

      김치년들 강간무고1위 낙태1위국가에서 먼 개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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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 2022-02-02 10:30:43 삭제

      김치년들 강간무고1위 낙태1위국가에서 먼 개소리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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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 2022-02-02 03:01:58 삭제

      ㅋㅋㅋㅋ 아줌마들 댓글 ㅈ나 웃기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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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ㅇ*** 2022-02-01 12:43:34 삭제

      질싸한건 니도 같이 선택해서 즐겨놓고 피해자마냥 쿵쾅대는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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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Yae*** 2022-01-31 08:09:54 삭제

      꼭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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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1-31 06:56:08 삭제

      인터넷 세상에서 방황하지말고 세상에 나가서 제대로 된 사람들을 만나보세요. 메갈이 구원의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그건 심각한 정신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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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2022-01-31 04:14:23 삭제

      헉헉헉. ...으읏!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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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 2022-01-30 19:07:55 삭제

      엄마의 잉태 순간 부터 1살로 셈하는 생명존중의 의미가 아름답습니다 요즘 젊은세대들도 힘든현실이지만 건강한 출산에 관심을 가지면 세상은 더따뜻해 질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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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oc*** 2022-01-30 11:33:52 삭제

      설에 너무나도 잘 어울리는 칼럼이네요 교수님. 좋은 글 감사합니다.늘 존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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