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으면 유독… “내 얼굴 왜 비대칭으로 보일까?”

[박준규의 성형의 원리]

사진에서 좌우가 바꾸면 비대칭을 훨씬 심하게 느낄 수 있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안녕하세요. 만 2●세 여자입니다

혼자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속상했는데, 이렇게 질문드립니다.

어디 가서 외모로 불이익 받고 살아온 적은 없지만,

학창 시절부터 비대칭 때문에 사진 찍히는 걸 싫어해서, 대학 졸업사진도 찍으러 안 가고… (중략)

결혼을 하게 되더라도, 결혼식은 하고 싶지 않을 정도입니다. (후략) ”

제가 운영하는 블로그에는, 얼굴에 대한 고민들을 문의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주제들도 다양한데, 그중 자주 받는 질문이 ‘비대칭’에 대한 것입니다.

그런데 재미있게도, ‘얼굴 비대칭이 심해서 스트레스’라며 보내주시는 사진을 보면 중요한 공통점이 있습니다.

비대칭이 심해서 스트레스라는데, 정작 사진을 보면 비대칭의 수준이 대부분 남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라는 것입니다. ‘비대칭이 싫어 졸업 사진도 안 찍었다’라는 분의 얼굴 역시, 남의 눈에 그다지 띄지 않을 비대칭으로 보였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제가 얼굴 비대칭이 심해요’라며 상담을 시작하는 분들에서 ‘과연 비대칭이 남의 눈에 띄겠구나’라고 느끼는 경우는 채 10%가 되지 않습니다.

이처럼, 남의 눈에 거의 띄지 않을 비대칭인데, 본인에게는 심하게 느껴지는 경우를 매우 자주 볼 수 있습니다. 특히 ‘사진에서 비대칭이 심하다’라고 말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전 이렇게 설명합니다.

“원리는 다르지만, 녹음된 내 목소리가 유난히 어색한 것과 비슷합니다. 거울로 보는 내 얼굴이 익숙하니 사진에서 좌우가 바꾸면 비대칭을 훨씬 심하게 느끼는 것이에요. 당연히 다른 사람 눈엔 잘 안 보이겠죠.

남의 눈에 띄는 비대칭은 흔치 않아요. 주위에 비대칭인 사람 기억나세요? 본인도 남의 비대칭은 기억하지 않죠? 이 정도는 치료가 필요 없어요. 치료하더라도 그 효과가 눈에 띄지 않을 거예요. 비대칭 자체가 원래 눈에 안 띄었으니까.”

비대칭 치료에 대해 검색해 보면 성형외과, 치과뿐 아니라 각종 마사지, 경락 심지어 한의원들마저 ‘비대칭 시장’에 뛰어들어 있습니다. 비대칭을 해결하고 싶지만, 수술은 부담스러운 분들의 눈을 사로잡는 수많은 광고 사진들이 인터넷을 채우고 있습니다.

때론 안면비대칭만큼 ‘자기혐오’를 조장하는 주제가 또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남의 눈에 거의 보이지 않는데, 내 눈에만 심한 비대칭으로 고민하는 분들이 많다 보니, 고민을 자극해 돈과 시간을 쓰게 하는 의미 없는 치료법들이 난무하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결과로, 이런 치료법에 비용을 들이고 고생했지만 비대칭은 해결되지 않았다며 괴로워하는 분들도 자주 뵙습니다.

당연하게도 마사지나 경락, 추나요법 등으로 안면 비대칭이 근본적으로 해결될 가능성은 극히 낮습니다. 수많은 치료법이 난무하지만 정작 치료는 효과는 잘 안 보입니다. 효과를 주장하는 광고 사진들 역시 조명과 고개 각도의 차이 등으로 마치 비대칭이 개선된 듯 보이게 한 것이 대부분입니다. 이는 비단 우리나라의 상황만은 아닙니다.

조명의 차이로 비대칭이 개선된 듯한 느낌을 주는 광고 사진
얼굴의 각도 차이로 비대칭이 개선된 듯한 느낌을 주는 사진. 눈과 눈썹의 높이를 보면 얼굴 각도가 자체가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이 자리엔 올리지 않았지만, 사실 국내 사진들도 대동소이합니다.

이러한 상황을 만드는 얼굴 비대칭의 특성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세상 모든 얼굴은 비대칭이며, 절대로 완전한 대칭이 될 수 없다.

2) 내 얼굴의 비대칭은 내 눈에만 유독 심해 보인다

3) (일반인들은) 어디가 비대칭인지 정확히 파악하기 힘들다

4) 사진에 보이는 얼굴은 각도만 살짝 돌려도 사진상 비대칭이 좋아진다

수많은 ‘비대칭 교정 광고’들을 보며 착잡한 이유는, 앞에서도 말씀드렸던 비대칭의 중요한 특성에 있습니다.

5) 대부분 남의 눈에 안 보이므로, 효과가 설사 있더라도 그 효과 역시 남의 눈에 안 보인다.

6) 비대칭은 얼굴의 인상과 아름다움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남의 눈에 보이지도 않는 비대칭을, 교정도 되지 않을 방법으로 해결하려고 고생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이와 함께 절 놀라게 한 점은, 이런 비수술적 치료들의 비용이 결코 낮지도 않다는 것입니다.

수술이 무서워 효과 없는 비수술적 치료를 거듭하는 분들이 있는 반면, ‘완벽한 대칭’을 바라며 ‘양악 수술’같은 ‘큰 수술’을 고려하는 분들도 드물지 않습니다. 경미한 치아 비대칭까지 완벽하게 교정해야 완벽한 대칭일 될 것처럼 느끼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저도 양악 수술을 하지만, 지난주에 말씀드린 내용처럼, 양악 수술 그 자체는 안면 비대칭을 개선하는 효과가 크지 않습니다. 안면 비대칭을 개선하기 위해 시행한 양악 수술 후, 불만족의 가장 흔한 원인이 ‘비대칭’ 이란 점은 역설적입니다.

양악 수술로도 해결되지 않는 얼굴 비대칭이라니, 마치 큰 난제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근본으로 돌아가 가장 중요한 사실을 기억한다면 이처럼 쉬운 문제도 없습니다.

“대부분의 비대칭은 내 눈에만 심해 보이며, 남의 눈에 안 띈다.

비대칭은 얼굴의 인상과 아름다움에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

    박준규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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