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걸어라” 잘못된 걸음걸이 무릎 망쳐
퇴행성관절염 앞당길 수도
직장인 임모씨(35)는 평소 걷는 것을 좋아한다. 주말에 주변 산책을 즐겨하는 것은 물론 웬만큼 가까운 거리는 걸어 다닐 정도다. 최근엔 날씨도 좋아 주말이면 이곳저곳 많이 돌아다녔는데, 걸을 때마다 무릎과 골반에 뻐근한 통증이 느껴졌다.
심하지 않아 대수롭지 않게 여겼으나 시큰거리는 증상이 계속되고 계단을 오르내릴 때마다 심한 통증이 생겨 병원을 찾았다. 임 씨가 받은 진단은 슬개골 연골연화증.
슬개골 연골연화증은 무릎 뼈의 관절 연골이 점점 약해지는 질환이다. 무릎 관절 건강을 위해서는 무리한 운동이나 하이힐 착용을 피하고 걷는 것이 좋다. 잘못된 자세로 걷게 되면 오히려 무릎 관절과 골반 등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눈에 띄게 심한 팔자걸음이나 안짱걸음이 아니면 교정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만 잘못된 자세로 장기간 걷게 되면 무릎 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다.
발을 바깥쪽으로 벌리고 걷는 팔자걸음은 고관절과 무릎 관절 바깥쪽에 무리를 준다. 발이 밖을 향하기에 무릎 외측에 충격이 가고 자연히 몸의 회전이 커지기 때문이다. 두 발 끝을 안쪽으로 향하게 걷는 안짱걸음도 문제다.
팔자걸음과 반대로 무릎 안쪽 연골에 무리를 주면서 무릎 통증을 유발하게 된다. 또한 발 뒤꿈치 쪽에 위치한 아킬레스건이 짧아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구로예스병원의 황은천 원장은 “평소 무릎에 무리가 가는 운동을 하지 않고 하이힐을 신지 않아도 걸음걸이가 잘못되면 무릎, 허리 등 통증이 생길 수 있다”며 “초반에는 증상이 심하지 않으나 방치하면 퇴행성관절염을 앞당길 가능성이 높기에 골반과 고관절 등에 통증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면 정확한 진단을 받고 생활 습관을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만약 무릎이 붓고 시큰거리거나 굽혔다 펼 때 소리가 난다면 추벽증후군이나 연골연화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질환의 진행 정도에 따라 무릎이 붓고 열이 나기도 한다. 질환 초기에는 약물 치료나 물리치료로 통증 완화가 가능하며, 환자 상태에 따라 추가 자기공명명상(MRI) 등의 정밀검사 후 관절내시경 혹은 줄기세포 연골 재생 등 치료를 시행하게 된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걸음걸이는 체형 불균형 및 척추와 관절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이 더 큰 문제”라며, “바른 자세로 걷는 것이 중요한데 양발 끝을 11자로 유지하고 걷는 동안 뒷무릎은 쭉 폈다 자연스럽게 굽히는 것이 좋으며, 머리는 똑바로 세운 상태에서 어깨와 가슴을 편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가장 좋은 예방법이자 치료법은 생활 습관 개선이다. 걸음걸이를 바꾸는 것이 쉽지는 않지만 의식적으로 바른 자세로 걷고, 무릎에 무리를 주지 않는 수영이나 자전거 타기 등 꾸준한 근력 운동을 적당히 하는 것이 관절 건강에 도움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