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4기 투병 개그맨 김철민의 흑백사진

[김용의 헬스앤]

[사진=김철민 SNS]

폐암 4기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54)이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 글을 올린 후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흑백사진으로 바꿨다. 과거 건강할 때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자신의 얼굴 사진이다. 기타를 치면서 노래 부르던 예전 거리공연 컬러 사진과 묘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네티즌들은 “기운내세요. 지금까지도 잘해왔습니다. 많은 사람들의 희망의 아이콘입니다” 등의 댓글을 달며 김철민을 응원했다. 그는 2019년 폐암 4기 진단 후 2년이 넘게 투병 중이다. 한때 폐암 치료 목적으로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복용하기도 했으나 오히려 상태가 나빠져 8개월 만에 중단했다. 그는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시도한 것”이라고 했다.

김철민은 암 가족력을 언급하기도 했다. 부모님과 나훈아 모창가수 ‘너훈아’로 알려진 형 김갑순 등 형제 두 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것. 그는 “가족력을 조심해 20대부터 담배도 피우지 않고 술도 늘 조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아무래도 오랜 기간 거리공연을 하면서 매연을 마신게 폐암 원인이 아닐까 추정한다”고 했다.

폐암의 가장 중요한 발병 원인은 흡연이지만 대기오염, 미세먼지 등 환경적 요인도 위험요인이다. 디젤 연소물, 대기오염 먼지 중에는 다핵방향족탄화수소(PAHs), 중금속 등 발암 물질이 함유되어 있다.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암 발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군 발암 물질이다. 미세 먼지가 높은 지역에서 폐암 발생 위험이 증가한다고 보고되고 있다. 폐암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3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폐암은 우리나라에서 한 해에 2만8천명이 넘는 신규환자가 발생할 정도로 환자 수가 많다. 2018년에만 2만 8628명의 환자가 나왔다. 흡연자가 적은 여자 환자도 9104명이나 된다. 대기오염, 라돈, 요리연기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폐암은 사망률이 암 중에서 1위다.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증상을 느끼면 꽤 진행된 경우다.

폐암의 5년 상대생존율은 남녀를 합해서 32.4%다. 담배를 상대적으로 많이 피우는 남자가 27.0%, 여자는 44.3%다. 폐암도 암 세포가 폐를 벗어나지 않으면 5년 생존율이 71.7%다.  폐 이외에 주위 장기, 인접 조직, 림프절을 침범한 경우 41.4%,  폐에서 멀리 떨어진 다른 부위에 전이되면 생존율이 8.9%로 뚝 떨어진다.

하지만 폐암 초기에는 증상이 전혀 없다. 일반 감기와 비슷한 기침, 가래 등이 나타나지만 무시하기 쉬워 조기진단이 매우 어렵다. 기침은 폐암 증상 중 가장 흔하다. 폐암 환자의 75%가 잦은 기침을 호소한다. 진행되면 피가 섞인 가래나 피를 토하기도 한다. 호흡곤란, 가슴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도 있다. 목소리가 쉬고, 목·얼굴·팔이 붓고 가슴에 정맥이 돌출되기도 한다. 두통, 체중감소, 식욕부진, 메스꺼움, 구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흡연자는 비흡연자에 비해 폐암 위험이 최대 80배까지 치솟는다. 흡연자가 금연하면 10년 후에야 사망률이 비흡연자와 비슷해진다. 담배필터를 통하지 않고 담배 끝에서 바로 나오는 연기를 장기간 흡입하는 간접흡연은 더 위험하다.

매일 한 갑씩 30년 이상 담배를 피운 만 54~74세는 현재 국가폐암검진을 받을 수 있다. 건강검진을 통해 폐암을 일찍 발견하면 수술이 가능해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 폐암 고위험군은 2년마다 저선량 흉부CT 검진을 하는 게 좋다. 최근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들의 폐암 발병이 늘면서 비흡연자도 국가폐암검진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평생 담배를 가까이하지 않은 사람은 평소 폐암을 의식하지 않다가 늦게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개그맨 김철민은 SNS에 “죽을 만큼 아프네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암 투병과정의 고통은 상상을 초월한다. 그런데도 기타를 치면서 노래 부르던 과거 거리공연 모습 사진을 자주 올렸다. 몸은 통증으로 신음하지만 마음은 거리 공연으로 향하고 있다. 그가 활짝 웃는 흑백사진을 올린 것은 “덕분에 나았습니다”라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믿고 싶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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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산*** 2021-12-14 23:19:01 삭제

      힘내주시고 더는 아프지마세요 살아갈이유는 그대가 지금있기 때문입니다 당신을보고 더 힘내실분들을 위하여 꼭 용기를 가져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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