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 기억하고 싶다면 그림을 그려라(연구)
무언가를 잘 기억하고 싶다면 그에 대한 그림을 그려라! 잘 그리든 못 그리든 정보를 그림으로 나타낼 때 뇌에 가장 오래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캐나다 워터루 대학교 심리학과 제프리 왐메스 박사팀은 재학생들을 대상으로 간단한 몇 개의 실험을 진행했다. 먼저 ‘사과(apple)’와 같이 쉬운 단어를 제공하고, 40초간 그 단어에 대한 그림을 그리게 하거나 쓰도록 했다. 그리고 잠시 ‘딴 짓’으로 기억력 보유 과정을 기능화하기 위해 특정 음악을 들려주고 그 음조를 분류하는 작업을 진행하도록 했다. 이 후, 연구진은 무작위로 학생들에게 이전에 제공됐던 단어를 기억나는 만큼 60초 안에 말하도록 시켰다. 그 결과 그림을 그렸던 학생들에서 단어를 기억하는 정도가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단어에 반복해서 덧칠하는 명암법이나 단어를 계속해서 끼적이는 낙서법과 같이 학생들이 단어의 상세 정보를 시각적으로 나타내는 여러 실험에서도 결과는 변하지 않았다. 해당 정보에 대한 그림을 그리는 것이 겉모습 특징을 열거하거나 추상적 이미지를 만들어내고 그 단어에 대한 다른 그림을 보는 것 보다 더 나은 결과를 가져왔다. 그림을 그려 얻는 기억의 정보가 다른 방법을 통해 얻는 기억의 정보보다 훨씬 오래 남은 것이다.
왐메스 교수는 “기억력을 증진시키는 다른 방법들에 비해 그림 그리는 것이 항상 가장 좋은 결과를 나타냈다”며 “그림을 그리면 뇌에서는 그 정보에 대한 기억 응집력이 향상되는데 이는 통합 시각적 정보나, 의미론적 정보보다 더 나은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뇌의 기억력 유지는 그림을 얼마나 잘 그려내는지 와는 아무 상관없다. 예술적 재능에 관계없이 그림그리기를 통한 기억력 증진 방법은 모두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단 4초 만에 그림을 그렸어도 뇌에 남은 기억의 정보는 그보다 훨씬 오래간다는 것.
그러나 이번 실험은 단순한 단어 테스트에 한해 진행됐다는 점에서, 이 결과를 광범위하게 적용시키기엔 한계가 있다고 지적됐다. 이에 왐메스 교수팀은 다른 종류의 정보를 오래 정확히 기억하는데도 그림 그리기 방법을 적용할 수 있을지 추가 연구 계획에 있다.
이번 결과는 ‘실험심리학 계간지(Quarterly Journal of Experimental Psychology)’ 최신호에 발표됐으며, 미국 과학논문소개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