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관 건강에 지방만큼이나 해로운 것이...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는 지방만큼이나 혈관 건강에 해로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려면 음식 속의 콜레스테롤 보다 탄수화물과 포화지방 섭취를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서울대 보라매병원 순환기내과 김상현 교수는 “미국 식사지침자문위원회(DGAC)가 올 봄에 발표한 권고안을 한국인에 적용하면 음식을 통한 지방ㆍ콜레스테롤의 섭취를 줄이더라도 탄수화물을 과다 섭취하면 이상지혈증을 악화시킬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김 교수는 최근 ‘미국의 콜레스테롤 경고 철회를 앞두고 본 한국인의 콜레스테롤 섭취 문제’라는 주제의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서 “혈관 건강을 유지하려면 탄수화물의 섭취를 제한하고 불포화 지방의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이동호 교수는 “식품 속 콜레스테롤(㎎)과 혈중 콜레스테롤(㎎/㎗)은 단위부터 다르다”며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로 올리는 것은 식품 내 포화지방이며 식품 속 콜레스테롤과는 관련이 적다”고 했다.
단국대 식품영양학과 문현경 교수는 “일반적으로 식품 속 콜레스테롤의 40~60%가 체내 흡수되며, 식품 속 콜레스테롤은 체내 총 콜레스테롤의 20~25%를 차지한다”며 “나머지 75~80%는 간에서 합성된다”고 했다.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는 사실상 체내(간) 합성량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식품 속 콜레스테롤을 500㎎ 섭취하면 체내에서 더 이상 콜레스테롤이 합성되지 않거나 혈중 콜레스테롤 수치가 상승하지 않는다는 연구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식약처 영양안전정책과 이혜영 연구관은 “한국인의 하루 평균 콜레스테롤 섭취량(2010년 기준)은 남성 308㎎, 여성 225㎎”이며 “국내에서 콜레스테롤의 하루 300㎎ 이하 섭취 권고를 올해 당장 철회할 계획은 없다”고 했다.
미국 정부가 DGAC의 권고안(콜레스테롤 경고 철회)을 어떻게 수용할지 예의 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참고로 미국인의 하루 평균 콜레스테롤 섭취량은 남성 369㎎, 여성 233㎎으로 한국인보다 약간 높다.
한편 미국심장협회(AHA)는 심장병 환자에게 매주 계란 노른자를 2개 이하 섭취하고, 노른자보다 흰자를 즐길 것을 권장했다. 일본의 18세 이상 남성에 대한 콜레스테롤 상한 목표량은 750㎎(여성 600㎎) 미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