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든 뇌는 실수로부터 잘 배운다
시행착오법, 주입식의 2.5배 학습효과
뇌는 나이가 들수록 실수로부터 더 잘 배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나이가 든 사람일수록 정답을 바로 알려주는 것이 인지 능력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된다는 기존 연구와 상반되는 것이어서 주목을 끈다.
캐나다 로트먼 연구소(Rotman Research Institute)는 나이에 따라 뇌가
어떤 과정을 통해 올바른 정답을 찾아가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이번 연구는
각각 ‘시행착오학습(trial and error learning)’ 과 ‘착오 없는 학습(Errorless
learning)’으로 불리는 두 학습 방법의 효과를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시행착오학습이란 정답을 찾기 전에 다양한 오류를 경험하도록 하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동물을 미로에 가둔 뒤 아무런 안내를 하지 않으면 이 동물은 잘못된 길에
숱하게 머리를 부딪치면서 오류를 극복하고 제대로 된 길을 찾아나간다. 이런 학습
방법은 새롭게 무엇인가를 배우는 활동적인 뇌에 긍정적인 자극을 준다. 어린이들이
퍼즐을 맞출 때에 엄마가 옆에서 “이렇게 해야지”하고 가르쳐주는 것보다 시행착오를
거치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 퍼즐 맞추는 공간 능력을 기르는데 더 효과적인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반면 착오 없는 학습은 노인들이나 정신 지체자 등 뇌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사람에게 많이 사용됐던 학습 방법이다. 뇌의 활동이 활발하지 않은 사람은 시행착오를
겪도록 놔두면 오히려 이 착오가 정답을 찾아내는데 혼선을 준다. 따라서 이런 사람들에게는
시행착오학습보다 정답에 보다 쉽게 도달할 수 있도록 안내를 해 주는 착오 없는
학습이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왔다.
로트먼 연구소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평균 나이 20세와 70세 두 그룹을 대상으로
시행착오학습과 착오 없는 학습 두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해 실험을 진행했다. 예를
들어 정답이 ‘어금니’라면 시행착오학습을 위해서는 ‘이빨의 종류’라는 단어만
힌트를 주고 정답을 풀도록 했고 착오 없는 학습을 위해서는 어금니라는 정답을 미리
공개하는 방식을 사용했다.
그 결과 젊은이나 노인 모두 착오 없는 학습에 비해 시행착오학습을 했을 때 정답을
보다 잘 이해하고 기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노인들은 기존 연구결과와 달리
시행착오학습을 했을 때 젊은이에 비해 2.5배나 높은 정답 이해도를 나타냈다.
연구팀은 “지금까지 노인의 인지 능력 치료를 위해서는 착오 없는 학습을 주로
사용했지만 이런 치료법은 재고돼야 한다”며 “노인들은 젊은이에 비해 오류와 정답
사이의 상관관계를 훨씬 더 잘 찾아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학술지 ‘심리학과 노화(Psychology and Aging)’에 실릴 예정이며
미국 의학뉴스 사이트 메디컬뉴스투데이가 26일 보도했다.